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수학 수업, 여름(11) 필즈상

중학교 수학 수업 - 여름 (11)

by Galaxy샘

노벨 물리학상, 노벨 화학상, 노벨 생리학•의학상, 노벨 문학상, 노벨 평화상, 노벨 경제학상 모두 있는데,

노벨 수학상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수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은 무엇일까요?


‘수학계의 노벨상’이라고 할 수 있는 상은 바로 ‘필즈상’ 입니다.

캐나다의 수학자 '존 찰스 필즈(1863~1932)'의 제안과 유산으로 만들어진 이 상은,

1936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최초 시상식이 개최된 이후,

4년마다 국제수학연맹(IMU)에 의해 주최되는 세계수학자대회(ICM)에서 '필즈상'이 수여되고 있습니다.


상금은 약 15,000 캐나다 달러이고, 금으로 된 필즈 메달을 받습니다.

아울러 수학적 명예와 연구 지원 기회를 받을 수 있지요.

그러면 순진한 중학생들은, “선생님은 필즈상 타셨어요?”라고 질문합니다.


제 마음 속으로, ‘그러면 얼마나 영광이겠냐’ 하면서,

“샘은 절대 탈 수 없단다.”라고 말하면 의아해 합니다.

노벨상과는 다르게 '필즈상'은, 필즈 교수의 유언에 따라

40세 이하의 뛰어난 수학자에게 수여되는 세계 최고의 수학상 입니다.

"샘의 나이가 이미 40세보다 많아서 자격도 안 된단다."라고 말해 주지요.


1936년 제10회 세계수학자대회에서 발표된 첫 번째 '필즈상' 수상자는,

핀란드 수학자 '라르스 알포르스(1907~1996)'와 미국 수학자 '제시 더글라스(1897~1965)' 였습니다.

그 후 2차 세계 대전으로 인해 중단되었다가,

1950년부터 다시 수여되기 시작했으며, 이후 4년마다 꾸준히 시상되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까지 '필즈상' 수상자는 총 64명 입니다.


'필즈상' 수상자들 모두 대단하지만, 그 중에서 몇몇 분들에 대해

수업 시간 틈틈이 학생들에게 소개해 줍니다만,

사실 '필즈상' 수상자의 연구 성과를 살펴본다고 해도 알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수학을 전공한 수학 교사에게도 그 내용이 대부분 낯선 이론들입니다.

현대 수학의 최전선에 있는 주제들을 다루기 때문에 어쩌면 이해하기 힘든 것이 당연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학생들에게 '필즈상' 수상자에 대해 얘기해 줄 때, 중점을 두는 것은, 수학에 대한 그들의 순수한 열정입니다.

수학은, 미래를 준비하는 언어이기에, 당대에는 그 수학자의 이론이 낯설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이론이 수학사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아시아 최초 수상자로는 1954년 '필즈상' 수상자인 일본인 '고다이라 구니히코(1915~1997)' 입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에 방공호 속에서도 등유 램프를 켜놓고 수학 연구를 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지요.

전쟁 중에 완성한 수학 논문을 당시 수학의 중심지였던 미국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에 보냈고,

이를 계기로 이후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에서 수학 연구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대학교 시절 이해되지 않는 논문을 수없이 필사하면서 공부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그가 정립한 복소다양체 이론은, 수십 년 뒤 양자 역학을 설명하는 결정적인 도구가 되었다고 합니다.


1954년 또 한 명의 '필즈상' 수상자인 프랑스인 '장피에르 세르(1926~)'도 정말 대단한 수학자 입니다.

그는 27세에 '필즈상'을 수상하였는데,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는, 역대 최연소 수상 기록입니다.

그는 2000년 '울프상'에 이어 2003년 '아벨상'까지 세계 수학상을 모두 수상하기도 했는데요.

거의 100세에 가까운 나이에도 수학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는 말하길, "나는 일을 한 적이 없다. 그저 수학이라는 즐거운 놀이를 했다."라면서

수학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지금까지도 계속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연구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푸는 데 결정적인 열쇠를 제공했다고 합니다.


1966년에는 세계수학자대회는 모스크바에서 열렸습니다.

4명의 '필즈상' 수상자 중 한 사람이었던 수학자 '알렉산더 그로텐티크(1928~2014)'.

