외로운 순간에도 네가 외롭지 않길 바라며
사랑하는 너에게 외로움은 불현듯이 찾아왔다. 지난 전화통화에서 당신은 외로운데 외롭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모순된 상황에 모순된 행동을 해보려는 당신에게 나는 아무래도 혼자임을 강요하고 있는 중이다. 모든 것이 가로막혀 당신에게 가지 못하는 지금, 함께했던 모든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지금 나에게는 차가운 육각의 얼음이 부양하는 아메리카노 한 잔이 그립고, 그 커피를 마시며 보던 네 화장기 없는 얼굴이 그립다. 액체 안에 카페인은 나로 하여금 그 날을 살아가게 했으며, 함께 마셨던 쓰디쓴 물 한잔은 당신의 얼굴을 보며 그렇게 내 목 안으로 넘어갔다. 그 작은 하나가 때론 내게 숨결 하나가 되었고 그렇게 몸에 녹아들었다.
이 곳에 온 후, 나는 당신에게 가기 위한 길이 막혔다. 누구도 갈 수 없다고 했다. 지금 상황이 이래서 도저히 갈 수 없다고 했다. 나에게 머릿 속 네 얼굴은 점차 바래지지만, 당신을 향한 내 맘이 더 뜨겁고 빨갛게 달아 오르고 있다. 얼굴을 보지 못해 우울한 감정을 느낀다고 말하는 네게, 난 그저 문자 하나에 영혼과 사랑을 담아 전달 할 뿐, 당장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당신이 요즘 즐겁다고 말했던 책 읽기, 정말 싫어해도 한 번 도전해보겠다고 말했던 걷기, 친구의 추천으로 시작한다는 인스타그램 추천 릴레이까지도, 당신이 하고 싶어하는 그 모든 날개짓을 닿지 않는 이 곳에서 들리지 않는 큰 함성으로 응원하는 것이 당신에 대한 나의 배려다.
혼자를 강요하는 사람은 없다. 혼자라는 상태는 대부분 선택이다. 오직 스스로 혼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건너편에 있는 넌 그렇지 않다. 혼자이기 싫은 마음을 양껏 거부당하고 있다. 너는 피곤하지만 잠을 잘 수 없고, TV를 틀어보지만 재미가 없으며, 걷고 싶지만 걸을 수 없고, 좋아하는 짜장면을 시켜먹어도 그 맛이 없다. 이 모든 것이 나의 부재라며 투정을 하는 사랑하는 네게, 난 그저 혼자임을 강요하고 있다.
외로운 순간에도 네가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없어도 커피의 쓴 물을 마실 수 있기를, 내가 없어도 걷는 그 길이 아름답기를, 내가 없어도 좋아하는 짜장면이 맛있기를 기도할 뿐이다. 언젠가 당신에게 내가 간다면 불같은 이 마음을 담아 으스러지게 안아주며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오늘도 책상 구석에 조용히 웃고 있는 당신에게 함께 웃으며 말해본다. 곧 갈테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같이 짜장면에 탕수육 시켜서 맛있게 먹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