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난잡기(3)

달리기를 하며 느끼는 삶의 감각,

by Kayden

"나는 달릴 때 행복해. 어둠을 가르는 한 줄기 혜성 같잖아."



인생에서 달리기를 접한 건 아마 20세 남짓이었을 것이다. 그 전에 한 건 사실 고등학교 체력장 이외엔 해본 적이 없고, 이걸 왜 하냐는 생각으로 머릿 속이 꽉 차 있을 때였다. 청운의 20살에 함께 하게 된 달리기. 누군가는 나를 보며 '이 사람과 달리기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 할 것이다. 왜냐면 나는 근사 0.1톤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때부터 지금까지의 지난 세월 간 달리기에 집착하며 살아왔다. 세월이 지나며 몸은 비대해져도 꾸준히 달려왔다,




달리기를 왜 하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간단하다. 인생은 항상 제자리 같아 내가 멈춘 것 같이 느껴지지만, 달리는 그순간의 내 몸은 추진력을 받아 있는 힘껏 앞으로 나아간다. 이게 달리기의 매력이다. 물론 내 인생은 달린다고 하여 실제로 앞으로 나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달리는 그 순간 스스로의 추진에서 느껴지는 것들, 내 얼굴을 가르는 바람의 줄기, 활발히 요동치는 심장박동, 허벅다리의 긴장감, 이런 것들이 나로 하여금 내가 앞으로 나가고 있구나. 달려나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생의 감각을 느끼게 한다.




달리기를 하다보면 세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나온 노부부, 아침부터 부지런히 이동하는 운송차량, 그리고 다른 방향을 향해서 뛰어가는 또 다른 사람 등이 그렇다. 나는 런닝머신에서의 달리기를 선호하지 않는다. 달리기의 매력 중 하나는 눈에 세상과 사람을 생생하게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덥혀진 몸과 함께 바라보는 세상은 그저 신기하기만 할 뿐이다.



달리기의 마지막은 결국 내 더러운 과거에 대한 고통적 승화이다. 전날의 잘못된 행동을 달리기의 고통으로 씻어낸다. 달리다보면 발바닥이 마비되고 허벅다리와 엉덩이 근육이 경직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다. 왜냐하면 난 지금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고통은 이미 사전에 예측한 것이다. 아침부터 일어나 달리며, 전날을 반성하며 오늘 하루를 다짐한다. 비록 중간에 무너진다 할지라도 오늘 나와의 첫 만남에서 난 이렇게 살으리라는 그 다짐을 굳게 먹는다.



대단할 것도 없는 두 다리는 인생 최고의 탈 것이다. 자동차로도 느낄 수 없는 그것, 그것은 바로 내가 살아있다는 심장박동이다. 힘껏 뛰어 내달리는 그 순간 내 심장은 미칠듯이 박동한다. 나를 앞으로 밀어내기 위함이다. 내가 가야하는 목적지와 거리는 나로 하여금 그 자리에 멈추지 않도록 끊임없는 채찍질을 가한다. 달리기를 통해 나는 앞으로 나갈 수 있다. 내 인생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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