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이 아니라 부르심이 기준이 되다

예수님의 길 앞에 서다 4

by moonlight

우리는 무엇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자격을 계산한다.


나는 준비되었는가,
충분히 배웠는가,
흠이 없는가,
실패한 적은 없는가.


자격은 비교를 전제로 한다.
누가 더 나은지,
누가 더 합당한지,
누가 더 준비되었는지 따진다.


그래서 자격 중심의 기준은
언제나 긴장과 경쟁을 낳는다.

예수님은 사람을 부르실 때
완성된 사람을 찾지 않으셨다.


완벽한 이력서를 요구하지 않으셨고,
흠 없는 과거를 조건으로 삼지 않으셨다.


그분의 기준은 자격이 아니라
부르심이었다.


“충분한가?”가 아니라
“함께 가겠는가?”를 물으셨다.

자격은 이미 이루어진 것을 평가한다.
경험, 실적, 실패, 성공.


그러나 부르심은 가능성을 본다.
지금은 부족해 보여도
함께 걸어가면 변화될 수 있는 사람을 본다.


자격은 닫힌 기준이지만,
부르심은 열린 초대다.


자격은 선별하지만,
부르심은 변화시킨다.

자격 중심의 세계는 예측 가능하다.
기준을 충족하면 인정받고,
충족하지 못하면 탈락한다.


명확하다.
차갑지만 공정해 보인다.


그러나 부르심은 불안하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사람을 신뢰해야 하고,
과정을 기다려야 하며,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자격이라는 안전한 틀을 더 선호한다.


자격이 기준이 되면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합당한 사람과
합당하지 않은 사람.


우월감과 열등감이 동시에 자란다.
스스로 자격이 있다고 느끼면 교만해지고,
부족하다고 느끼면 위축된다.


공동체는 평가의 장이 되고,
관계는 경쟁이 된다.

부르심이 기준이 되면
출발선이 달라진다.


우리는 이미 선택받았다는 사실 위에 선다.
그래서 비교가 줄어든다.
자랑도, 위축도 줄어든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잘났는가”가 아니라
“내가 누구에게 속해 있는가”가 된다.


부르심은 사람을 눌러 세우지 않는다.
일으켜 세운다.

자격은 실패하면 흔들린다.
실수하면 탈락할까 두렵다.


그러나 부르심은
실패 이후에도 남는다.


넘어질 수는 있어도
버려지지 않는다.


그래서 부르심 위에 선 사람은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포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전히 묻는다.
“나는 그 일을 감당할 자격이 있는가?”
“나는 인정받을 만큼 괜찮은가?”


그러나 더 깊은 질문은 이것이다.
“나는 부르심에 응답하고 있는가?”


자격은 스스로 증명해야 하지만,
부르심은 응답하면 된다.


증명은 지치게 하지만,
응답은 관계를 깊게 한다.

자격이 기준인 공동체는
능력 중심이 된다.
성과가 높이 평가된다.


부르심이 기준인 공동체는
성장 중심이 된다.
함께 걸어가는 과정이 중요해진다.


사람을 빠르게 판단하기보다
기다려 주고 세워 준다.

우리는 어떤 기준 위에 서 있을 것인가?


자격을 증명하며 살 것인가,
아니면 부르심에 응답하며 살 것인가.


자격은 끝없는 경쟁을 요구하지만,
부르심은 신뢰를 요구한다.


자격은 과거를 묻지만,
부르심은 미래를 연다.


그 기준이 바뀌는 순간
삶의 무게가 달라진다.


우리는 더 이상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응답하며 자라가는 사람이 된다.


【묵상 질문】

나는 지금 무엇을 증명하려 애쓰고 있는가?

혹시 자격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물러서고 있지는 않은가?

오늘 내가 응답해야 할 부르심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