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구이

by 병우

연기 걱정 없는 야외에서 즐기는 숯불구이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입니다. 하지만 건강을 해치는 성분이 발생한다는 우려 때문에 늘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숯불구이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그리고 건강하게 즐기는 법을 정리해 보려 합니다.


숯불향은 숯의 향이 아닙니다. 오히려 숯은 아무 향이 나지 않을수록 고급 숯입니다. 산소 없이 오래 구워 나무에서 탄소 이외의 성분을 제거한 것이 숯입니다. 순도를 높일수록 탄소와 산소만의 결합이 중심이 되어 연기도 향도 안 나는 연료가 됩니다. 순도가 낮은 숯은 싸게 만들 수 있지만 연소 중에 유독성 연기가 발생합니다. 연탄, 브리켓, 식품용 인증을 받지 않은 정체불명의 흑탄 등 주변에는 잘 모르고 이용하면 가족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유사 숯들이 많습니다. 이런 연료는 연기가 음식과 사람에게 닿지 않는 방식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타고 있는 숯의 온도는 600-1000도 정도로, 프라이팬이나 오븐 같은 조리도구가 낼 수 있는 온도보다 훨씬 높습니다. 여기에 고기에서 기름, 수분, 양념 등이 떨어지면 순간적으로 연소하면서 연기가 생기고, 숯불향이 발생합니다. 이 중에서도 지방이 타는 향이 숯불향의 핵심입니다. 탄수화물엔 캐러멜 반응, 단백질엔 마이야르 반응이 있다면 지방에는 ‘불맛’이라는 드라마틱한 풍미의 변화가 일어나는 셈이지요. 생각보다 숯불향이 잘 나지 않는다면 지방이 너무 적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지방이 너무 과도하면 불이 붙기도 합니다. 이것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숯불을 이용한 조리 기술이라 하겠습니다.


마주하기 싫은 현실도 있습니다. 지방이 타면서 생성되는 연기 속에는 벤조피렌 같은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행히 최근 연구들은 섭취를 통한 발암 위험성이 90년대의 공포보다는 낮다는 점(우리 몸의 해독 능력 등)을 시사하고 있지만,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더 확실한 위험은 ‘연기의 흡입’입니다. 조리 중 발생하는 연기를 마시는 것은 담배 연기를 마시는 것과 같아 폐에 치명적입니다. 또한, 숯불은 온도가 높아 음식을 태우기 쉬운데, 탄 부분 역시 위험 요인이 됩니다.


따라서 맛을 포기할 수 없다면 위험을 최소화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선, 좋은 숯을 써야 합니다. 불순물이 없으며, 완전히 착화되어 하얗게 된 상태에서 구워야 유해 가스가 적습니다. 다음은 연기를 과도하게 입히려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연기를 많이 입힐수록 맛은 강해지지만 동시에 위험성도 높아진다는 점을 인지하고 적절한 선에서 타협해야 합니다. ‘불맛이 나는구나’라고 느낄 정도면 충분합니다.


조리 환경도 신경 써야 합니다. 연기를 직접 들이마시지 않도록 확실한 배기, 환기가 필요합니다. 연기 외에도 숯불구이를 하다 보면 불완전 연소에 의한 그을음이 생기거나 탈 수 있는데, 여기에도 위해 성분이 많으므로 제거하도록 합니다. 주로 기름이 많이 떨어져 숯불에 불이 붙을 때 이런 현상이 많이 생기므로 지방성분이 너무 많은 고기는 다른 조리법을 권장합니다. 탄 성분이 누적되지 않도록 불판은 깨끗이 관리되어야 합니다. 양념육은 더 잘 타기 때문에 직화보다는 간접열로 굽거나, 불판을 자주 교체하며 세심하게 구워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