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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해 하는 나

by 미친 에너지



나는 내가 잘 해서 아들이 잘 자랐는 줄 알았다.


워낙 산만했고 지적만 당했던 아이가 이렇게 의젓하고 멋있게 자라 있으니까.


너무나 기분이 좋은 나는


내가 그동안 노력한 것 때문에 아이가 이렇게 된 거라고


온 세상에 보상받듯 알리고 싶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내가 좋은 아이를 받은 것이었다.


너무나 순하고 순수하고 착하고 멋진 아들을 운 좋게 얻은 것이었다.


내가 만든 것이 아니었다.


그것을 감사하고 또 감사하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로 감사해도 모자랄 판에


나를 드러내는 일에만 꽂혀 있었다.

내 노력으로 얻었다고.

그래서 당연한 것이라고.


물론 그렇게 뚫린 입으로 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감사함이 부족한 채

한 일들은 결국 선 넘고 실수하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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