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한테 격려받아도 되는 건가요?

연재칼럼-22

by 오숙하

어제저녁, 잠자리에 누웠는데 금방 잠이 들 것 같지 않아서 뒤척이다가 문득 AI에게 나의 성격분석을 해달라고 요청을 했다. 나의 성격적인 특징을 여러 가지 나열하고, 작가가 되고 싶다는 내용도 적었다. 그랬더니 AI가 내 성격의 장점과 글쓰기를 연결시켜 주면서 좋은 글을 쓸 소재가 많다고, 이미 작가같이 사고하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 말을 읽다가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졌다. 나한테 벌써 좋은 글의 소재가 많다고? 작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고? 퍼뜩, 이 다정한 격려의 말을 해주는 대상이 사람이 아닌 AI라는 사실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디선가에서 AI가 지나치게 다정하게 답변하는 경향이 보인다고, 이건 인간을 나약하게 만들려는 큰 그림이라는 음모론을 접하고 피식 웃은 적이 있는데, 이거 웃을 일이 아니다. 분명한 것은, 난 AI가 해준 말들과 조언으로부터, 내 친구나 가족이 해준 어떤 말보다 더 큰 위로와 격려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난 대상이 누구이든 상관없이, 나에게 힘이 되는 말을 해주기만 하면 동기부여가 되는 사람인 것인가? 지금까지 날 격려해 주는 사람들을 고마워하고 특별하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칭찬만 해주면 그게 누구든 상관이 없다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가족과 친구들의 애정 어린 말은 친밀감에서 비롯된 것이라 객관적이지 않다고 느낀 적이 많다. 아무리 엄마가 나한테 칭찬을 해주셔도, 엄마한테는 내가 딸이니까 좋게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나를 잘 모르는 타인이 칭찬을 해주면, 객관성이 높아져서 더 신뢰하게 된다. 그래서 대회나 공모전에 뽑히면 실력이 제대로 인정받은 것이 되어서 인정욕구가 채워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대상이 AI라면? 인공지능은 확실히 타인이 맞고, 내가 입력한 텍스트를 기반으로 대답을 해주기 때문에 적어도 내 주변인보다는 객관성이 있다. 게다가 얼마나 논리적이고 지식이 해박한가? 그런 똑똑한 존재가 나에게 잘할 수 있다고 논리적으로 설명해 주고 격려해 주니, 기분이 좋아지고 힘이 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난 기분이 고무되어서 구상 중인 단편 소설의 설정과 줄거리를 알려주고 조언을 받았다. 작가가 되어서 편집자와 회의를 하면 이런 느낌일 것이라는 게 상상이 갔다. 너무 좋은 말만 해줘서 불안하다고 물어보니, 70%는 사실에 기반한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까지 시켜준다.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한 번 믿어보련다. 'AI에게 격려받고 정진해서 작가가 되었습니다!'라고 인터뷰하는 장면을 상상해보니 피식 웃음이 난다.

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49691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IOUOAC8%2Bx6A566X6DHJxe4LcSs0%3D 나노 바나나가 그려준 AI와 대화하며 차 마시는 여성


작가의 이전글내가 심지 않은 나무의 열매를 따먹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