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아버지 똥을 혼자서 치워야 할때
집에서 거동이 불편해 침대에 누워계시는 부모님을 모실 때,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대소변 특히 대변 치우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집으로 오시자 대변을 2,3시간마다 보시는데 기저귀를 바로 바꾸지 않으면 대변이 기저귀 밖으로 흘러내려 옷과 침대시트에 묻고 무엇보다 엉덩이가 똥 독으로 짓무릅니다. 그래서 최소한 2시간에 한 번씩은 기저귀를 확인해야 했습니다.
2,3시간 간격이라니….
처음에는 생각보다 대변을 너무 자주 보셔서 당황했습니다. 혹시 병이 있으신 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누워만 계시는 바람에 괄약근을 포함한 신체의 모든 근육들이 약해졌고, 식사를 씹지 못하셔 유동식으로 콧줄로 하시다 보니 수분 섭취가 많아져 대변을 자주 보시게 된 것입니다.
아버지가 집으로 오신 첫날, 간호사선생님이 오셔 기저귀 가는 법과 콧줄로 식사 제공하는 방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아버지 옷에 변이나 이물질이 묻었을 때 옷을 갈아입히는 방법도 배웠습니다. 몸을 스스로 움직이실 수 있을 때는 옷을 갈아입는 게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아버지처럼 치매에 걸린 채 누워만 있으신 경우에는 의사소통이 안되고 몸이 뻣뻣하게 굳어 있어 옷을 갈아입히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숙제였습니다.
간호사와 요양보호사가 옆에 있을 때는 아버지 기저귀를 가는 것도 옷을 갈아 입하는 것도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 분들이 모두 떠나고 나만 아버지 옆에 남게 되자 겁이 덜컥 났습니다. 그리고 요양보호사님 계실 때 대변을 보시면 좋은데, 낯선 사람 앞에서 긴장하셨는지 요양보호사님 계실 때는 변을 끝까지 보지 않으셨습니다.
그때 내가 하나님께 기도한 것은 제발 요양보호사님 계실 때 아버지께서 대변을 보시기를, 아니면 내일 아침 요양보호사님이 오실 때까지 아버지께서 대변을 보지 않게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두 분이 가시자마자 아버지께서 대변을 보셨습니다.
정말 아이들 어렸을 때 똥기저귀 간 이후로 처음 본 사람 똥이었습니다.
아이들 똥과 비교했을 때 아버지 똥은 훨씬 냄새가 많이 납니다.
그리고 대변의 양이 아이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기저귀 밖으로 나올 정도로 많이 싸셨습니다.
정말 처음 혼자서 아버지 똥을 치워야 할 때 눈물이 났습니다.
‘어떡하지…, 정말 어떡하지?’
내가 집에서 아버지를 돌보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했단 반성이 들면서 부끄럽지만 다시 요양원이나 요양 병원으로 보내 드려야 하는지 고민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