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영어공부

어른의 영어공부가 더 어려운 이유.

by Leafcat

10년 가까이 다니던 회사를 휴직을 하고 내가 하고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찾아 도전하다 보니 항상 동일한 벽에 부딛혔다. 그 벽은 바로 "영어" 이다. 대학생 시절 나는 공대생 치고는 영어를 잘 하는 편이었다. 나에게 영어는 언제나 '이 정도면 충분한' 것이었고, 언젠가는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정 반대로 기술이 발전하고 세상이 연결되어 갈수록 영어는 이전보다 훨씬 더 중요한 능력이 되었다. 초 연결 시대에서 영어를 유창하게 읽고 쓰고 말한다는 것은 내가 연결될 수 있는 세상이 그만큼 넓어진다. 분명 더 넓은 세상이 있고 가는 길도 잘 알고 있는데, 영어에 가로막혀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좌절했다. 결국 영어를 공부하기로 했다. 진학을 위해서도, 취업을 위해서도 아닌 내 스스로의 세상을 넓히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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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온라인 회화 클래스를 등록하고, 주 5일 아침 7시 30분 오프라인 어학원도 등록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나는 또 한번 좌절했다. 사실 일을 하며 꾸준히 영어를 접할 일들이 많았기에 분명 영어에 대한 기초 자원은 어릴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많다. 하지만 맞던 틀리던 상관없이 술술 나오던 말들이 목이 꽉 막힌듯 나오지 않았다. 영어로 말이 전혀 나오지 않는 이유부터 알아내야만 했다.


내가 생각해본 어른이 될수록 영어 공부가 더 어려운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틀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

사회생활을 오래 하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틀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비단 영어 뿐 아니라 모든 것에서 '틀린다'는 것에 대한 큰 부담을 가지고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결국 그만큼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들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그만큼 점점 틀렸을 때의 타격이 커지고 본능적으로 틀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살아간다. 영어는 '자신감' 이라고 했다. 자신감이 없어져 버린 우리 어른들은 틀리는 것이 두렵다.


2. 생각이 깊고 어휘력이 높다.

어른이 되어갈수록 생각의 깊이가 깊어진다. 동일한 주제에 대해 조금 더 깊은 통찰로 생각하게 되고 더 다양한 시각으로 대화를 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어를 더 오래 읽고 쓰고 대화한 만큼 어휘의 수준도 올라간다. 분명 이러한 것들은 어른이 된다는 것의 장점이다. 하지만 깊어진 사고와 높아진 한국어 어휘력에 비해 사용할 수 있는 영어의 패턴과 어휘는 달라진 것이 없다. 영어로 무언가를 말 하려 할 때 말문이 턱 막히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 생각한다.


이 두 가지 이유가 더해져 어른이 될수록 영어를 배운다는것은 점점 어려워진다. 하고 싶은 말은 산더미같은데 영어로 표현할 방법은 모르겠고, 그렇다고 아무말이나 일단 내뱉고 보기에는 틀리는 것이 무섭다. 반대로 어릴수록 언어를 배우는 것이 훨씬 빠른 이유는, 말할 수 있는 것들이 한정적인데다가 틀리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어를 배우려면 아이가 되자.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하고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그러고 나서 점점 어른이 되어 가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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