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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탈잉 Nov 23. 2021

인스타그램 대체 어떻게 꾸며야 하나요?

예쁜 피드보다 중요한 것


인스타그램은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기 좋은 SNS 중 하나죠. 하지만 나만의 특별한 콘셉트를 잡고 피드를 꾸미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인스타그램 운영으로 퍼스널 브랜딩에 성공한 나화 튜터님 역시 처음에는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셨다고 해요. '나화 느낌'의 인스타그램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오늘 튜터뷰에서 여쭤봤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성수동에서 가죽 브랜드와 스튜디오 나화를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 디렉터 나화라고 합니다. 그리고 탈잉에서 인스타그램 수업을 진행하는 튜터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나화라는 이름이 굉장히 인상적이에요. 뜻을 한번 여쭤봐도 될까요?


이 질문받는 거를 굉장히 좋아해요. 누군가 물어 봐줬으면 하는 질문이었는데, 해주셔서 감사하네요. (웃음)

제가 태어났을 때 저희 오빠가 네 살이었는데 그때 동생 이름하라고 고사리손에 쪽지로 나화라는 이름을 적어서 부모님께 드렸대요. 엄마가 보셨을 때 그 이름이 너무 예뻤던 거예요. 그래서 그 이름으로 가족들 친지들 전부 다 그렇게 부르고 그 이름으로 컸어요.


근데 저는 실명이 따로 있다 보니까, 소개할 때나 말할 때 본명이 어색한 거죠. 그리고 고향을 떠나오다 보니 점점 나화라는 이름을 불러 줄 사람이 없어지는 거예요. 그게 그립기도 하고 아쉬워서 아예 닉네임으로 바꿔서 지내고 있어요. 나화라는 이름으로 불렸을 때 자존감도 올라가고, 제 오리지널리티가 작업물에 그대로 담기면서 훨씬 잘 표현되고 있는 것 같아요. 나화라는 이름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Part 1. 나화만의 인스타그램, 세상을 보는 시선



나화님은 언제부터 인스타그램을 시작하셨나요?


2010년도 인스타그램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시작했어요. 그때는 한국 유저들이 거의 없고 외국인들만 있었죠. 초창기 인스타그램은 폴라로이드 느낌의 필터로 사진을 보정해주고, 정사각형 사진만 업로드할 수 있는 형식이어서 너무 신기했었어요. 그래서 재미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2014년쯤 한국에서도 인스타그램이 유행이 되면서 그때서야 저도 제대로 하기 시작했죠.



피드를 보면 나화님만의 감성이 느껴져요. 그걸 무엇이라고 설명하면 좋을까요?


사실 그 추상적인 느낌을 단어로 굳이 표현해야 할까 하는 생각도 있어요. 아예 단어로 표현이 안 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진짜 분위기가 좋은 사람을 누구한테 설명할 때 횡설수설하면서 좋다고 막 표현하는데 결론은 '그냥 아 너무 좋아'가 되잖아요. 저는 그런 형용할 수 없는 특유의 느낌 그 자체가 좋은 것 같아요.

대체할 수 없는, '나화' 느낌의 인스타그램 피드!



그럼 어떻게 나화님만의 느낌을 피드에 담게 되셨나요?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만 해도 찍은 사진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 느낌으로 보정하기 위해서 남들보다 더 많이 고민한 것 같아요. 정말 별의별 짓을 다 해봤어요.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서 저만의 기준과 제가 원하는 느낌의 피드를 만들 수 있게 되었죠. 지금도 그 기준에 부합할 때만 포스트를 올리고 있어요. 마음에 드는 사진도 일단 보정해놓고 나중에 그걸 올리는 타이밍이 왔을 때 올리는 거죠. 그래서 진짜 올리고 싶은 것도 못 올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럼 좋은 피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피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신만의 온도라고 생각해요. 인스타그램은 각자의 시선을 기록해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곳이잖아요. 그래서 모두가 낼 수 있는 표현의 온도가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그 온도가 다른 사람들한테 전달이 잘 됐을 때 예쁜 피드라고 느껴지는 것 같아요.



소위 '인스타 감성'은 좋은 뜻으로도 쓰이지만 안 좋은 뜻으로도 쓰이기도 하죠. '인스타 감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저는 '인스타그램 감성'이라는 말이 폐쇄적인 플랫폼의 특성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옛날에 싸이월드나 블로그가 유행할 땐 '싸이월드 감성', '블로그 감성'이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좀 더 오픈되어 있는 유튜브는 '유튜브 감성'이라고 하기보다 '브이로그 감성'과 같은 식으로 이야기하잖아요. 그리고 사람들이 저에게 '인스타그램 감성'이 있다고 하는 걸 좋게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을 굉장히 잘 활용하고 표현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해주신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다면 나화님에게 인스타그램이란 무엇일까요?


