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에 대해 아무도 크게 말해주지 않았던 것들
처음 나고야를 여행지로 떠올렸을 때, 나 역시 반신반의했다. 도쿄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오사카처럼 시끌벅적하지도 않다는 말들이 먼저 따라붙는 도시였으니까. 그런데 막상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의 바람을 맞는 순간, 묘하게 마음이 가라앉았다. 여행은 꼭 자극적일 필요가 없다는 걸, 이 도시는 처음부터 조용히 알려주고 있었다.
나고야 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공항에서 시내로 향하는 짧은 시간이다. 생각보다 단정한 공항, 생각보다 빠른 열차.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보며 ‘복잡하지 않아서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지에서 길을 헤매는 일조차 피곤해지는 나이가 되니, 이런 단순함이 은근한 위안이 된다.
시내에 들어서면 나고야는 더 차분해진다. 지하철은 과하게 붐비지 않고, 사람들은 바쁘지만 서두르지 않는다. 하루짜리 교통 패스를 끊어두면 도시를 대하는 마음도 느슨해진다. 어디든 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면,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어진다. 나고야는 그렇게, 계획을 조금 비워도 괜찮은 도시다.
이 도시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의외로 ‘예약’이라는 단어다. 지브리의 세계를 품은 공원은 충동적으로 들어갈 수 없고, 미리 마음을 정해두어야만 닿을 수 있다. 날짜를 고르고, 시간을 기다리고, 클릭 한 번에 성공과 실패가 갈린다. 그 과정마저도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쉽게 닿을 수 없기에, 도착했을 때의 감정은 더 오래 남는다.
나고야의 음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확실하다. 된장의 깊은 맛, 바삭한 닭날개의 손맛, 장어덮밥을 나누어 먹는 느린 방식까지. 이곳의 음식은 빠르게 먹고 지나가기보다는, 한 번쯤 멈춰 앉아 이야기를 나누게 만든다. 식당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와 냄새가 여행의 속도를 자연스럽게 늦춘다.
아침의 나고야는 또 다르다. 커피 한 잔을 시켰을 뿐인데 토스트와 달걀이 함께 나온다. 계산서에는 여전히 커피 값만 적혀 있다. 이 도시가 오래도록 지켜온 생활의 방식은, 여행자에게도 잠시 그 리듬을 허락한다. 호텔 조식 대신 카페 창가에 앉아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은 생각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다.
나고야는 ‘대단한 여행’을 약속하지 않는다. 대신 불편하지 않은 이동, 과하지 않은 풍경, 충분히 맛있는 식사로 하루를 채운다. 그래서 여행이 끝나고 돌아온 뒤에도, 피로보다 안정감이 먼저 남는다. 어쩌면 이 도시는, 여행지라기보다 잠시 다른 삶의 속도를 빌려주는 곳에 가깝다.
나고야를 다녀오고 나서야 알았다. 어떤 도시는 설명이 필요 없고, 어떤 여행은 조용히 남아 오래간다는 것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마음속에 더 깊이 자리 잡은 여행. 나고야는 그런 방식으로 기억된다.
나고야에서 헤매지 않으려면, 이 순서만은 알고 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