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5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려고 신경을 쓰고 있는 중인데 좀처럼 지켜지지 않는다. 12시 전까지 모든 할 일을 끝내고 잠자리에 눕고 싶지만 왜 이리 빨리 시간이 가는지 모르겠다. 하루를 돌아보면 특별하게 뭘 한 것도 없는데 말이다. 시간이 빨리 가는 것인가, 아니면 나의 일처리가 너무 느린 것인가? 사실, 여러 가지 할 일 목록이 꽤 길긴 하다. 큰 목표를 거창하게 세우기보다 실천가능한 작은 목표를 여러 가지 세워놓고 실천해 가는 중이다. 그래도 딱히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은 없다. 한 줄 일기 쓰기, 1분 바이올린 연습하기, 차 한잔 마시기, 같이 소소한 것들 뿐이다. 아, 그러고 보니, 달리기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집 앞에 잡초가 많이 자라 있는 것이 눈에 띄어서, 보인 김에 뽑기로 팔을 걷어붙였다.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풀 뽑기에 몰두하다 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그러다가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샤워를 하는 중에도 계속 무언가를 듣고 있었다. 문득 시계를 보니 오늘이라는 시간이 2시간도 채 남지 않은 것이다! 서둘러서 차를 마시려고 물을 끓이고, 바이올린을 꺼내 아무 곡이나 연습하고, 일기를 한 줄 썼다. 오늘의 할 일 목록에는 풀업바에 1분 매달리기도 포함되어 있다. 그 시간만큼은 1분이 너무도 길게 느껴진다. 어찌어찌 간신히 1분을 버티기는 하는데, 매 번 할 때마다 손에 힘이 풀려서 중간에 떨어질까 봐 조마조마하다. 매달리기를 하는 이 1분만큼은 그 시간을 아주 순도 높게 온전히 경험하게 된다. 온전히 집중을 해야 간신히 끝낼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조건들을 다른 일들에도 적용하면 내가 느끼는 시간의 흐름이 조금은 느려지게 될까?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지 않고, 한 가지에 오로지 집중한다. 내 능력보다 조금 힘든 일을 하면서 최선을 다한다. 모든 감각을 한 가지의 대상에 집중해서 보내는 동안만큼은 시간의 날개를 조금 당겨서 늦춰볼 수도 있는 것인가? 지금 떠오르는 것은 매달리기나 플랭크, 오래 달리기같이 나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활동뿐이다. 아, 시간을 정해서 단식을 할 때도 시간이 정말 느리게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반면에 재미있는 일에 몰두하면 시간이 쏜살같이 사라진다. 행복을 포기하고 고통을 감내하면서 시간을 붙잡느냐, 시간을 흘려보내면서 즐거움을 찾느냐, 쉽고도 어려운 균형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