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계엄 사태에 대한 사회 상황

권력과 민의 정의에 대해

by 조용한사람

안타깝지만, 다음 대선에서는 대선 후보의 기본 소양부터 검증해야 될 상태에 이르렀다. 극단적으로는 근태. 이건 좀 과할 수 있고. 대통령의 국정 운영 비전을 보기 이전에 대통령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인데. 그동안 대통령이란 자리의 수준을 너무 낮춰놨기 때문이다.


첫째는 헌법을 수호할 의지가 있는지이다.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수호 의지이며, 민주주의 대통령으로써 갖춘 인격, 인내심을 기반으로 할 수도 있다.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중재하고,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고, 그 과정을 인내심을 가지고 진행할 수 있는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 어떤 진보 정권도 권한을 과하게 행사한 적이 없다. 그런데 현 상황에서 보수에서 주장하는 개헌의 논리는 화가 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본인들이 추종하는 권력이 지금 문제를 일으켜 놓고는.


둘째는 인사에 대한 부분이다. 내각을 구성하는 인사에 있어서, 중간에 내각 쇄신의 경우도 있을 수 있고, 특정 현안으로 인해 사퇴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인사청문회에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의 수를 고려해서 집권 기간 동안 2~5배수의 인사를 구성할 역량이 있느냐. 그러한 인력 풀이 주변에 있거나, 적극적인 리쿠르팅 의지, 사람에 대한 검증 의지가 있느냐에 대해 판단해 볼 수 있어야 될 것 같다.


지금 입법기관은 사법고시와 로스쿨이라는 진입장벽이 있을 수 있다. 로스쿨 진학 후 변호사, 검사, 판사 외에 정당 활동이라는 진로의 폭을 넓힐 수 있겠는가. 기수제, 사수 부사수 체계도 사회의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보여진다. 사법계 출신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의 다양한 인사가 입법부의 기본 소양으로써 로스쿨을 수료하여 정치활동을 하는 방향으로 말이다.


우리나라의 군인 출신이 아닌 첫 민간인 대통령은 문민정부를 이끈 김영삼 전 대통령이다. 1987년 개헌으로 직선제 노태우가 당선이 되었지만 민주주의의 시작점은 김영삼 전 대통령 때부터 라고 생각된다. 그 전까지는 끊임없는 과도기와 투쟁의 시기였을 것이다. 이승만의 사사오입,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와 같은 군사정권, 군부독재의 세력과 이를 추종하는 정치인에 대해서는 지금 시대에 공식적인 정당활동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군사정권은 역사로 남기고 더 이상 회상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보수 인사들은 이런 부분에 대한 개념이 없다. 김영삼 정부를 회상하는 사람조차 거의 없다. 여러 사건사고들로 회상하는 사람이 많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것들이 아무런 의미가 없을수도 있다. 현 시대의 정치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하는 것일 뿐 철학과 기조가 없을 수 있고, 이러한 역사적인 부분을 거론하는 것조차 여론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는 불신도 있다.


박범계 의원에 대해서는 이번에 말이 어눌한 편이신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호응이 와닿지 않을 수 있었는데, 그러나 논어에 말이 어눌한 것과 관련된 표현이 나오기 때문에 나 또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말을 하는 것과 자료나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능력이나 사람은 인품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봄이라는 영화에는 상대방이 철회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같이 철회함으로써 정의가 무너지기도 했고, 다른 영화에서는 안중근 의사가 인도적인 생각으로 포로들을 풀어줌으로써 자군의 위치를 노출시켜 참담한 결과를 얻기도 했다. 인류애를 느끼는 것이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인류애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느낌이 안타깝다. 공수처와 공조본이 적극적으로 상황을 진압했어야 함에도, 현재 공수처가 그러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 군경과 검찰이 개입되었다는 의심 속에서 이 상황을 빨리 종결 시킬 수 있기를 바라지만, 어떤 조직도 그러한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체포영장 발부 할 수 있습니까?


공수처의 존립 이유가 무엇인가. 공조본이라는 협의체를 설립한 이유가 무엇인가. 특검이 수립되면 물론 특검으로 이관되겠으나, 특검은 지금 당장 통과되도 시간이 필요하다. 임명도 해야되고, 사무실도 차려야 되고, 자료도 봐야된다. 그 이전까지 공수처라는 기관이 해내기를 바라는 역할. 이를 기대하는 국민적 의지는 무엇인가. 계엄 내란 현행범에게 이렇게까지 존중과 예의를 표한다면 국민이 공수처라는 기관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나. 어떤 고위공직자를 수사할 수 있겠냐는 말이다.


공수처는 여러가지 상황과 법령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을 수도 있다. 특검이 나온다는 믿음이 있을 때 공조본도 힘을 받고, 공수처도 체포영장을 발부할 의지가 생겨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현 상황에 대해 분노로써 얘기하는 내 자신도 부족하다. 지금 사회에서 대의나 정의라는 것에 대한 판단은 쉽지 않다. 지식이 부족하다고 해도 계속 공부해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식의 우위를 이용한 남용을 막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들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정의와 소신을 가지고 싸워주길 바라는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작은 성공을 쌓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