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남편 사이에서 내 팔을 베야지만 자던 녀석이 요즘 같이 자기는커녕 근처에도 잘 안 온다. 몸이 힘들어서 그런 걸 알지만 서운해서 혼자 마리 등짝을 보면서 맨날 울었는데, 며칠 전 부모님이 오셨을 때 엄마가 ”마리가 누워서 눈으로 너만 좇고 있다.“고 하신 적이 있었다. 그때는 정신이 없어서 그냥 흘려 들었는데 오늘 문득 집안일을 하느라 돌아다니는데 묘하게 시선이 느껴져서 봤더니 마리가 나를 보고 있었다. 조금씩 이동하는데 마리의 고개가 따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돌아보면 또 눈이 마주치고, 또 눈이 마주치고....
예전같이 껌딱지처럼 따라다니고 싶었는데 기력이 없어서 누워서 고개만 돌리고 있었네... 엄마 따라다니고 싶었구나! 엄마 보고 싶었구나! 항상 나만 보고 있었는데, 너의 시선 끝에는 항상 내가 있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혼자 서운해해서 미안해. 엄마가 둔해서, 바보라서 너무 미안해. 뭐 바쁘다고 한 번을 안 돌아보고 이제야 그걸 깨닫다니, 모자란 엄마에게 넘치도록 애정과 사랑을 줘서 고마워. 내 시선 끝에도 이제 너를 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