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과 통제에 따른 자기 규율 경험은 노력의 필요성과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고, 결과의 성취와 함께 겸손한 마음을 가지게 해 주었다. 사회를 만만하게 보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었다.
다이어트는 자신과의 대화같은 느낌이다. 식단, 운동 등 엄격한 통제를 했지만 내 몸을 제3자 또는 객체로 바라보며 오히려 소중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내 활동을 계속 기록하고, 몸의 반응을 지켜보고,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은 끊임없는 피드백과 소통의 과정이었다. 2개월 정도의 시간동안 식단, 운동, 공부 등 의지와 통제의 연속인 상황에서 나에게 보상을 줄 수 있는 것은 에어컨 뿐이라고 생각해서 에어컨은 아낌없이 틀었다. 또한, 몸의 컨디션의 안 좋아졌다고 느껴질 때는 무조건 몸을 케어한다는 느낌으로 생활했다.
초반에는 극단적인 칼로리 제한을 하였다. 700~800kcal 정도만 섭취했고, 커피도 제한했다. 운동은 힘이 없으니 저중량 횟수 중심, 유산소 중심으로 칼로리를 태웠다. 그렇게 1주일 다이어트 하니 1kg이 빠졌다. 하루하루가 조금 힘든 과정이었는데 이정도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 허무하기도 했다. 그런데 인풋과 아웃풋으로 생각해 보면 상식적인 결과였다. 지방 1kg이 7,700kcal라고 하니 섭취 칼로리와 기초대사량, 운동으로 소비하는 칼로리를 계산하면 일주일에 0.5kg 정도 감량이 적절한 것 같다.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걸 느꼈다.
일주일 뒤에는 하루 1,000kcal 섭취로 유지했다. 탄단지 5:3:2 비율로 먹었다. 탄수화물 125g, 단백질 75g, 지방 22g 정도다. 하루에 햇반 2개(조금 더 적게), 닭가슴살 2개, 보충제 1회, 치즈 1매로 섭취가 가능했다. 식사는 아침, 점심을 먹고, 운동 후 저녁에 보충제를 마셨다. 그 외 김치, 야채, 밑반찬, 영양제, 물을 섭취했다. 헬스 식단이 영양적으로 일반식 보다 건강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최근 이야기가 나오는 저탄고지를 하진 않았다. 근력운동은 중량을 올렸고, 유산소를 30분씩 꾸준히 했는데, 인터벌 운동으로 바꿨다. 인터벌이 시간도 잘간다. 유산소는 초반 뛸 때가 힘든데, 그 힘듬은 힘든게 아니라 게으름이라고 생각했다. 내 몸은 아직 열도 땀도 나지 않는 상태인데, 내가 힘든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땀이 떨어지는 순간 그 때부터가 시작이 아닐까. 자동차가 휘발유를 태워서 운동에너지로 전환하듯이, 에너지의 변환과 비슷한 원리가 아닐까 생각했다.
후반에는 식단, 운동을 유지하고 물을 더 많이 마셨다. 내 의지로서 할 수 있는 통제는 최대한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물을 마셔서 내장기관이 조금 더 대사를 해주기를 기대하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잠을 잘 자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더라. 스트레스를 줄이고 잠을 잘 자는건 우선순위로 놓칠 수 있지만 건강한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얼굴, 턱살이 가장 먼저 눈에 보이게 빠지기 시작했고, 옆구리, 아랫뱃살이 마지막까지 안빠졌다. 지방을 소모하는 몸을 만들기 위해 24시간 단식도 시도해 봤다. 아마 30시간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 몸은 지방과 근육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다이어트와 벌크업의 원리에 대해 깨달음이 왔다. 그러나 지금은 괜찮은데 나이가 들면 근육 생성이 어려우니 좋지는 않을 것 같다. 근육을 잃는게 더 크니까.
다이어트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 의지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 뿐이다. 나머지는 몸이 알아서 해주는 것이다. 근육, 유익균(장내미생물), 호르몬(인슐린, 테스토스테론) 등 정해진 시스템대로, 호르몬 체계에 맞게. 그 원리를 이해하고 생활습관을 통제하는게 최선일 것이다. 저탄고지를 하지는 않았다. 탄수화물이 다이어트에 부정적이기는 한데, 또한 감량기와 유지기의 생활 습관이 다를 수 있기는 한데, 개인적인 생각으로 건강한 성인 남성이라면 이정도의 영양소 섭취는 몸에서 충분히 대사해 낼 수 있어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이어트에 있어서 저녁을 먹지 않는 생활은 개인적으로 최적의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저녁이라는게 은근 보상심리가 생긴다. 조금이라도 씹을 거, 맛나는거 먹고 싶고, 그러다 보면 술도 한잔 생각나고 하기 때문이다. 저녁을 안먹으니까 술생각이 안나서 오히려 통제가 가능하더라. 그리고 저녁 시간이 통째로 여유시간이 되어서 생활이 편해졌다. 일을 하기 시작하면 이제는 그 시간이 운동 시간이 될 것이다.
