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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빵 Nov 27. 2021

[리뷰] 영화 :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성공을 가져와라

I can go back inside

and you can still do it

그럼 내가 다시 돌아가서

계속하는 걸로 하자

최초의 전화기 발명가는 '안토니오 무치'다. 최초의 전구를 발명한 사람은 '험프리 데이비'다. 최초의 달 착륙자의 사진으로 알려진 사진은 제2의 달 착륙자인 '버즈 올드린'의 사진이다. 이 잘 알려지지 못한 사실처럼 오랫동안 인간의 역사는 대중에게 인정받은 승리자에 의해 쓰였다. 눈치게임의 승자가 모두를 쟁취한다.




Are you in or out?

할 거야 말 꺼야?




영화의 감상에 대해 한 줄로 표현해 보자면 '가오갤+킹스맨+DC 캐릭터'이다. 흔히들 DC와 마블을 슈퍼히어로물계의 쌍두마차로 부른다. 하지만 실은 처음 DC의 정체성은 그렇게 히어로에 치우쳐져 있지 않았다.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던 중에 가장 많은 관심을 끄는 히어로물에 집중하게 됐을 뿐이다.


히어로물을 전개하면서 두 회사가 닮은 점이 참 많지만, 분명히 DC 팬과 마블 팬이 나뉠 정도로 각자의 특징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특유의 분위기다. 'DC dark'라고도 불리는 DC 특유의 음침함은 요즘 세대에게 '조커(2019)'를 통해서도 확실히 어필됐다. 일각에서는 히어로는 마블, 빌런은 DC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여기서 문제는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는 모두에게 편안히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DC에 대비해 조금 더 영웅적이고 희망적인 분위기의 마블은 조금 더 가벼운 분위기로 다가가기 쉬운 느낌 자주 풍기는 편이다. 물론 단순하게 이 한 가지 이유 때문은 아니겠지만 최근 마블 시리즈는 대부분 흥행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반면 DC는 비교적 영화 흥행 성적이 다소 뒤처지는 듯 보이게 됐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자꾸 워너브라더스와 DC는 사람들에게 더 잘 팔릴 분위기의 이야기를 만들고자 고전 중이다.




So this is the famous Suicide Squad

이게 그 유명한 수어사이드 스쿼드인가?




마블의 성공을 따라 한다는 시선이 없을 수는 없었겠지만 그래도 무사히 이 계획이 처음부터 성공했다면 DC는 또다시 마블과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결정의 첫 단추는 좋지 않은 시기에 좋지 못한 방법으로 강행됐다. 바로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통해서 말이다.


지금 말하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더'가 붙지 않는 2016년 영화다. 할리퀸의 열풍을 일으키고 DC 팬들에게 무지막지한 분노를 끌어낸 바로 '그' 수어사이드 스쿼드다. 워낙 평이 나빴던 영화라 대부분의 기억 속에는 '망작'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기억됐을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는 편이다. 해당 영화감독인 데이비드 에이어가 직접 BVS의 혹평과 데드풀의 호평에 멘붕 한 워너 브라더스가 자신의 영화를 강제로 편집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 초반 전개는 괜찮은 편이다. 예고편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빌런들의 매력이 잘 드러나고 있었다. 그런데 한순간 영화는 갑자기 이 매력적인 빌런들에게 우리들의 꿈과 희망을 지켜주는 정의의 사도라는 가면을 씌우기 시작했다. 할리퀸과 조커의 이야기는 아주 통으로 날아가서 조커는 그냥 할리퀸이 사랑하는 미치광이 정도로 전락했다. 덕분에 조커 역을 맡은 자레드 레토는 역대 최악의 조커로 꾸준히 조롱받고 있다. 오죽하면 감독이 부디 자신의 편집본을 공개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한 마당이니 흥행 공식에 눈이 멀어 작품성을 짓밟은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Who knows why mad men do what they do?

미친놈들 생각을 어찌 알겠어



https://tv.naver.com/v/19826594

https://tv.naver.com/v/21268189

이후, 2019년 호아킨 피닉스가 주연을 맡은 조커가 흥행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지만 여전히 수뇌부들의 마음에는 들지 않았던 것 같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라는 난파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고 평가받은 할리퀸만을 데려다가 여러 시도를 하면서도 깊은 인상은 주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등장한 작품이 바로 2021년의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다. 다행히 애초에 가오갤을 만든 제임스 건 감독을 선택하면서 온전히 B급 고어물로 장르를 정한 작품이 등장했다. 드디어 워너 브라더스가 자신이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보여준 영화가 됐다고 하겠다. 하지만 DC의 팬으로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DC에게 무조건 어둡고 침침한 빌런의 이야기만 쓰라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단지, 왜 지금의 DC를 있게 해 준, DC 팬들이 사랑하는 DC의 장점을 살린 영화를 망치면서까지 잘 나가는 다른 이들의 감성을 따라 하려고 애써야만 하냐는 것이다. 아마도 이 작품은 머지않은 미래에 DC 유니버스를 확장시킨 새롭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의 첫 이야기로 평가될지 모른다. 더불어 워너 브라더스에게 만족할 만한 돈을 가져다줄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부디 앞으로는 DC스러움을 강제로 편집당한 작품은 마주하는 비극은 없기를 바란다.




▽ 수어사이드 스쿼드 예고편

https://youtu.be/4MyQCLI9urw 

+ 내가 사랑한 할리퀸, 조커, 수어사이드 스쿼드 돌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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