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삿포르 여행, 설렘은 눈처럼 조용히 쌓였다

2월 삿포르 여행의 설레임

by 하루담음

눈이 목적지가 되는 도시가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실감했다.


2월의 삿포르는 도착하는 순간부터 숨결이 달랐다. 공항 문을 나서자 공기가 살짝 따끔하게 볼을 건드렸고, 그 차가움이 오히려 마음을 맑게 했다. 여행은 늘 설렘으로 시작되지만, 이곳의 설렘은 유난히 조용했다. 소란스럽지 않게, 천천히 몸속으로 스며드는 방식이었다.


눈은 예보처럼 성실하게 내리고 있었다. 도로 가장자리에 쌓인 하얀 결은 시간의 두께처럼 단정했고, 사람들은 그 위를 조심스럽게 지나갔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눈이 눌리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가 도시의 리듬이 되었다. 카페 창가에 앉아 김이 오르는 커피를 두 손으로 감싸 쥐면, 바깥의 추위와 안쪽의 온기가 분명하게 나뉘었다. 그 대비가 이상하게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낮에는 눈이 만든 풍경을 오래 바라봤고, 밤에는 빛이 만든 장면에 머물렀다. 눈 위에 비친 불빛은 낮보다 더 선명했고, 그 선명함 속에서 하루가 차분히 정리되었다. 걷다가 멈추고, 멈췄다가 다시 걷는 일이 자연스러웠다. 2월의 삿포르는 여행자를 재촉하지 않았다. 그저 지금의 속도를 허락해줄 뿐이었다.


이 도시에서 설렘은 크지 않았다. 대신 오래갔다. 무엇을 더 보겠다는 욕심보다, 이미 충분하다는 감각이 먼저 왔다. 추위가 생각을 단순하게 만들었고, 단순해진 마음은 작은 장면에도 쉽게 반응했다. 길모퉁이의 눈사람, 방한모를 눌러쓴 사람들의 뒷모습, 늦은 밤에도 꺼지지 않는 가게의 불빛까지. 모두가 여행의 이유가 되었다.


돌아오는 길, 옷자락에는 아직도 차가운 공기의 감촉이 남아 있었다. 2월 삿포르 여행의 설레임은 화려한 기억이 아니라, 조용한 온도로 기억될 것이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았던 시간, 추위 덕분에 더 선명해진 마음. 그래서 이 도시는 겨울에 다시 떠올려진다. 눈이 내릴 때, 다시 설레고 싶어질 때.



겨울의 온도 2월 삿포르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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