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홀인원을 했으니 보험금을 청구해 달라는 전화가 왔다.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안내해 드렸는데 필수 제출서류 중 하나인 홀인원 증명서를 발급받는데 한 달이 걸린다고 한다. 홀인원을 하고 이미 몇백만 원을 썼으니 보험금 오백만 원을 당장 받길 원한다고 하신다. 다른 보험사는 바로 주는데 거기는 왜 그러냐고 화를 내신다. 필수 서류를 꼭 제출해 주셔야 보험금이 지급된다고 말씀드려도 계속 타 보험사 이야기를 하시고 홀인원 당시 상황을 다 말씀하시며 같은 말 무한반복이 시작되었다. 일흔이 넘으신 사장님 친구분이시라 계속 받아 드리다가 필수 서류가 구비되지 않으면 보상팀에서 보험금 지급이 되지 않으니 기다려달라고 단호하게 말씀드리고 긴 통화를 마무리했다.
그렇게 참아줬는데 나중에 사장님한테 전화해서 내가 짜증을 냈다고 하셨다고 한다. 억울했다.
같은 일을 하는 친구를 만나 하소연을 했다. 친구의 하소연도 들어주고 헤어졌다. 맥주를 좀 마신 탓에웬만해선 가지 않는 지하철 화장실을 급하게 들어갔다.
화장실 들어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르다더니...
3호선 대곡역 여자화장실에서
사람은 산에 걸려 넘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을 넘어지게 하는 것은 작은 조약돌이다. 그 돌을 밟고 넘어서라. 그러면 산을 넘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