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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덕 변리사 Jan 05. 2024

[IPLEX] 특허 진보성 판단방법

아이피렉스 특허법률사무소가 알려주는 특허 제도

안녕하세요. 아이피렉스 특허법률사무소입니다.


특허는 본질적으로 진보된 기술에 인센티브를 주어 기술 발전을 촉진함으로써 산업 발전을 도모하는 제도입니다. 그렇기에 발명이 신규한 것이라도 독점배타적 권리를 주어 보호할 만한 가치가 없다면 특허를 부여할 이유가 없습니다. 실무상 진보성은 등록거절, 등록무효, 권리범위확인, 침해소송 등에서 매우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진보성은 사실인정의 문제가 아닌 법적판단의 문제이고, 증명이나 자백의 대상이 아닙니다. 또한, 신규성의 동일성 판단과 달리 용이성 판단을 전제로 하므로, 심사관, 법관 등 판단자의 자의가 개입될 소지가 많아 예측가능성과 구체적 타당성을 갖춘 명백한 판단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허 진보성 관련 판례를 아이피렉스 특허법률사무소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특허진보성을 특허요건 및 특허조건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으며, 그 판단방법에 대한 논의가 계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유럽, 영국, 미국, 우리나라의 특허 진보성 규정과 그 판단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유럽의 진보성 규정과 판단방법

유럽의 진보성 규정

유럽특허협약(European Patent Convention, EPC) 제56조에서 진보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56주에서 통상의 기술자란 해당 기술분야의 일반적 지식에 대해 전부 알고 있고, 그 분야의 최첨단의 기술(state of the art)에 이르는 데 필요한 모든 자료, 보고서 등에 대한 접근이 필요에 따라 가능하며 그에 필요한 작업이나 실험을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가상의 인물을 의미합니다. 


진보성 부인의 기준이 되는 ‘명백함’은 출원발명이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기술에 새로운 기술(skill) 또는 능력(ability)을 구현한(exercised) 결과물로 평가되지 못하고 선행기술로부터 평이하게(plainly) 또는 논리적(logically)으로 당연하게 도출될 수 있는 정도에 그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럽의 진보성의 용이성 판단

유럽특허청 특허심사지침에 따르면 진보성 판단방법론으로서 ‘문제-해결 접근법(Problem-Solution Approach)’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있습니다. 


1) 출원발명과 가장 가까운 선행기술(closest prior art)을 선택

2) 객관적인 기술적 문제점(objective technical problem)을 설정

3) 선행기술의 내용과 그 분야의 일반적인 지식으로부터 출원발명의 청구항에 도달하는 것이 그 분야의 통상적인 지식을 가진 자에게 자명(obvious)한 것인지를 검토


3에서 ‘객관적인 기술적 문제점’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설정합니다. 

[진보성 판단대상 청구항과 가장 가까운 선행기술 간의 차이 구성이 무엇인지를 특정] > [진보성 판단대상 발명이 갖는 위 차이 구성으로부터 기인하는 기술적 효과가 무엇인지를 특정] > [차이 구성이 갖는 기술적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서 가장 가까운 선행기술이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무엇인지를 통상의 기술자가 새롭게 설정]


객관적인 기술적 문제점을 설정할 때 설정된 기술적 과제를 ‘객관적 기술적 문제점’이라고 하며, 사후적 고찰 방지를 위해서 진보성 판단대상 발명의 기술적 해결책이 포함되지 않도록 설정해야 합니다. 또한, 설정된 ‘객관적 기술적 문제점’은 통상의 기술자가 생각할 수 있는 해결 방법들이 모두 포함될 수 있도록 넓게 해석되어야 합니다.


3에서 출원발명에 이르기 위해 선행기술을 응용하거나 변형한 경우, 그와 같은 동기부여가 선행기술에 강력히 내재되어 있어 통상의 기술자라면 당연히 그와 같이 할 것(Would have done)으로 판단되면 진보성을 부인합니다. 하지만, 선행기술과의 차이가 통상의 기술자가 그와 같이 할 가능성도 있었던 정도(Could have done)라면 그것만 가지고 진보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합니다.



영국의 진보성 규정 및 판단방법

영국의 진보성 규정

영국 특허법 제3조에 진보성에 대한 내용이 규정이 있습니다. 

영국의 진보성의 용이성 판단

영국은 유럽의 ‘문제-해결 접근법(Problem-Solution Approach)’의 채택을 거부하고 ‘윈드서핑 테스트’ 사건의 진보성 판단 방법을 진보성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1985년 Windsurfing International Inc. v. Tabur Marine Ltd. 사건 (윈드서핑 테스트)

해당 사건에서 재판부는 진보성을 판단함에 있어, 다음 단계들을 거쳐서 판단하였습니다. 

