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반. 늘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번쩍 뜨였지만,
주말이라 오늘은 출근할 필요가 없었다.
평소 주말 아침과 다를 바 없는 여유로운 시간.
하지만 유제이는 이불속에 누워,
몸이 먼저 반응하는 익숙한 불안과 경계의 감각에 사로잡혔다.
마치 알람이 울려도 쉬이 사라지지 않던
직장인의 잔상이 그의 내면을 갉아먹는 듯했다.
그는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정말... 언젠가 회사를 그만두면, 나는 뭐지?" 나지막이 중얼거리는 목소리는
목구멍 깊은 곳에서부터 갈라져 나왔다.
코인 수익은 운 좋게 며칠동안 70만 원 가까이 벌었다.
적은 돈은 아니었다. 머릿속은 수없이 계산기를 두드렸고,
숫자는 긍정적인 미래를 가리켰다.
이대로만 가면, 언젠간 월급 없이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대했던 안도감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가슴 깊은 곳에서 뭔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마치 오랜 시간 견고하게 쌓아 올린 성벽에
처음으로 깊은 균열이 가는 소리 같았다.
날카로운 소리는 아니었지만, 존재의 근간이 흔들리는 듯한 둔탁한 울림이었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단순한 흥분이 아니었다.
흡사 공포에 가까운 전율이 손끝에서부터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느낌이었다.
"진짜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이대로 회사를 벗어나도 괜찮을까?"
그는 스스로에게 질문했지만,
답은 메아리처럼 허공으로 흩어질 뿐이었다.
머릿속에 '월급'이라는 두 글자가 선명하게 떠올랐다가,
이내 뿌옇게 흐려지며 사라졌다.
매월 20일이면 어김없이 통장에 찍히던 정해진 입금액,
먼 미래를 대비해 차곡차곡 쌓이던 퇴직연금,
그 모든 것이 '나'를 규정하는 가장 강력하고 안정적인 껍질이었던 것 같았다.
"나는 공무원이야. 내 존재를 말해주는 가장 단단한 껍질이지."
유제이는 흐릿한 시선으로 천장의 무늬를 따라갔다.
그 껍질은 그를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해주고,
안정이라는 달콤한 환상을 안겨주었다.
견고한 보호막이자, 동시에 스스로를 가두는 투명한 감옥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 껍질을 벗어던질 순간이 다가오는 것 같았다.
그가 스스로 벗겨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이었다.
남은 것은 한없이 불분명한 정체성과 '자유'라는 낯설고도 거대한 단어뿐.
그토록 갈망했던 자유였는데,
그 자유가 짙은 안개처럼 불안으로 변해 그의 시야를 흐트러뜨렸다.
안개 속에서 그는 길을 잃은 아이처럼 막막함을 느꼈다.
머리는 분명히 알았다. '이게 옳은 길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이성적으로는 합리적인 선택임을 인지했지만,
그의 몸은 긴장으로 뻣뻣하게 굳었고,
마음은 마치 벼랑 끝에 선 사람처럼 도망치고 싶어 발버둥 쳤다.
"나는 정말 자유를 원했던 걸까? 아니면, 단지 회사가 싫었던 걸까?"
그의 내면에서 두 가지 질문이 끊임없이 충돌하며 그를 심연의 혼란 속으로 밀어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