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몰디브로 떠나기 전에 마음부터 챙겼다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은 이미 여행의 일부라는 걸, 나는 2월의 몰디브를 떠올리며 다시 알게 됐다.
몰디브 여행을 준비한다고 말하면 대부분은 바다 사진부터 꺼내 본다. 투명한 물빛, 수평선 위의 석양, 수상 방갈로의 아침. 하지만 나는 항공권을 검색하기 전, 먼저 달력을 꺼내 놓았다. 2월이라는 계절이 가진 공기와 내 일상의 온도를 가만히 비교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추운 날씨에 몸을 웅크린 채 보내온 시간들이, 그 푸른 바다를 더 간절하게 만들고 있었다.
2월의 몰디브는 건기라 한다. 비가 적고, 햇빛은 선명하다. 날씨 정보 몇 줄로 정리할 수 있는 사실이지만,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마음속에서는 이미 맨발로 모래를 밟고 있었다. 그래서 준비는 자연스럽게 ‘필요한 것’보다 ‘덜어낼 것’을 정리하는 쪽으로 흘러갔다. 두꺼운 옷 대신 가벼운 옷, 빡빡한 일정 대신 비워 둔 시간, 무엇을 더 볼지보다 어떻게 쉬고 올지에 대한 생각.
몰디브 여행 준비는 의외로 단순했다. 리조트 하나를 고르고, 이동 방법을 확인하고, 짐을 최소화하는 것. 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서 나는 자꾸만 나 자신에게 질문하게 됐다. 이 여행에서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왜 지금 이 시기에 떠나고 싶은지. 대답은 늘 비슷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을 허락받고 싶다는 마음.
짐을 싸는 날이 다가올수록 마음은 점점 가벼워졌다. 수영복 몇 벌과 얇은 셔츠, 책 한 권. 그리고 바다를 바라보며 멍하니 있을 용기 같은 것. 몰디브는 무언가를 채우기보다, 비워내는 연습을 하게 만드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준비 과정조차 조용한 정리의 시간처럼 느껴졌다.
2월 몰디브 여행을 준비하며 나는 아직 떠나지도 않았지만, 이미 충분히 쉬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여행은 목적지가 아니라 상태에 더 가깝다는 걸, 이 준비 과정이 알려주었다. 바다는 아직 사진 속에 있지만, 마음은 벌써 그 수평선 근처에 와 있었다. 아마도 진짜 여행은 이렇게, 출발 전에 이미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2월 몰디브 준비 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