1) 해당 발명 안에 내재된 발명적 사상(Inventive concept)을 파악

2) 통상적이고 창의력 없는 기술자가 통상 알고 있는 지식(Common General Knowledge)이 무엇인지를 파악

3) 해당 발명의 발명적 사상과 당업자가 통상 알고 있는 지식의 차이점을 파악

4) 해당발명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위에서 파악한 차이점이 당업자에게 자명한 것인가, 아니면 발명 정도에 이르는 것인가를 판단


Windsurfing International Inc. v. Tabur Marine Ltd. 사건 이후, Pozzoli Spa v. BDMO SA & Anor 2007 EWCA Civ 588 사건 (윈드서핑 사건의 수정판)

이 사건에서는수정된 방법을 제시하였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통상의 기술자의 범위를 특정하고, 통상의 기술자가 알고 있을 만한 공통의 일반 지식의 내용을 특정

2) 특정한 통상의 기술자와 공통의 일반지식 수준을 참고하여 특허 명세서를 파악한 후, 발명적 사상을 특정

3) 발명적 사상과 선행기술과의 차이 구성을 도출

4) 사후 고찰 없이 차이 구성이 자명한 것인지를 판단

‘윈드서핑 사건의 수정판’은 ‘윈드서핑 사건’과 비교하여 통상의 기술자 및 공통의 일반적 지식을 특정하는 단계를 발명적 사상을 특정하는 단계 보다 먼저 행합니다. 이로써, 특허 명세서의 파악을 통해 발명적 사상을 특정함에 있어서도 통상의 기술자와 공통의 일반지식을 기준으로 하여야 함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한편, 발명적 사상을 특정하는 것은 발명의 상세한 설명 전체로부터 도출하는 과정으로 특정하는 것이 아니라, 청구항에서 불필요한 장황함을 벗겨 내고 중요한 부분과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가려낸 후 중요한 부분을 요약하는 작업입니다. 


미국의 진보성 규정과 판단방법


미국의 진보성 규정

미국 특허법 제103조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미국 특허법 제103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은 ‘비자명성(Non-obviousness)’라고도 칭합니다.

미국의 진보성의 용이성 판단

일반적으로 1966년 미 연방대법원이 Graham 사건에서 제시한 자명성 판단에 관한 원칙을 기존으로 비자명성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하게 됩니다. 

1) 해당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기술을 가진 자의 수준을 결정

2) 선행기술의 영역과 내용을 결정

3) 선행기술과 당해발명 간의 차이점을 확인하여 당해 발명 시에 통상의 기술자의 입장에서 선행기술로부터 당해발명에 이르는 것이 자명한지 여부를 판단


또한, 상업적 성공 등 2 차적 고려사항을 아울러 검토하고, 사후적 고찰(hindsight)은 지양되어야 한다는 것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편, Graham 사건 이후에 이를 명확히 하려는 시도로서 CAFC는 TSM(Teaching-Suggestion-Motivation) 테스트가 개발되었습니다. 


TSM 테스트는 당해 발명이 복수의 선행기술을 결합하여 이루어지는 경우에 선행기술에 그와 같은 결합에 관한 교시(Teaching), 제안(Suggestion) 또는 동기(Motivation)가 명시적 또는 암시적으로라도 포함되어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복수의 선행기술을 결합한 발명은 원칙적으로 진보성이 인정된다는 판단하는 방법입니다. TSM 테스트는 부당한 사후적 고찰(Hindsight)을 방지하고 자명성 조사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려는 시도였습니다.

그러나 TSM 테스트는 자명성 기준의 희석화”를 초래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종래 CAFC가 위 TSM 테스트를 지나치게 고수함에 따라 복수의 선행기술을 결합한 발명은 진보성을 너무 쉽게 인정받는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KSR 사건의 판결을 통해 TSM 테스트의 적용에 제동을 걸면서, 아래와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발명의 자명성 판단에 관한 TSM 테스트는 보다 융통성 있게 적용되어야 하며 비록 복수의 선행기술을 결합할 만한 동기나 암시가 선행기술문헌에 명시적으로 제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당해 발명과 관련하여 시장의 수요나, 디자인 필요성, 한정된 수의 예측 가능한 해법들, 공지의 선택방법들, 예상 가능한 성공 등을 두루 고려하여 당해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스스로 용이하게 선행기술을 결합할 수 있다면 발명의 진보성은 부인될 수 있다”

