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최고의 배신자를 꼽는다면 을사늑약(乙巳勒葯)을 통해 조선의 주권을 일본에게 팔아넘긴 이완용을 말할 것이고 삼국지에서적토마를 타던 여포는 중국 배신자의 전형으로 불린다. 그러나 세계사에 기록된 배신자의 원조는 기원전 410년에 태어난 정치가이자 장군이었던 알키비아데스이다. 용모가 수려하고 소크라테스의 제자로 학식도 갖춘 인물이며 뛰어난 외모로 자신의 스승인 소크라테스를 동성 연인으로 유혹했지만 소크라테스는 완강하게 거절했다는 설화가 있다. 알키비아데스는 조국인 아테네에서 신성모독죄로 재판에 회부되자 조국 아테네를 버리고 적국인 스파르타로 망명하였고 스파르타의 국왕 아기스 2세의 왕비와 불륜을 저지르다 발각이 되어 페르시아로 도주를 했다. 정치적 기지를 발휘해 페르시아 왕조의 태수인 티사페르네스의 보좌관 역할을 하고후에 아테네로 돌아오지만 장군으로서펠로폰네소스 전쟁을 패전으로 이끌어 결국 조국 아테네를 패배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역사를 통해 조국을 배신한 인물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들은 눈앞의 권력욕과 탐욕에 눈이 멀어 조국을 배신했지만 모든 변절자들은 비참한 최후를 맞은 사실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조선 왕조는 500년간 파란만장했던 역사의 소용돌이에서사대부의 계락과 당파 싸움으로 왕권이 무너진 적도 있었으며 위로는 청나라에게 조공을 바치고 잦은 외세의 침략은 급기야 식민지의 역사를 쓰고 말았다.
근대에 이르러 대한민국 임시 정부가 들어서고 뜻있는 부호들의 자금으로 독립운동이 일어났으며 광복을 맞기까지 한민족의 고초는 이루 형용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광복은오로지독립운동의결과가 이뤄낸 광복이라기보다 서구 열강의 나눠먹기식 조약의 결과이다.
물론 나라를 지탱한 궁극적인 힘의 동력은 온 국민의 강인한 주체의식과수많은 독립투사들의유혈의 대가이지만 시기적으로 독립투쟁은 한계가 있었으며 당시 상황은 열강의 협상이 대한민국의 주권을 회복하는데 큰 몫을 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동북아역사재단이 펴낸 '근대한국외교문서'에는 조선이 겉으로는 독립국이지만 실제론 열강들의 이권에 의해 보호국이라는 명분으로 조정당해 왔던 사실이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기록되었고 외교 문서에는당시 조선이 전통적 동아시아의 질서체제였던 '조공책봉체제'에서 서구 열강의 '조약체제'로 이행되었던기록이 상세하게 기록되었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기까지 인고의 세월을 보낸 한민족은 근대 국가의 과도기에서 숱한 혼란을 겪었고 좌익과 우익으로 사상은 분열되었으며 교육이 부재된 국민들은 뜻도 모른 채 선동자들에 의해 우익, 좌익으로 나뉘었다.
원래 대한민국이라는 국명은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들어서면서 최초로 사용되었고 1919년 4월 11일 제정된 대한민국 임시 헌장 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제로 함'이라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건국일을 1919년 4월 11일로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그러나 학자들의 의견이든 정치권의 의견이든 이미 전 국민이 수십 년간 알고 지낸 건국일은 광복절이자 일제에게 빼앗겼던 국권을 회복한 날인 1948년 8월 15일로 기리는 것이 당연하다.
1919년 4월 11일이 건국일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은 있지만 임시 정부라는 '임시'가 없는 날이 대한민국의 건국일로는 더욱 타당성을 갖는다.
최근에 이런 논란이 일어난 계기는 영화 '건국전쟁'이 흥행에 성공하자 따지기 좋아하는 정치권의 의도로 다시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동족상전의 비극 6. 25가 발발했고 폐허가 된 대한민국을 재건하기 위해 온갖 고통을 감수하신 우리 할아버지 세대와 허리띠를 졸라매고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우리 부모님 세대의 고진감래(苦盡甘來)가 없었더라면 오늘날 한국의글로벌 시대는 존재하지 않았을것이다.
가시밭길이었던 역동의 근대사에 이어 서슬 퍼런 군사독재를 지나 문민정부가 들어서기까지 험난하기만 했던 한국 정치는 숱한 고비에 고비를 넘으며 오늘까지 오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 21세기의 한국 정치는조선시대의 당파 싸움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당쟁이 지속되고 있다.
GNP의 성장으로 국가 경제 서열은 세계 11위까지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정치는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가난한 나라의 정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상식을 벗어난 법안들이 조령모개(朝令暮改)로 만들어지지만 그 법이 정당을 위한 법인지 국민을 위한 법인지 분간이 안 되고 당리당략을놓고 각축을 벌이는 국회의 작태만 연일 뉴스에서 보도되고 있다.
