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벌써 만 4살이 되어 유치원에 다닌다.
돌잔치 때 케이크 앞에서 넘어져 울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느새 이렇게 자라 혼자 밥도 먹고, 옷도 갈아입고, 이도 닦는다. 물론 아직은 똥 닦아 달라고 부르는 귀여운 버릇이 남아있지만.
아침은 여전히 분주하다. 달래서 깨우고, 밥을 챙겨 먹이고, 이 닦으라고 재촉하고, 잠시 한눈을 팔면 숨어버린 녀석을 찾아다 옷을 입히고… 매일 반복되는 풍경이다.
준비가 끝나면 나는 아이를 자전거 뒤에 태워 유치원으로 향한다. 집에서 10분 남짓 걸리는 길. 내게 직장과 집, 학교는 무조건 가까워야 한다는 신념이 있다. 그래서 이사를 갈 때마다 늘 이 기준을 가장 먼저 두었다.
자전거를 타고 벼가 익어가는 논길을 지나고, 다리 위에서 부는 바람을 함께 맞으며 아이와 수다를 떨다 보면, 이 시간만큼은 돈으로 살 수 없는 특별한 순간임을 느낀다. 언젠가는 아이가 혼자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내 자리를 필요로 하지 않을 테지만, 그래서 지금 이 짧은 동행은 더욱 소중하다.
이 루틴이 나의 하루를 시작하게 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루틴은 글쓰기다.
나는 백반증 환자이자, 백반증 환우들을 위한 커버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내게 글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백반증에 대한 오해와 낯섦을 줄이고, 환우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작은 다리가 되길 바라며 매일 쓴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글쓰기는 멈추지 않는다.
때로는 지루하고 귀찮아도 그냥 한다. 그냥 쓰는 것이다.
그 반복이 언젠가 내 삶과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힘이 될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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