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20
가끔 기혼여성들에게 '혼자 살면 안 무서워요? 난 무서움 잘 타서 절대 혼자 못 살 것 같아요'라는 말을 듣곤 한다. 뒤늦은 독립을 한지 어느덧 5년이 지났고 1인 2 묘가구로 자리 잡은 지는 4년이 되었다. 그런 말을 들었을 때 나의 처음 반응은 '응? 뭐가 무섭지?'이고, 약간의 시간차로 '나 혼자 안 사는데, 고양이들이랑 사는데?'라는 반응이 뒤따른다. 아니, 어떻게 고양이들을 무시하고 나 혼자 산다고 생각할 수가 있는 거지? 고양이들의 존재감을 잘 모르는 사람이 분명하다. 시시때때로 귀엽고, 또 가끔은 앙칼진 목소리로 의사표현을 하고, 내가 관심을 안 가져주면 발톱으로 나를 콕콕 찔러서 날 돌아보게 하는 존재가 두 개체나 있으니 혼자라고 느낄 틈이 없다. 물론 고양이들이 외출을 하거나 가출을 해서 집에 없을 때에도 고양이 털과, 사료, 고양이 화장실 냄새로 그 존재감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그런데 조금 긴 시간차를 두고, 내가 더 많은 존재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낸다. 호시탐탐 고양이 사료와 나의 설탕봉지를 노리는 개미들, 차고 곳곳에 숨어서 거미줄을 치고 먹이를 기다리는 거미들, 내 발걸음에 호들짝 놀라서 잔디 속으로 사라지는 작은 도마뱀들, 어두워지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 두꺼비들과 매미들, 나를 잠 못 들게 하는 모기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 모든 생명들이 내 바로 곁에서 숨을 쉬며, 존재감을 발산하면서 살고 있다. 그뿐이랴. 내가 물을 주는 실내 화분들, 마당의 잔디와 잡초들, 집 앞의 나무들을 포함한 모든 식물들도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며 내 바로 곁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런 많은 생명들을 하나하나 세어보면 몇 백, 몇 천, 몇 만의 수가 되지 않을까? 내가 혼자 산다니 당치도 않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