제가 세상을 보는 삶의 시선을 공유하는, 소중한 곳이죠.




Part 2.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서 시작한, 인스타그램 클래스



인스타그램 강의는 흔하지 않은데, 어떤 계기로 클래스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제가 제 느낌의 피드를 만들고 나니까, 사진을 올릴 때마다 사람들이 DM이랑 댓글로 보정에 대해서 질문을 엄청나게 하시는 거예요. 그중에 한 분은 '보정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은데 아무리 찾아봐도 알려주는 데가 없다'면서 저한테 과외를 해줄 수 있냐고 먼저 부탁을 하셨어요. 처음에는 당연히 정중하게 거절했죠. 마치 한글을 알고 있는 것과 한글을 가르치는 것처럼 완전히 다른 문제니까요.


그러다 이 에피소드를 지인한테 이야기했더니, 지인이 재능 공유 사이트에 한번 올려보라고 했죠. 그게 2년 전의 탈잉이었어요. 처음에는 4회 차로 클래스를 시작했고, 뒤이어 원데이 클래스와 VOD까지 오픈하게 되었어요.



클래스 커리큘럼이 끊임없이 발전하는 게 인상 깊어요.


클래스를 계속 진행하다 보니까 만나는 수강생분들이 어떤 니즈를 가지고 있는지 통계가 나오는 거예요. 사람들이 이런 걸 원하는구나를 차츰 깨달으면서 커리큘럼을 수정해 나갔죠.


그러다가 탈잉 매니저님께서 제 수업을 보시고 원데이 클래스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먼저 권유해주셨어요. 처음 권유받았을 때는 사실 이게 원데이로 될까 하는 의심을 했었어요. 그래도 매니저님을 믿고, 저 스스로도 믿어보고 한번 해보자 해서 원데이 클래스를 오픈했는데 생각보다 잘된 거죠. VOD 클래스도 마찬가지였어요. 제 원데이 클래스 수업을 수강한 매니저님이 VOD 클래스를 진행하면 제 인사이트를 더 널리 알릴 수 있고 수강생 수요도 많을 거라며 제안해주셨어요.

탈잉 BEST! 나화 튜터님의 인스타그램 VOD 클래스가 궁금하다면?



오프라인 원데이 클래스와 VOD 클래스를 병행 중이신데, 두 강의의 차이가 있을까요?


말 그대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차이점인데,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VOD는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개인의 일정에 맞출 수 있어 좋고, 오프라인은 원활한 소통이 장점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오프라인 클래스를 더 선호해요. 눈을 보고 이야기하면 확실히 전달이 잘되고, 직접 봐 드릴 수 있어서 수강생의 이해도나 만족도도 훨씬 높거든요.


VOD 클래스의 경우, 오프라인 클래스보다 2시간 더 많은 5시간 동안 진행돼요. 훨씬 더 많은 사진과 예제를 보여드리기 때문이죠. 또, 오프라인 클래스에서는 촬영하는 실습 시간이 따로 없지만 VOD에서는 제가 직접 촬영하면서 추가 설명을 하는 파트도 있어요.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클래스를 선택해 수강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클래스에서는 주로 어떤 분들이, 무슨 문제를 가지고 찾아오시나요?


보통 수강생의 50%는 사직서를 품고 오는 직장인이세요. '나도 언젠가는 스마트 스토어나 유튜브로 대박이 나야지'하는 마음으로 투잡을 꿈꾸며 오시죠. 그리고 나머지 50%는 자영업자분들이나, 대표님들이 오세요. 물론 진짜 순수하게 취미로 사진을 잘 찍고 싶어서 오시는 분들도 계시기는 하는데 소수죠.



그럼 그중에 기억에 남는 수강생이 있으신가요?


정말 많은데 딱 한 분만 뽑자면, 한 영업사원분이 계셨어요. 그분은 그동안 등산을 하거나 콘서트를 가거나 하는 외향적인 사진만 피드에 올리셨었죠. 그런데 그분이 수업을 듣고 일주일 뒤에 저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셨어요. 옛날 같았으면 남들이 좋아요를 누를 만한 것들만 의식적으로 골라 올렸는데, 이제는 남을 신경 쓰는 게 아니라 진짜 내 눈에 보이는 것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담게 되었다고요. 이렇게 일주일 만에 변하게 될지 몰랐다고 정말 고마워하셨어요.