다이어트 이후에 잘 먹는 기간도 있었는데 조금 체중이 늘었다가 다시 식단을 시작하니 조금 더 체중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요요가 오진 않을 것 같고, 몸이 생활 습관을 잘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체지방은 조금 더 빼야한다. 체지방률을 15% 까지 만들고 벌크업을 시작할 것이다. 결국 내 목표는 외적으로 보여지는 몸이 커지는 것이다. 피지컬이 좋으면 일상 생활이 조금 더 편해질 것이다. 벌크업이 더 어려울 것 같기는 하고, 타고난 몸에 따라 한계가 있다고는 하지만 천천히 시작해 봐야겠다. 몸을 키우는 것이 인생의 목표이기도 하다. 컴플렉스를 극복하고자 하는 그런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면서는 내 머리에 겸손해 지는 계기가 되었다. 시험은 기억력 기반의 지식과 이해력 기반의 사고력으로 치뤄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 머리는 기억력, 사고력 어느 것도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 않았다. 열심히 성실히 하는 것이 최선이구나 싶었다. 세상에는 머리가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 의치한약수, 로스쿨, 행정고시(5급)와 같은 고시, 공인회계사(CPA)와 같은 전문직 자격증. 예전에는 잘 몰랐지만 이런 자격증 시험은 성능 테스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업의 실무를 체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현업을 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시간동안 그 정도의 인풋과 아웃풋을 낼 수 있는 지적인 성능이 필요하다 하는 것을 수험생활로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행정고시(5급)와 세무사 시험에 패스한 사람들이 지나온 수험기간과 합격 후 기반을 다지는 시간을 거쳐 얻을 수 있는 소득의 수준을 보면서도 느끼는 바가 많다. 내 사업을 하고 싶다면 꼭 공부가 아니더라도 저 정도의 시간과 저 정도의 노력을 들여야 전문성을 가지고 이끌어 나갈 수 있겠구나. 성공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세상을 너무 만만하게 생각했던 것이 아닌가 싶었다.
회계/세무 직무로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코스피나 코스닥 상장사의 재무팀, 회계팀 입사가 있을 것이고, 금융기관인 증권, 은행, 보험 또는 금융공기업 쪽으로 취업이 가능할 것이고, 세무직 공무원이 되거나, 회계사나 세무사와 같이 전문직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한 공부는 K-IFRS가 아니라 일반기업회계기준이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은 젊은 세대들이 유입될 것이고, 전문직 자격증 수험생활을 하거나 1차 합격생들이 많이 입사한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나이도 있고, 분야도 일반기업회계기준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입사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고, 다만, 막내보다는 관리직으로 갈 수 있으면, 또는 담당자가 한 명인 회사로 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회사의 사장이라면 처음에는 돈 관리, 장부 작성을 본인이 직접 해 나갈 것 같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분야의 역할이 나눠지면서 직무 채용을 하는 것이 아닐까. 기술개발 분야가 있을 것이고, 영업이나 마케팅 같이 매출을 올리는 분야가 있을 것이고, 회계나 구매와 같이 살림을 담당하는 분야가 있을 것인데, 나는 선량한 관리자로서 내 역할을 다 하고 보수를 받고 하면 되지 않을까. 입사하고자 하는 기업은 기술 창업 쪽에 가깝다. 오래가고 꾸준히 지속되는 회사는 기술력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기술력이라는 변수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누구나 쉽게 할 수는 없는 그런 느낌. 물론 내가 그 기술을 습득해서 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회사에 입사하여 나는 회계 분야의 지식을 가지고 내 역할을 다할 것이다. 청렴한 회사였으면 좋겠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인정받으면서 일하고, 사람들과 적당히 거리감 있는 호의적 관계를 유지하며 회사 생활 한다면 충분히 좋은 직장생활이 아닐까.
다이어트와 공부 모두 얻기는 힘들어도 잃기는 쉬운 것들이다. 조금만 소홀히 하면 다시 금방 초기화 될 것이다. 꾸준히 유지하고 노력해 나가야 한다. 회사생활이 힘들 때면 세무사 공부를 시작해 볼까 한다. 자격증을 취득하겠다는 의미보다는 더 어려운 난이도의 공부를 하다보면 사람이 겸손해지더라. 다른 사람을 신경쓰기 보다는 내 할 일을 충실히 하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고, 하루하루 루틴을 잘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앞으로 벌크업도 성공하고, 직장생활도 안정적으로 수입을 벌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