어린 시절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어머니와 함께 강제 수용소에서 생활하기도 했고,

빈약한 공교육 하에서 고독하게 수학 공부를 하다가 드디어 대학교에서 수학 연구의 꽃을 피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대수기하학으로 전공을 바꿔 주변의 우려를 낳기도 했으나

마침내 대수기하학의 기초를 완전히 새롭게 구축하여 20세기 현대 대수기하학을 재창조한 업적으로,

'필즈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로텐티크는 '필즈상' 시상식이 열리는 모스크바의 세계수학자대회에 결국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당시 시상식이 열리던 소련에서, 비판적 작가들을 탄압하고 있는 것에 대한 항의 차원이었다고 하네요.

그는 '필즈상'에 이어, 수학적 업적이 너무나 커서 '크라포르드 상'도 수상했는데,

이마저도 거절했다고 합니다.


'우리 수학자는 모두 약간은 미친 것입니다'라는 책 제목처럼 수학자들의 삶은 좀 특이하지요.

다음으로 소개할 '필즈상' 수상자들 또한 특이한 면모를 보입니다.


1970년 '필즈상' 수상자인 일본의 '히로나카 헤이스케(1931~)'는

컬럼비아 대학교와 하버드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2008년부터 3년간 서울대학교에 석좌 교수로 초빙되어 우리나라에서도 강의를 했다고 합니다.

이때 그의 강의를 들었던 학생들 중 한 명이 큰 영향을 받아서 수학으로 전공을 옮기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 분이 바로 한국인 최초로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라고 합니다.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의 자전적 에세이 <학문의 즐거움>는, 샘도 학창 시절에 읽고 감동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스테디셀러이기도 한데요,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나는 미리 남보다 시간을 두 배, 세 배 더 투자할 각오를 한다.

그것이야말로 평범한 두뇌를 지닌 사람이 비범해지는 유일한 길이다.'

라는 글귀를 필사해 놓았던 기억이 납니다.


2006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의 4명의 '필즈상' 수상자 중에는,

'살아있는 아인쉬타인'으로 불리는 수학계 슈퍼 천재, 중국계 호주인인 '테렌스 타오(1975~ )'가 있습니다.

그의 아이큐는 230이라고 하고요, 9세에 고등학교 수학 과정 이수, 10세에 SAT 수학 만점,

14세에 국제수학 올림피아드 금메달 획득, 16세에 프린스터 대학 박사과정 입학, 20세에 박사학위를 취득,

그리고 31세에 필즈상 수상하였으니, 그야말로 대단한 수학 천재인 것이지요.

그는 '협업의 대가'로도 유명하여 혼자 연구하기보다 다른 수학자들과 함께 해결한 것들이 많아

'수학의 해결사'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고 하네요.

'벤-타오 정리', '에어디쉬-타오 추측', '그린-타오 정리', '키아라-타오 정리', '칸-타오-뷔 정리', '혼-타오 정리' 수학의 전 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 중인 현대의 대표적인 수학자입니다.


2006년 이 때, '필즈상' 수상자 중에 주목할 만한 수학자가 또 한 명 있습니다.

수학계의 7대 난제였던 ‘푸앵카레 정리’를 완벽하게 증명한,

러시아 수학자 '그레고리 페렐만(1966~)' 입니다.

그런데 마드리드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서 그의 이름이 호명되었지만, 그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그는 '필즈상' 메달 수령이나 상금 수령도 모두 거부했음은 물론, 어떤 공식 인터뷰도 거부했습니다.


그가 '푸앵카레 정리'를 증명한 논문을 발표한 방식도 수학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보통의 경우, 우선 권위 있는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한 후 심사를 기다리는 데 반해,

페렐만은 2002년과 2003년에 누구나 볼 수 있는 인터넷 논문 저장소 사이트에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이 놀라운 논문을 툭 던지듯 올렸다고 합니다.

이후 3~4년 동안 세계 수학자들이 팀을 꾸려 검증을 완료했고, 2006년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서

페렐만의 증명이 오류 없음을 인정하면서 그를 '필즈상' 수상자로 공표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수상을 거부했고, 이후 2010년 미국 클레이연구소가 '푸앵카레 추측'을 해결한 공로로

수여하려던 100만달러(약 13억 원)의 상금도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는 "나는 상이나 돈을 받을 생각이 없다. 수학 자체가 나에게 가장 큰 보상이다.”라고 말했다네요.


현재 페렐만은 고향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낡은 아파트에서 노모와 함께 지내고 있다고 하고,

이웃들도 그가 대단한 세계적인 수학자라는라는 사실을 잘 모를 정도로 조용히 지내고 있다고 하네요.


