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글을 올리며 가장 좋았던 것
제 직업이 대학 교수이기에 저는 전공서적들을 많이 출간하였습니다. 또한 아동 발달을 전공하고 애착으로 박사 논문을 썼기에 아동 발달과 관련된 책들도 여러 권 썼고, 또 민망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학술 도서와 세종 우수 학술도서 상도 받았습니다. 제가 쓴 책들 중 아동 발달 내용이 들어간 책들에는 저희 아이들의 어렸을 적 사진을 넣었습니다. 저작권 문제로 다른 사람 사진을 쓰는 것보다 내가 직접 찍은 자녀들 사진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더 안전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책이 출간된 후에 아이들이 엄마가 쓴 책을 보면서 책에 나와있는 자신들의 사진을 앨범처럼 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책은 안 읽고 사진만 찾아보았습니다. 그것도 책이 막 출간 되고 나서 우리 집에 도착한 날 딱 한 번만 읽었습니다. 아니, 책을 읽은 게 아니라 사진만 본 거지요. 그리고 아이들은 두 번 다시 그 책을 보지 않았습니다. 책꽂이에서 먼지만 쌓여 갔습니다.
부끄럽지만 저 역시도 제가 쓴 책을 교재로 학생들을 가르칠 때, 그리고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서 책을 다시 찍을 때나 개정작업 할 때만 읽지 평소에 자주 읽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브런치에 쓴 글은 핸드폰으로 쉽게 접할 수 있어서 그런지 저도 아이들도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사진이 없어도 글로 사진을 대신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브런치 글을 올리면서 아버지와 함께 했던 순간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잊어버렸는데 이것들이 다시 생생하게 기억났습니다.
앨범 속에서 사진을 꺼내 보는 것처럼 아버지와 함께 있었던 시간들이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다시 기억이라는 의식으로 올라왔습니다. 아마도 시간이 좀 더 흘러 기억이 퇴색해질지라도, 어쩌면 나 스스로 치매에 걸려 기억이 희미해져도 브런치 글을 통해 다시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습니다. 또한 아이들과 함께 할아버지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들이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좋았던 순간들도 함께 공유하며 아이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하루하루를 보내는데 온 힘을 쏟다 보니 할아버지를 돌보는 아이들에 대한 고마움이 “고마워 아들”, “오늘 많이 수고했어”라는 말 한 두 마디로 끝내버리고 지나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말 말로 다할 수 없는 고마움인데
말 한 두 마디로 쓱 지나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표현하지 않는 감사는 감사가 아니다”라는 말을 다른 사람들에게 의사소통에 대해 강의하며 가르쳤는데,
정작 나 자신이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진심 어린 감사를 잘하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큰 고마움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새 당연한 일상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 사실을 깨닫자 마음이 울컥해졌습니다. 그래서 아들에게 전화해 너희가 그때 할아버지를 돌보아 주었던 것들이 너무 고맙고 너무 고맙다. 엄마가 제대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던 것 같아 미안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또한 말 한마디이지만, 브런치에 올린 글을 통해 제 마음속에 좀 더 깊이 새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과 함께 기억이 희미해지고 고마운 마음이 퇴색되어도, 브런치에 올린 글을 읽을 때마다 마다 기억과 함께 아이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새록새록 함께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