제 클래스의 목표가 바로 그거거든요. 단순히 보정법을 바꾸는 게 아니라, 시선을 바꾸는 것이요. 그리고 이게 제 클래스의 가장 큰 차별점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시선을 바꾸는 법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많은 분들이 구도를 어떻게 해야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지, 어떻게 보정해야 예쁘게 나오는지를 여쭤보시는데요, 저는 그것도 중요하지만 더 본질적인 것을 말씀드리는 거죠. '왜'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춰서 '왜 이렇게 사진 구도를 잡는지' 그리고 '왜 이렇게 보정을 했는지' 스스로 질문을 해보는 거예요.




Part 3. '나화'라는 나를 위한 여정



나화님은 클래스 이외에도 최근 가죽 브랜드까지 론칭하셨는데요, 개인적인 삶의 목표가 궁금해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언제나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어요. 저는 제가 아닌 순간을 마주하는 것을 굉장히 못 견뎌해요. 그래서 제가 회사 생활을 진짜 못했어요.(웃음) 회사 다니면서도 항상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꼭 할 거야’ 생각했죠.


제 삶의 목표는 언제나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후회 없이 살자, 억지로 끼워 맞추며 살지 말자.' 예요. 전 지금이 너무 좋아요. 정말 원하던 스튜디오도 차리게 되고, 감사하게도 하고 싶은 걸 하나씩 이루고 있는 것 같아요.



개인 스튜디오에서는 주로 무엇을 하시나요?


성수동 스튜디오는 핸드메이드 가죽 제품을 제작하는 공간과, 스튜디오나화로 나뉘어 있어요. 공간을 분리해 제품 촬영이나 오프라인 클래스를 진행하기도 하고, 대관을 하는 공간으로도 사용하고 있죠. 한 마디로 복합적인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로 운영하고 있어요.


스튜디오나화에서 진행하는 클래스가 궁금하다면?



클래스에서도 언급하셨지만 다양한 곳에서 영감을 받으시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어디에서 영감을 받으셨나요?


좀 복합적으로 영감을 받는 편인데요. 최근에는 아무래도 거리두기 때문에 인테리어에 관심이 생겨서 틈틈이 전 세계의 인테리어를 공부하는 편이에요. 특히 저는 미국 서부나 캘리포니아 느낌의 인테리어를 좋아해요.

그리고 페인팅 작품들도 많이 보는데 거기서 컬러 영감을 많이 받고 있어요. 최근에는 장 줄리앙이라는 작가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어요. 그 만의 위트 있는 작업물을 보면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아요. 나이가 들수록 장 줄리앙의 작품처럼 단순한 게 좋더라고요.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으신가요?


스페인 이비자에서 찍었던 사진을 가장 좋아해요. 제가 클래스에서도 이야기했는데 지중해성의 따뜻한 날씨와 테라스에 있는 꽃, 그 앞의 풀들, 사진 속의 할아버지까지 그 순간의 모든 것이 완벽했거든요. 그래서 크게 포스터로 뽑기도 했답니다.



혹시 인스타그램이 아닌 다른 플랫폼에도 도전 계획이 있으신가요?


네, 있어요. 아마 영상 매체일 가능성이 높은데, 사실 지금도 종종 브랜드 협찬이나 개인적인 이유로 영상을 찍어 올리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영상디자인과를 나왔기 때문에 잘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은연중에 있더라고요. 그래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많이 걸리다 보니까 안 하게 되고 하는 굴레가 있죠. 그래서 짧게라도 내가 본 것들을 기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5초나 10초라도 일단 찍고 편집하는 거예요. 그것들이 쌓이고 쌓이면 결국 나의 무드를 표현하는 콘텐츠가 되는 거죠.


그리고 정말 사람이 부지런해야 플랫폼을 확장할 수 있더라고요. 하나만 제대로 하기도 힘들잖아요. 그래도 내년에는 영상 쪽으로 콘텐츠도 확장하고, 정말 많이 요청 주시는 영상 제작 클래스까지 해보려고 생각 중이에요. 아마 핵심은 무드 있는 영상 쪽이 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세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수강생분들에게 하고 싶어요. 수강생분들이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한번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사진도 '이렇게 보정해야지'가 아니라 왜 이렇게 보정하고 싶은지를 알아야 하거든요.

저 또한 그 시간을 굉장히 오래 가졌고, 그것들을 거치면서 제가 될 수 있었고, 그런 시간이 굉장히 소중했어요. 수강생분들도 그런 시간을 거쳐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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