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모습을 떠올려보기
사람들은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어려워한다. 동기부여가 부족해서일 수도 있고, 게을러서일 수도 있고 개개인의 사정에 따라 수많은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이유던지 간에 절실함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게 하는 힘, 그것은 절실함으로부터 나온다.
육아는 늘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고, 절실함의 근본이 되었다. 부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명상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모두다 아이들이 가장 큰 이유다. (결혼 전과 후가 이렇게나 다르다.)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실천하는 모든 행위의 근간은 아이들이다.
이런 생각들을 한다고해서 아이들을 위해 희생하는 엄마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건 맞지 않다. 결국은 나 자신의 성장이고, 나를 위한 길이기 때문에.
명상을 했다. 유튜브 구독하고 있는 마인드풀tv에서 심상화 명상이란 걸 해보았다. 많은 영상들 중에서 마음이 끌리는대로 클릭을 하고, 화면은 보지 않고 소리로 들으며 명상을 따라한다.
심상화 명상은 원하는 것을 떠올리며, 이루어졌을 때의 느낌을 그려보는 것이다. 그것을 내 잠재의식 속에 넣는 과정이다. 눈을 감았다. 내가 현재 머물고 있는 이 공간에 놓여진 모든 것들을 물건이 아니라, 에너지로 인식하는 연습을 한다. 어떻게 하라는 건가, 싶을 때 친절한 설명이 이어진다.
가령, 모든 사물을 픽셀 이미지로 변환시켜보라는 것이다. 내가 지금 앉아 있는 이 방에 뭐가 있더라, 먼저 현재 이 공간에 놓여진 물건들을 떠올렸다. 내가 앉아 있는 곳은 안방의 침대. 한쪽 벽에는 에어컨이 있고, 화장실 앞에는 화장대가 있고, 나는 침대 위에 앉아있다. 또 에어컨 밑에는 서랍장이 있고, 베란다에는 화분들이 놓여져있다.
이제, 그 모든 사물들을 하나씩 픽셀의 이미지로 변환시킨다. 이것들은 전부 사물이 아니라 에너지다....생각하면서. 솔직히 아직까진 에너지라는 게 크게 와닿지 않는다. 에너지...물질은 모두 에너지라는데....머리로는 무슨 뜻인지 알겠는데, 정확하게 그 의미가 마음에 들어온 건 아직 아니다.
그건 차차....생각하기로 하고, 일단 시키는 대로 따라해본다.
모든 것들을 픽셀 이미지로 떠올린 후, 이제 그것들을 하나씩 지운다. 영화에서 본 것처럼, 하나씩 하나씩 모래가 스르르 날리듯 사라지는 이미지. 에어컨을 지우고, 화장대를 지우고, 서랍장을 지우고, 화분들을 지웠다. 이제 내가 앉아있는 이 침대도 날려본다.
나는 광활한 우주의 한 복판에 가부좌를 틀고 홀로 떠 있다. 모든 것을 지우고 나니 눈을 감은 내 앞에 이런 모습이 그려졌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그 자체로 존재한다'
모든 것을 지우고 나니, 나라는 인간이 드넓은 우주에 혼자 남았다. 눈물이 흘렀다.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지만, 오른 쪽, 왼쪽, 한 줄씩 눈물이 흘러내렸다.
왜 눈물이 날까. 나라는 존재를 둘러싼 모든 것들, 껍질 벗기듯 하나씩 벗기고 나니 본연의 나를 만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누구도 아닌, 태초의 내 모습. 어떤 것에도 흔들릴 필요 없고, 상처받을 필요도 없는 고귀한 나를 만나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다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모든 것을 지운 그 자리에, 내가 원하는 모습을 그려보라고.
생각 없이 바로 이미지화 된 장면이 나타난다.
커다란 초록 정원에 풀장이 있고, 아이들은 풀장에서 깔깔 웃으며 아빠와 놀고 있다. 나는 그것을 환하게 웃으며 바라보로 하얀 접시에 맛있는 음식을 들고 그들에게로 다가간다. 몇번이고 반복해서 그 장면이 그려졌다.
가족의 화목, 아이들의 웃음소리, 넓은 정원.
이것이 내가 떠올린 미래의 모습이다. 그 모습을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졌다. 매일 그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