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18
솔직한 말을 기분 나쁘지 않게 해주는 동료가 있다. 오늘 대화 중에 나의 자책하는 버릇에 대해서 꼬집어 주었다. '넌 늘 네가 뭘 안 했고, 못했는지, 말하는구나. 완벽한 사람은 없어. 네가 모든 것을 다 해야 하는 것은 아니야.' 그런 말을 해주는 그녀를 보니, 지금까지 내가 자책을 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얼마나 짜증이 났었을까 짐작이 갔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람들에게 짜증을 유발하고 있었다니 너무도 낯이 뜨거웠다. 헉, 그러면서 또 자책을 하고 있다. 이건 자책의 악순환이다. 솔직히, 스스로는 자아성찰 하는 것을 좋아하고,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고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자신의 성향을 좋게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 나의 이런 면이 없어질 것 같지도 않고, 없애려고 노력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인생을 학교에 빗댄다면 매일의 실수는 오답노트에 정리해야 할 학습의 과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자책이 아니고 분석과 반성이다. 내가 고쳐야 할 부분은 내 성향이 아닌 방법이다. '앗, 내가 그 점을 미리 숙지하지 못했네요. 미안해요.'라고 과하게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 사과는 간단히 하되, 상황을 다시 되짚고 나의 잘잘못을 따지는 일은 혼자서 조용히 처리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그 과정을 다른 이에게 노출시킴으로써 내 미안함을 전달하려고 했고, 어쩌면 그 순간의 부끄러움을 그렇게 무마하려고 했던 것 같다. 상대방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과오인데도 쓸데없이 과장해서 자책을 하며, 내가 잘못을 인지했다는 사실을 과하게 어필하려고 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 내가 자책을 했던 방법을 반성한다. 사과는 과하지 않고 담백하게 하자. 자아성찰은 조용히 혼자서 해결하자. 부끄러움을 온전히 혼자서 마주하고, 같은 실수를 피하자.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준 동료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하지만 구구절절 고맙다고 하지는 않아야지. 그러다가 또 자책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