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9월 28일

#D-95 #100일챌린지 #백일매일 #무언가 #시작

by 김쥴리

요즘 집을 돌아다닐 때 하이에나처럼 버릴 것이 없는지 두리번거리면서 다니는데, 그런 내가 좀 웃기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집에 굴러다니던 정체불명의 보조가방을 나눔했다. 사실 정체불명은 아니고 본가에 굴러다니던 사은품으로 받은 가방이다. 쓰지도 않는데 꾸역꾸역 갖고 있는 게 보기 싫어서 처분하려고 갖고 왔는데 결국 우리 집에서도 굴러다녔네. 생각하는 일은 많은데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으니 밀리고, 밀린 일을 최대한 관리하려 하지만 새로운 일은 쏟아지고 결국 밀린 일은 잊혀버린다. 이렇게 쓰고 보니 생각이 너무 많은 게 문제인가?



양말을 꿰매는 일을 공예창작활동이라고 할 수 있을까? 창작은 해당사항이 없지만 바느질은 공예(...)의 카테고리이긴 하니까! 뭐 그래서 양말을 꿰매었다는 얘기다. 이상하게 나는 양말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예쁜 양말 쇼핑하는 것부터 구멍 난 양말 꿰매기까지... 생각해보면 정말 순수하게 양말을 좋아한다. 이러한 내 애정 덕분에 피해를 보는 것은 미엘이다. 미엘의 양말은 구멍이 자주 나는 편이다. 미엘은 구멍 난 양말을 버리고 얼른 새 양말을 신고 싶어 하는 눈치인데, 나는 그걸 알면서도 출근한 틈을 타서 몰래 꿰매 버린다. 자세히 보면 티가 나지만 대충 보면 티가 안나는 덕분에 어쩔 수 없이 미엘은 꿰맨 양말을 또 신을 수밖에 없다. 하하- 이것이 양말 러버를 와이프로 둔 남편의 운명이랄까? 드라마를 보며 양말을 꿰매는 일, ‘역시 이것이 유부녀 라이프지!’ 따위의 생각을 하며 오늘도 은근히 구멍 난 양말을 발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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