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테랑'
한국 영화의 특징 중 하나라면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고 한쪽에 치우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작품성이 높다고 평가를 받아도 흥행에 실패하는 경우, 반대로 흥행했지만 작품성에서는 의구심이 드는 작품들이 있다. 하지만, 영화 '베테랑'은 천만영화라는 타이틀을 얻고 작품성까지 인정을 받는 근래 보기 드문 한국 영화라고 볼 수 있다. 그 중심에는 단연 감독인 '류승완'과 배우 '황정민'이 있다. 우선 '류승완' 감독의 연출은 영화와 주제의식을 통쾌하고 시원하게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겼다. 그 의도는 화면에 고스란히 담겨 관객에게 전해진다.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함은 일절 없으며, 사회적인 내용에 통감하고 오락적인 요소에 즐겁다. 또한, 배우 '황정민', '유아인', '유해진' 등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는 각 캐릭터에 적절히 녹아들어 극에서 조화를 이룬다. 극 중 캐릭터들은 어디서 본듯 한 클리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그 한계를 극복한다. 영화의 장르 특성상 오락적인 요소에 치중되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외로 영화의 균형감도 훌륭하다. 이런 특징들이 영화를 흥행으로 이끌었고, 단순한 오락 영화가 아니라 한국 영화 역사에서 주요한 위치에 자리하는 영화 '베테랑'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영화 '베테랑'의 중심인 '류승완' 감독 특유의 연출과 배우들의 개성과 조화, 그리고 영화 '베테랑'이 담고있는 주제의식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영화 '베테랑'은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보기 드문 한국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 중심에는 단연 '류승완' 감독이 있다. 전작들의 모습을 살펴보면 주로 액션 중심의 작품을 연출했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드라마를 다루는 능력, 거기에 사회적인 메시지까지 내포하여 관객들에게 전하는 능력도 갖춘 감독이 되었다. 이번 영화 '베테랑'의 전체적인 연출의 테마는 간결함이다. 지루한 설명이 전혀 없고, 각 씬에서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명확하고 간결하다. 마치 빨리 읽히는 책을 보는 느낌이랄까. 또한, 액션과 드라마를 적절히 교차시키며 이야기의 몰입을 돕고, 영화적인 재미를 더한다. 액션도 화려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그리며 영화의 현실성을 부각시킨다. 이에 '류승완' 감독이 가진 약간의 유머가 영화의 기름칠을 해준다. 이들의 균형감은 매우 적절하다. 액션과 드라마, 거기에 코미디까지 두루 갖춘 한국 영화는 찾기 쉽지 않다. 영화내의 요소들이 적재적소에 위치하며 영화에 유려함까지 입혀준다. 과거 '류승완' 감독의 작품 중, 영화 '짝패'의 액션감과 '부당거래'의 감각적이며 현실적인 연출, 그리고 '베를린'처럼 속도감 있는 간결한 전개 등의 조화로 그간의 경험을 쏟아부은 듯한 영화 '베테랑'이다.
영화 '베테랑'은 한국의 냄새가 짙은 작품이다. 여러 배우들이 등장하는데, 각 배우들은 제 옷을 입고 활개친다. 그리고 그들의 조화는 한국적이고 영화적으로 아름답다. 그 중심에는 배우 '황정민'과 '유아인'이 있다. 맞은 편에서 대조적으로 극의 전개를 이끈다. '황정민' 배우는 '서도철' 형사 역을 맡아 정의감이 넘치고 투철한 경찰의 모습을 선보인다. 어느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모습이지만, '황정민' 배우는 자신의 개성을 입혀 독자적인 캐릭터를 구축한다. 한국적인 정서를 입히고, 연기의 현실성을 더한다. 이는 그의 특출난 능력으로 보인다. 반대편에서 악의 축으로 열연하는 '유아인' 배우는 '조태오' 역을 맡았다. 재벌 3세라는 캐릭터는 많은 드라마, 영화에서 다룬 캐릭터지만 '유아인' 배우는 독보적인 연기력을 보여준다. 역시, 빌런이 매력적이어야 영화가 성공한다는 풍문의 성공적인 사례로도 보인다. 첩첩악중이랄까. 극 중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악해져가는 그의 모습을 보고있으면 긴장과 약간의 떨림이 생긴다. 한국적인 정서에 현실적인 연기를 펼치는 '황정민' 배우의 연기가 영화 '베테랑'의 시작이라면, 영화를 넘어서 사회적인 악의 축으로 비치기까지 하는 '유아인' 배우의 연기력은 영화 '베테랑'의 마침표다. 그 외에도 여러 배우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감초같은 연기로 조화를 돕는다. '개성이 강한 연기를 조화롭게 다룬다면 이만한 궁극적인 모습도 없겠다'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본다.
영화에서 다루는 갈등과 사건은 현 사회에서도 많이 다뤄진다. 살인, 마약, 갑질 논란, 부유층의 독재, 비리 등은 영화에서 드러나는 모습들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영화 '베테랑'은 나름의 진중함과 함께 이런 부분들을 유쾌하고 통쾌하게 다루고 있다. 여기서 나름의 진중함이란 영화의 균형을 갖춘 상태를 의미한다. 앞서 언급한대로 한 쪽의 치우침없이 진중하게 주제 의식을 다루고, 그것을 액션과 오락적인 요소를 더해 유쾌하게 풀어낸다는 점은 영화 '베테랑'의 큰 강점이자 매력이다. 물론, '류승완' 감독은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기 보다 이런 환경과 사건 안에서 이뤄지는 캐릭터들의 변화에 초점을 두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제작자와 관객의 입장은 다르기 마련이다. 필자는 영화 '베테랑'이 무거운 사회적 메시지를 내포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풀어내는 과정이 '류승완'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조화, 그리고 민감할 수 있는 소재를 나름의 진중함과 더불어 유쾌하고 통쾌하게 풀어내는 방식이 영화 '베테랑'의 흥행과 깊이의 근거가 된다고 생각한다.
* 평점 : 4.5 (강력 추천)
* 한 줄 평 :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한국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