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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작가 Jul 27. 2020

03. 심상화 명상으로 눈물과 미소가 동시에

내가 원하는 모습을 떠올려보기

사람들은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어려워한다. 동기부여가 부족해서일 수도 있고, 게을러서일 수도 있고 개개인의 사정에 따라 수많은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이유던지 간에 절실함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게 하는 힘, 그것은 절실함으로부터 나온다.


육아는 늘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고, 절실함의 근본이 되었다. 부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명상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모두다 아이들이 가장 큰 이유다. (결혼 전과 후가 이렇게나 다르다.)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실천하는 모든 행위의 근간은 아이들이다.


이런 생각들을 한다고해서 아이들을 위해 희생하는 엄마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건 맞지 않다. 결국은 나 자신의 성장이고, 나를 위한 길이기 때문에.



명상을 했다. 유튜브 구독하고 있는 마인드풀tv에서 심상화 명상이란 걸 해보았다. 많은 영상들 중에서 마음이 끌리는대로 클릭을 하고, 화면은 보지 않고 소리로 들으며 명상을 따라한다.


심상화 명상은 원하는 것을 떠올리며, 이루어졌을 때의 느낌을 그려보는 것이다. 그것을 내 잠재의식 속에 넣는 과정이다. 눈을 감았다. 내가 현재 머물고 있는 이 공간에 놓여진 모든 것들을 물건이 아니라, 에너지로 인식하는 연습을 한다. 어떻게 하라는 건가, 싶을 때 친절한 설명이 이어진다.


가령, 모든 사물을 픽셀 이미지로 변환시켜보라는 것이다. 내가 지금 앉아 있는 이 방에 뭐가 있더라, 먼저 현재 이 공간에 놓여진 물건들을 떠올렸다. 내가 앉아 있는 곳은 안방의 침대. 한쪽 벽에는 에어컨이 있고, 화장실 앞에는  화장대가 있고, 나는 침대 위에 앉아있다. 또 에어컨 밑에는 서랍장이 있고, 베란다에는 화분들이 놓여져있다.


이제, 그 모든 사물들을 하나씩 픽셀의 이미지로 변환시킨다. 이것들은 전부 사물이 아니라 에너지다....생각하면서. 솔직히 아직까진 에너지라는 게 크게 와닿지 않는다. 에너지...물질은 모두 에너지라는데....머리로는 무슨 뜻인지 알겠는데, 정확하게 그 의미가 마음에 들어온 건 아직 아니다.


그건 차차....생각하기로 하고, 일단 시키는 대로 따라해본다.


모든 것들을 픽셀 이미지로 떠올린 후, 이제 그것들을 하나씩 지운다. 영화에서 본 것처럼, 하나씩 하나씩 모래가 스르르 날리듯 사라지는 이미지. 에어컨을 지우고, 화장대를 지우고, 서랍장을 지우고, 화분들을 지웠다. 이제 내가 앉아있는 이 침대도 날려본다.


나는 광활한 우주의 한 복판에 가부좌를 틀고 홀로 떠 있다. 모든 것을 지우고 나니 눈을 감은 내 앞에 이런 모습이 그려졌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그 자체로 존재한다'


모든 것을 지우고 나니, 나라는 인간이 드넓은 우주에 혼자 남았다. 눈물이 흘렀다.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지만, 오른 쪽, 왼쪽, 한 줄씩 눈물이 흘러내렸다. 


왜 눈물이 날까. 나라는 존재를 둘러싼 모든 것들, 껍질 벗기듯 하나씩 벗기고 나니 본연의 나를 만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누구도 아닌, 태초의 내 모습. 어떤 것에도 흔들릴 필요 없고, 상처받을 필요도 없는 고귀한 나를 만나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다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모든 것을 지운 그 자리에, 내가 원하는 모습을 그려보라고.


생각 없이 바로 이미지화 된 장면이 나타난다.

커다란 초록 정원에 풀장이 있고, 아이들은 풀장에서 깔깔 웃으며 아빠와 놀고 있다. 나는 그것을 환하게 웃으며 바라보로 하얀 접시에 맛있는 음식을 들고 그들에게로 다가간다. 몇번이고 반복해서 그 장면이 그려졌다. 


가족의 화목, 아이들의 웃음소리, 넓은 정원.


이것이 내가 떠올린 미래의 모습이다. 그 모습을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졌다. 매일 그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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