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 새로운 요리가 자주 소개된다.
언제부터인가 ‘먹방’이란 말이 익숙해진 시대에 맞게 TV, 유튜브를 통해 홍수처럼 쏟아지는 음식 프로그램은 대중의 요구인지 몰라도 인기 방송의 필수 소재로 음식이 등장한다.
보기 좋게 플레이팅(plaiting)이 잘 된 음식은 어떤 맛일까 호기심을 자극하고 치즈와 크림소스가 범벅이 된 요리는 엄청난 칼로리가 걱정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상상하기 힘든 배합의 레시피(recipe)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요리란 고유하고 전통적인 음식 자체의 맛이 있으며 재료에 따라 어울리는 조화가 있고 같이 먹으면 맛의 상승효과도 있기 마련이다.
지역에 따라 발달하고 나라마다 즐겨먹는 음식은 그 지역의 환경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더운 나라에서 많이 먹는 음식과 추운 지역에서 즐겨 먹는 음식은 그 지역이나 나라의 기후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인간의 신체에 맞게 발전한 것이고 오랜 기간 계승되어온 전통은 단지 맛의 차원으로만 생각할 수 없는 것이며
지역에 따라 많이 생산되는 식자재는 환경에 맞는 동식물의 생존에 적합한 과학적 원리가 있는 것으로 제철음식이 몸에 좋다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발효음식의 우수성이 서구 학자들에 의해 입증된 김치는 특히 고기를 먹을 때 없어서 안 되는 음식이라면 서양인들의 메인 요리에 함께 곁들이는 샐러드는 느끼함을 잡아 주는데 필수적이며 지방을 중화시켜 주는 효능은 오랜 세월 동안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었고 나라마다 발전한 대중음식은 그 지역 사람들의 체질과 건강에 연결되는 오묘한 영양적 작용이 있는 것이다.
성인병 인구는 나이를 가리지 않고 증가하고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유전자 변형 음식과 중금속에 노출된 식자재에 대한 우려 때문에
유기농과 건강 식단에 대한 관심은 세계가 공통적이다.
사람이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하는 영양분은 음식에 따라 조화와 궁합이 필요하며 과학적 입증이 불가능하던 옛날부터 전래된 음식문화는 자연의 섭리와 결합되어 내려온 섭생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시대에 따라 발전하고 개발되어 온 음식문화는 경제 상승과 연관되어 귀족과 양반들만 먹을 수 있었던 고가의 식자재가 신분계급의 변천과 함께 대중화되었고 전통적 조리방식을 벗어나 미각의 발달에 따라 변모하며 발전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음식문화가 변화되었고 세계 각국의 요리를 어느 곳에서나 즐길 수 있는 세상이지만 퓨전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국적 없는 음식이 넘쳐난다.
요즘 세상에 자기 입맛에 맞고 맛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사람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겠지만
맛과 건강을 함께 도모하는 시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음식들을 방송을 통해 볼 수 있다.
프라이드치킨에 크림치즈를 수프처럼 붓고 옥수수, 통감자, 채소들이 푹 담겨 나오는 메뉴, 신선한 샐러드용 채소에 딸기잼과 치즈를 드레싱으로 사용한 신개념 샐러드, 전통방식으로 양념된 황태찜에 치즈를 끼얹어 먹는 방송을 보게 되면 직접 맛을 보지 않아도 그 맛을 상상할 수 있을 정도이다.
달고 짠맛이 혼합된 음식은 중독성이 강해 대형 식품회사 제품에 다량의 나트륨과 설탕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고 대중의 입맛이 길들여진 이유로 '단짠'이라는 신조 합성어가 생겨 난지도 오래됐지만
MSG에 길들여진 중독성 때문에 한국인에게 라면은 국민음식으로 등극된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물론 바쁘고 힘든 현대사회에서 장을 보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직접 해 먹는 것은 시간적,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고 범람하는 인스턴트 음식 외에 주문만 하면 음식을 배송해 주는 시스템이 24시간 가능해진 것도 더할 나위 없는 편익이지만
음식에 대한 정성이 실종되는 현실이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음식의 조리과정 역시 최상의 맛을 살리기 위한 방법과 재료의 독특한 맛을 내기 위해 요리하는 사람의 노하우가 있는 것이다.
서양에서 고기를 먹을 때 시즐링(sizzling)이란 고기의 육즙과 겉면의 불 맛을 함께 즐기기 위해 신선한 고기에 적용이 되는 구이 방식으로 바삭함과 부드러운 맛의 조화를 말하고 대체로 다 익히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식재료에 사용되는 조리법이다. 아무 재료에나 가능한 구이 방법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방송에서 새로운 음식이 등장할 때마다 시즐링이라 소개하면서 겉은 태우다시피 하고 안쪽은 익지도 않은 음식을 맛있다고 먹는 장면을 보면 연출에 의한 출연자의 연기가 아닐까 의심을 하게 된다.
사람의 입맛이 동일할 수 없으며 요리방법 또한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만드는 사람에 의해 맛이 바뀌고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음식 철학 역시 상식을 벗어난 레시피와 조리방법은 일용할 양식인 음식에 대한 장난이고 모독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가족이 함께 한 식사 시간에 언제나 기도를 드리고 식사를 하는 가정이 많다.
소중한 음식에 대한 감사를 올리는 것이며 종교를 떠나 우리나라에서는 밥상머리 교육과 예절이 있다.
나 홀로 가정이 늘고 아무리 편하고 새로운 게 좋다 해도 인간에게 음식은 생존과 연결되는 가장 소중한 식량이다.
상식 밖의 자극으로 시청률을 위한 의도가 음식이라는 소재로 남발되는 방송은 대중의 정서는 물론 청소년의 감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은 물론 지구 반대편에서 굶주림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지양해야 할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끼니를 걱정하는 소외된 노년층도 적지 않은 현실에서 뜻있는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도시락을 마련하고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봉사활동이 많다는 현실을 생각해야 한다.
자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음식에 감사하고
즐겁게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은 소중한 축복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