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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아람 Sep 12. 2022

글쓰기 두 달, 속도를 조절하다



1. 독자에 대한 예의를 지키자


브런치를 시작하고 처음 한 달간은 매일 한 편의 글을 발행했다.

'마음에 들지 않아도 일단 발행을 하고 보자, 발행하고 보면 누군가 보고 있다는 생각에 수정할 부분이 더 잘 보인다.'라는 게 나의 생각이었다.

그렇게 매일 급하게 발행을 하다 보니 편집이 제대로 안되어 있을 때도 있었고, 내가 읽어도 매끄럽지 못한 결론으로 마무리가 되는 경우가 많아 발행 후에 여러 번 수정을 하곤 했다.


한 달이 지나고 생각이 바뀌었다.

나의 글이 발행되자마자 봐주시는 분들은 거의 내 글을  구독해 주시는 고마운 분들이다.

그런 분들에게 나조차 만족할 수 없는 글을 보여드린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그분들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면 안 된다.


독자의 시간은 소중하다




2. 체력부터 기르자


지난달에 글이 daum 노출로 조회수가 급상승하는 걸 보고 나서부터 통계에 민감해지기 시작했다.

방문자가 어제 보다 적으면 왜 적었는지 생각하고, 많으면 많은데도 불구하고 라이킷은 별로 없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였다.


내 머릿속은 온통 어제 쓴 글, 오늘 쓸 글에 대한 생각들로 뒤엉켜 있었다.

일상이 흔들리고 있었다. 내 눈길을 받지 못한 막내딸이 불만을 토로했다.

그리고 나도 조금씩 피곤해졌다. 난 지금 분명 즐거운 일을 하고 있는데 지치고 있었다.

열정이 부족해서 일까?

아니다. 체력이 부족해서다.

내가 즐겨보는 '세바시'에 나오는 모든 강연자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


무슨 일을 하든 체력부터 길러라




3. 오래 달리기 위해 필요한 것들


빨리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시작한 브런치가 아니었다.

최근 달리기 연습을 하며 깨달은 게 있다.

지치지 않고 오래 달리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너무 속도를 내면 안 된다는 것.


나에게 맞는 속도를 찾자


나의 글쓰기는 '오래 달리기'라는 걸 잊지 말자.

지금은 속도를 내기보다는 근육과 심장을 튼튼하게 만들자.


매일 발행하던 글을 주 3회로 확 줄여버렸다.

발행은 3회이지만, 하루 2시간은 꼭 글을 쓰고 주말에는 더 많이 쓴다.

나와 생각이 비슷한 작가님들을 만나 소통하고, 생각이 다른 작가님들을 만나 배움의 시간을 갖기 위해 읽는 시간을 지난달보다 두배 이상 늘렸다. 얻는 게 정말 많은 시간이다.


저녁시간에는 30분간 달리기를 한다.

달리기 힘든 날에는 걷거나 집에서 운동을 한다.


속도를 조절하고 한 달쯤 지나자 일상이 편안해졌다.

하지만 편안함에 안주해서는 발전이 없다.

마침 마을 도서관에서 매주 금요일 저녁에 글쓰기 교실이 열린다고 하여 신청하였다.

주 1회 6주 과정인데 20명 모집이 3일 만에 끝나버려서 대기 신청을 했다가 취소자가 있어 간신히 등록할 수 있었다. 나와 같은 관심사를 가진 분들을 직접 만난다는 것에 설레고 기대된다.


"글 쓴다고 너무 이것저것 하느라 무리하는 거 아냐?"

남편은 내가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달리기 연습을 하는 것이 글을 쓰기 위함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냐 자기야, 글을 쓰기 위해 그 일들을 하는 게 아니라 그 일들을 하기 위해 글을 쓰는 거야."


글을 쓰면 생각이 정리된다.

생각이 정리되면 행동하고 싶어 진다.

이것이 내가 브런치를 하면서 얻은 가장 값진 변화이다.

세상에서 내가 바꿀 수 있는 단 하나.

나 자신.


'내'가 바뀌면 '세계'가 바뀐다
(미움받을 용기 중에서)




https://brunch.co.kr/@c1ac4f95da4246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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