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설레는 순간은 ‘결제하기’ 직전이었다
항공권을 사는 일은 여행의 시작이면서도, 이상하게 마음을 조심하게 만드는 의식 같다.
마나도라는 이름을 처음 검색창에 넣었을 때, 화면은 낯선 알파벳과 숫자로 가득했다. 목적지는 Manado, 공항 코드는 MDC. 부나켄의 바다를 떠올리면 가슴이 먼저 뛰는데, 결제 버튼 앞에 서면 손끝이 묘하게 차가워진다. 설렘과 불안이 같은 속도로 달려오는 순간, 우리는 늘 ‘제일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나는 먼저 한 달 전체 보기로 달력을 펼쳐두고, 가격이 가장 낮아지는 날을 찾아 천천히 숨을 골랐다. 가격 알림을 걸어두면 마음이 덜 흔들린다는 것도 배웠다. 마나도처럼 노선이 많지 않은 곳은 조금만 타이밍이 어긋나도 숫자가 휙 바뀌니까, 알림 하나가 여행을 붙잡아 주기도 한다.
비교는 결국 ‘나를 아는 과정’이었다. 직항은 시간을 아껴주고, 경유는 돈을 아껴준다. 어떤 날의 나는 지치지 않는 사람이었고, 어떤 날의 나는 조금이라도 덜 피곤하고 싶었다. 트립닷컴의 쿠폰, 원화 결제, 한국어 고객센터 같은 단어들이 괜히 따뜻하게 느껴졌던 건, 낯선 여행의 문턱에서 누군가 “괜찮아, 여기로 와도 돼”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였을까. 익스피디아의 묶음 할인, 네이버 항공권의 포인트 같은 것들도 결국은 ‘내가 안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여행을 고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아주 현실적인 체크리스트가 마지막을 지켜준다. 여권 만료일이 출발일 기준 6개월 이상인지, 영문 이름 철자가 여권과 100% 같은지. 철자 하나가 여행 전체를 멈춰 세울 수 있다는 사실은, 여행이 얼마나 섬세한 약속 위에 서 있는지 알려준다. 결국 비자나 결제 수수료 같은 작은 항목까지 살피다 보면, 바다를 향한 마음도 더 단단해진다.
결제 버튼을 누르는 순간, 화면 속 숫자는 영수증이 되고, 마음속 상상은 일정표가 된다. 항공권은 단순히 이동의 증표가 아니라 ‘그곳에 가겠다는 내 확신’이 된다. 마나도라는 낯선 지명이 어느 날부터는 내 하루의 배경이 되어 조용히 따라다닌다. 다이빙의 푸른 장면이 아직 오지 않았는데도, 이미 바다는 마음 한쪽에서 파도치기 시작한다.
결제 전 1분 마나도 항공권, 내가 마지막까지 확인할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