                                                                                               - 미국연방대법원 판시 中


위 판결은 통상의 기술자에 관하여도, “통상의 창조적인 사람이고, 로봇기계는 아니며, 여러 특허의 가르침들을 퍼즐의 조각처럼 맞출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창조성을 가진 자인 이상, 진보성을 분석함에 있어 통상의 기술자가 적용할 창조적 스텝과 추론을 고려할 수 있다고도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진보성 규정과 판단방법


우리나라의 진보성 규정

우리나라의 경우 특허법 제29조 제2항에서 진보성을 규정하여, 제29조 제1항 각 호의 신규성 외에 진보성 있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진보성의 용의성 판단

 진보성 판단을 위한 특허청 심사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청구항에 기재된 발명을 특정

2) 인용발명을 특정

3) 청구항에 기재된 발명과 인용발명을 선택하고 양자를 대비하여 그 차이점을 판단

4) 청구항에 기재된 발명이 인용발명과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용발명으로부터 청구항에 기재된 발명에 이르는 것이 통상의 기술자에게 용이한지 여부를 판단


용이한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발명에 이를 수 있는 동기가 있는 것 진보성 부정의 유력한 근거가 되고, 통상의 기술자의 통상의 창작능력의 발휘에 해당하는 것은 진보성이 부정되며, 더 나은 효과를 가지는 경우 진보성 인정에 긍정적으로 참작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진보성 판단 관련 대법원 판례

“적어도 선행기술의 범위와 내용,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과 선행기술의 차이 및 통상의 기술자의 기술수준에 대하여 증거 등 기록에 나타난 자료에 기하여 파악한 다음, 이를 기초로 하여 통상의 기술자가 특허출원 당시의 기술수준에 비추어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이 선행기술과 차이가 있음에도 그러한 차이를 극복하고 선행기술로부터 그 발명을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사후적 고찰 관련 대법원 판시 

“어떤 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통상의 기술자를 기준으로 하여 그 발명의 출원 당시의 선행공지발명으로부터 그 발명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지를 보아야 할 것이고, 진보성이 부정되는지 여부의 판단 대상이 된 발명의 명세서에 개시되어 있는 기술을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사후적으로 통상의 기술자가 그 발명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여서는 아니 된다”


결합발명에 대한 판례

 “여러 선행기술문헌을 인용하여 특허발명의 진보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인용되는 기술을 조합 또는 결합하면 당해 특허발명에 이를 수 있다는 암시ㆍ동기 등이 선행기술문헌에 제시되어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당해 특허발명의 출원 당시의 기술수준, 기술상식, 해당 기술분야의 기본적 과제, 발전경향, 해당 업계의 요구 등에 비추어 보아 그 기술분야에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용이하게 그와 같은 결합에 이를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당해 특허발명의 진보성은 부정된다”


한편, 우리나라는 미국의 TSM 테스트보다는 유연하게 암시ㆍ동기 등이 선행기술문헌에 제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일정한 경우 결합발명에 대한 진보성을 부정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의 진보성 판단방법은 표현은 다르지만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진보성은 출원발명이나 등록발명에 있어 압도적 비율을 차지하는 거절이유 및 무효사유에 해당합니다. 진보성을 너무 쉽게 인정하는 경우 특허가 남발되어 제3자의 실시가 차단되고 산업발전에 역행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보성을 너무 엄격하게 인정하는 경우 발명자의 발명 의욕을 상실시키거나 경우에 따라 발명의 공개를 꺼려 노하우로 실시함으로써 중복연구 등으로 인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산업발전이라는 정책적 측면을 고려하고, 세계 각국의 태도를 면밀하게 분석함과 동시에 자체적인 연구에 의하여 명백한 진보성 판단기준을 정립해 나가야 합니다.

전화문의: 02 55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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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김용덕 변리사는 삼성전자, LG전자, 샤오미, 바이두 등 국내외 유명 대기업들의 특허 사건을 처리한 경험에 기초하여 아이피렉스 특허법률사무소를 설립하였습니다. 국내 특허, 미국 특허, 중국 특허, 유럽 특허, PCT 특허에 대한 높은 이해력을 바탕으로 특허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많은 기업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김용덕 변리사는 『기술특례상장 바이블』,『인공지능 특허 심사실무 가이드』, 『상표 유사 판단 이론 및 판례』의 책의 저자입니다.


아이피렉스 특허법률사무소는 최고의 기술력과 최상의 노하우로 고퀄리티 지식재산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국내/해외 특허, 국내/해외 상표, 국내/해외 디자인 권리 확보에 강점이 있는 특허법률사무소로,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인근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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