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과 사는 남자'
오랜만에 천만 영화가 탄생했다. 이번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은 침체기였던 영화계의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드라마의 힘이 강력한 영화다. 조선의 아프고 처연한 비극, 계유정난과 단종을 소재로 삼아 관객들의 마음을 울린다. 그저 비극에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한 송이의 꽃을 피우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희망을 비추기도 한다. 이는 '장항준' 감독이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 단종에 대한 애정 어린 마음을 대변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여기에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등 훌륭한 배우들의 감정적인 열연이 영화 흥행을 돕는다. 특히, '유해진', '박지훈' 배우의 감정 연기와 그에 대한 교류는 인상적이다. '유해진' 배우는 인간 냄새(?) 나는 연기로 극에 자연스러움을 더한다. 이제는 그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감탄스러울 정도다. 후반부로 가면서 고조되는 감정은 그의 열연을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여기에 함께 감정적인 조화를 이루는 배우 '박지훈'은 눈빛에 단종, 이홍위의 감정을 담아낸다. 그의 눈빛으로부터 연기가 시작되고 끝을 맺는다. 거기에 다른 배우들도 영화를 대하는 태도가 감정적이며 진심인 부분들이 화면 밖으로 고스란히 전해지며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이것이 현재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흥행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장항준' 감독의 시선,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담아낸 감동적인 서사를 다뤄본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영화 자체가 매우 인간적이다. 인물과 장면마다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영화다. 아마도 '장항준' 감독이 가진 영화에 대한 태도와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일까. 영화를 서사 중심으로 다루며 이야기와 인물들에게 집중한다.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은 연출의 기교가 크게 없고 서사를 뿌리 삼아 펼치는 정통적인 연출을 택했다는 것이다. 영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정직하게 흘러간다. 화려한 편집이나 연출의 기술은 크게 적용되지 않는다. 오로지 '이홍위', 그리고 함께 한 '엄흥도'를 조명한다. 그리고 그들이 품은 이야기를 수놓는다. 이야기에 힘이 있음을 믿고 묵직하게 영화를 밀고 나간다. 게다가 이것이 유명한 역사적 소재지만, 생소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밝힌 '장항준' 감독의 말처럼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낯설었다. 새로운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대중들은 '장항준' 감독이 바라보는 '이홍위'에 대한 시선에 동참하기를 원했고 이에 '장항준' 감독은 묵직한 감동으로 보답한다. 이 모든 것은 '장항준' 감독이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과 영화의 인물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유해진' 배우는 인간적인 냄새가 풍기는 연기의 달인으로 여겨진다. 배우가 분출하는 구수한 분위기와 이번 영화의 배역이 어울린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서 '이홍위'의 곁을 지킨 '엄흥도'로 극에 인간미를 더한다. 여기에 능청스러운 연기로 관객들에게 적절한 시점에서 웃음까지 선사한다. 그리고 후반부로 가면서 영화의 감정이 극에 달할 때, '유해진' 배우의 연기도 고점에 달한다. 극의 전반부와 대조적인 모습으로 비치는 후반부의 연기는 감정적인 폭발력을 지닌다.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엄흥도'의 모습에 관객들도 마음이 서서히 젖어간다. '유해진' 배우의 연기는 '단종', '이홍위' 역으로 열연하는 '박지훈' 배우와 만나며 상승효과를 자아낸다. '박지훈' 배우는 눈에 감정을 담아내는 연기로 관객들의 주목을 끈다. 그의 눈빛은 '단종'이었고, 그의 행동은 '이홍위' 그 자체였다. 그만큼 훌륭한 연기였고, 감정적인 힘을 지닌 연기였다고 생각한다. 영화가 그의 처연한 눈빛으로 시작해서 비극적인 눈빛으로 마무리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외에도 '한명회' 역으로 강한 존재감을 발산한 '유지태' 배우, '이홍위'의 곁을 지키던 '매화' 역으로 정서적인 연기를 펼친 '전미도' 배우까지 모든 배우가 영화에 감정적인 헌신을 한 듯 보인다.
오랜만에 천만 영화가 등장했다. 많은 한국 영화들이 흥행에 거듭 실패했던 가운데, 영화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어떻게 대중들에게 다가갔고, 마음을 울렸을까? 이는 영화가 강력한 서사의 힘을 지녔다는 증거다. 최근 영화계나 미디어 분야에서 트렌드처럼 보이는 자극적인 소재와 화려한 시각효과를 과감하게 배제하고 묵직하게 이야기만으로 밀고 나가는 영화다. 게다가 그 소재가 한국의 아픈 역사, '단종'의 이야기라면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는 충분했다. 하지만, '장항준' 감독은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고나왔다. 익숙한 소재의 생소한 이야기는 드라마가 강력했다. 정치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적인 정서가 가득했고, '단종'의 애민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인간적인 정서와 이야기는 대중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것은 흥행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물론, 흥행의 성공이 영화의 완성도를 나타내는 지표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침체기였던 한국 영화계의 방향성을 제시했고,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근 영화가 기술적으로 발전해서 시각 효과가 중요해지고, 트렌드에 따라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는 영화가 많아졌다. 그러나 영화란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예술매체다. 시각적인 것, 시대의 흐름보다 기본적인 이야기가 우선시 되어야 함을 주장하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다.
* 평점 : 3.5 (추천)
* 한 줄 평 : 처연한 비극에서 피어나는 한 송이의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