수학 연구는 이렇게 유별나게 진지한 사람들만 하는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2010년 '필즈상' 수상자인 프랑스의 '세드리크 빌라니(1973~)'처럼 패션이 세련된 수학자도 있습니다.

아마도 그는 전 세계에서 옷을 가장 잘 입는 수학자일 것입니다.


다음으로 2014년 세계수학자대회(ICM)는 어디에서 열렸을까요?

바로 우리나라 대한민국 서울에서가 열렸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중국, 인도에 이어 네 번째 였지요.

전 세계 120여개국에서 5천명이 넘는 수학자들이 참가했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샘도 너무나 설레는 마음으로 서울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 참석하였지요.


당시 '제임스 사이먼스(1938~2024)'의 '수학과 삶'이라는 대중 강연도 있었는데요.

그는 '천-사이먼스 이론'을 발표하여 '푸앵카레의 추측'을 푸는 열쇠를 제공하기도 한 세계적 수학자이면서,

이후 금융가로 변신해 연간 소득 세계 1위를 차지하기도 한 수조원대의 자산가이기도 합니다.


2014년 서울 세계수학자 대회에서는 4명의 '필즈상' 수상자가 선정되었습니다.

특히 주목된 수상자는 수학 역사상 여성 최초의 '필즈상' 수상자인,

이란 수학자인 '마리암 미르자하니(1977~2017)' 입니다.

그녀는 특히 바닥에 큰 종이를 펼쳐 놓고 도형을 그리면서 수학 연구를 한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리만 곡면과 모듈리 공간 연구로 수상하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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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열린 제27회 세계제수학자대회는 그야말로 수학 축제의 장이었는데요.

특별 행사로, 한국, 일본, 중국의 수학 수업이 행사장에서 시연되기도 했습니다.

한국 수학 수업으로는 이우중학교 수학 수업이 시연되었고,

그 수업을 보면서 이우중학교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큰 박수를 보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2022년 7월에는 핀란드 헬싱키에서 세계수학자대회가 열렸고, 4명의 '필즈상' 수상자 발표가 있었지요.

그 중 한 분이 바로 한국인 최초 '필즈상' 수상자, '허준이(1983~)' 교수입니다.

2022년 당시 허준이 교수는 만 39세로 '필즈상'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고 하네요.

허준이 교수는 이미 2018년에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 초청 강연자로 나서기도 하였고,

2012년 '리드 추측' 해결과 2018년의 '로타 추측' 해결로 명성이 높았기에

이미 그가 '필즈상'을 수상하리라고 수학계에서는 예상했었다고 합니다.


서로 상관없어 보이던 대수기하학과 조합론을 연결하여 새로운 해결을 이끌어낸 공로가 대단하다고 하는데,

수학의 이론적 맥락은 잘 몰라도,

허준이 수상자에게 수학 교사로서 더없이 감사한 마음이 드는 까닭은 또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자퇴했다는 이력, 뒤늦게 수학을 시작했다는 이력, 그리고 시(詩)를 썼다는 이력 등등은

지금 수학과의 거리감을 느끼는 학생들에게 어쩌면 희망적인 동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입니다.


허준이 수상자는,

"수학은 창의적인 학문입니다. 단순히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고방식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라고 말합니다.

한때 자기도 '수포자'가 될 뻔하기도 했다면서 한국의 '수포자'가 될 위기에 처한 학생들에게

"너무 주눅 들지 말고 본인이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폭넓게 공부하라."고 조언합니다.

덧붙여 "세상에 많은 수학자와 학생들이 수학의 재미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왜 그럴까를 고민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필즈상'의 메달 앞면을 보면 한 남자의 두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 상을 최초로 제안한 '존 찰스 필즈' 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이 남자는 3대 수학 천재라고 일컬어지는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B.C.287~B.C.212)'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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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즈상'의 메달 뒷면에는 아르키메데스가 그 부피의 비율이 2:3임을 찾아내고 너무 기뻐했다는,

구와 원기둥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필즈상'의 메달 앞면의 둥근 테두리를 따라

1세기경의 로마 시인인 '마르쿠스 마닐리우스'의 라틴어 명언이 새겨져 있습니다.


"TRANSIRE SUUM PECTUS MUNDOQUE POTIRI"

(자신의 한계를 넘어 세계를 정복하라)


젊은 수학자들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적인 업적을 남길 수 있도록 격려하는 의미이겠지요.

학생 여러분,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을 준비 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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