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10
돈이 참 좋고, 부자들이 부럽다. 경제적 자유를 획득해서 출근을 하지 않고 불로소득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삶을 꿈꾼다. 하지만 현실은 주 5.5일을 일하는 노동자이며 20년짜리 주택대출을 갚아나가고 있는 은행의 노예일 뿐이다. 돈이 다가 아니지만, 슬플 때 돈이 있으면 좀 낫다는 씁쓸한 말이 자주 떠오르는 요즘이.
잠깐. 돈이 다가 아니라면, 100%가 아니라면 한 몇 퍼센트 정도일까? 98%? 99%? 그렇다면 나머지인 1-2%는 무엇일까? 내가 그것을 갖고 있다면 부자들이 돈으로 살 수 없는 귀중한 것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된다. 그것들이 무엇인지 가끔 생각해 보곤 하는데 몇 가지가 떠오른다.
건강: 열심히 일하고 돈을 많이 벌어도 갑자기 병을 얻어서 평균 수명을 훨씬 밑도는 짧은 생애를 살다 간 부자들이 몇 생각난다.
체력: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하고 근력과 체력을 키우는 것은 하루에 돈을 내고 바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돈이 많다고 해서 시간과 의지가 생기는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언어 능력: 다른 분야와는 다르게 언어는 오랜 시간, 혹은 특정 장소에서 일정시간 이상을 지내야지 자연스럽게 구사할 있는 실력이 생긴다. 이건 돈으로 한 순간 얻을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악기 연주 능력: 악기를 연주하는 능력도 오랜 시간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천재적인 실력과, 매일 연습을 독려해 줄 수 있는 스승을 돈으로 모실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진실한 인간관계: 돈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그 돈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든다. 진정한 사랑이나 우정을 가려내기가 힘들 것 같다. 그리고 오랜 시간 숙성된 와인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지는 관계는 역시 꾸준한 시간적, 감정적 투자가 필요하다. 그건 돈으로 한 순간에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예술적인 창작활동: 돈으로 남의 작품을 살 수는 있어도 내가 창조하는 과정까지 살 수는 없다. 각자의 개성과 장기간의 시간의 투자가 지속되어야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돈으로는 이 모든 것을 좀 더 쉽고 잘할 수 있도록 선생님을 구할 수도 있고, 여러 장비도 구입할 수 있겠다. 하지만 돈이 있기 때문에 키우지 못하는 인내, 꾸준함, 겸손, 진실한 관계, 그리고 도정정신이 있다. 이런 것들을 가지고 있으면 부자들을 봐도 부러운 마음이 좀 가실 수 있을까? 부러우면 지는 건데, 부자들은 신경도 안 쓰는 혼자만의 경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