최근 차기대권을향한 당대표 선거에 촉각이 곤두서고 모든 채널의 뉴스는 여당의 당대표 후보에게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뉴스를 보면 같은 당의 대표를 선출하는 것인지 여야 간의선거전인지 구분이 안 될 뿐 아니라 후보의자격마저논란이 되고 있다.
방송을 통해 보도되는 토론회에서 정당의 단합된 위상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하는 여당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자기들끼리 수장 자리를 놓고 싸움을 벌이는 추태만 방송되고 있다.
차기 대권을 위한 당대표는 당연히 정치적 연륜과 자타가 공인하는 자격이 필연적이고 국민을 위한 정책을 집행하는 수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춰야 함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아무리 정치도 펜덤이라 하지만 인기에 영합한 화제의 인물을여론의 지지도만 보고 정당의 대표를 선출하는 것은 정치인의 자격과는 거리가 있는 임명 방식이 아닐 수 없으며 지도자라면먼저 지성인으로의 자격과 올바른 인성을 갖춰야 한다.
궁극적으로 당을 위한 인물 보다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인물이 지도자로 추대되어야 하며 공직자의 사생활은 누구보다깨끗해야 한다.
니체는 "정치는 권력의 흥정일 뿐이므로 현명한 사람은 파리 떼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말고 침묵을 지켜라."라는 말로 정치를 설명했다.
여기서 파리 떼는 열성적인 지지 세력을 뜻하는 것이고 오늘날에도 꼭 같은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전당대회 폭력사태에서 보듯지지자가 많은 정치 펜덤은 대다수가 하나의 공감대로 형성된 단체이므로 반대되는 세력과 마찰이 있는 경우 폭력사태나 극단적 사고로 이어질 위험은 언제나 있다.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교도소에 있어야 할 사람이 국회의원에 당선이 되어 당 대표까지하고 증거가 명백한 사법 리스크가 한두 개가 아닌 정치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법원까지 몰려가 단체 행동을 하는 사유는 극열 지지 세력이 많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뜻도 모르면서 동질감 때문에 상대를 공격하려는 집착이며 가장 기본적인 긍정과 부정의 기준이 무너진 현상이다.
물론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고 따르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어떤 사유이든 자신의 정치적 신념이나 이상에 부응하는 정치인을 좋아하기 마련이지만 실상은 자기가 바라는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실현 불가능한 정책이어도 공약으로 대중을 설득하기 때문이다.
정치펜덤은 얼마 전 음주운전 뺑소니를 내고 구치소에 있는 가수를 석방해달라고탄원서를 보내는 극성팬과 같은 맥락이다.
시대가 변하고 인터넷과 유튜브가 대중화되면서 보다 많은 정보가 넘쳐나지만 인터넷을 통한 정보는 허와 실을 명확히 가리기 어렵고 유튜브 방송은 제작자의 정치적 성향이 반영되기 때문에 자칫 편향된 사상이 싹틀 위험이 있으며 특정 정당에 대한 맹목적 지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펜덤이란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자주 듣다 보면 그 가수의 다른 앨범도 사서 듣고 콘서트에도 가며 같은 취향의 사람들이 모여 팬층을 형성한다.
팬들이 증가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팬들 간의 교류가 확대되어 스타를 우상처럼 여기는 팬클럽이 형성된다.
대규모의 팬들이 동일한 행동을 하는 것이 펜덤의 특징이며 우상이 연예인이 아닌 정치인이면 정치펜덤인 것이다.
펜덤은 특정인을 우상처럼 여기게 되면 옳고 그름의 기준이 무너질 수 있고 법적으로 처벌을 받은 범죄자라 해도 맹목적인 지지는 계속되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반드시 우려해야 할 사안은 정치 펜덤은 사회적으로 대규모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대중에게 끼치는 파장이 엄청나다.
그릇된 이념이 발전하여 이념이다른 정당에 불법 행위를 단체로 감행할 수 있는 것이 정치펜덤이며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위험이 있다.
2021년 트럼프 극렬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을 점거한 사태가 한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정치펜덤이며 특히 인터넷을 통해 주도면밀한 계획이 가능했다는 미국의 경우를 주목해야 한다.
조선시대에간신들의 계락에 넘어간 국왕은 올바른 정치를 못했고 사대부의 기세에 눌려 왕의 뜻대로 하명을 내리지 못했다.
간신들의 속내는 바로 자신들의 이권이었고 간신을 지지하는 세력이 막강했기 때문이다.
칭기즈 칸이 세계를 정복할 때 패배한 적장이 투항을 하고칭기즈 칸에게 무릎을꿇어충성을 맹세하면 "주군을 배신한 자는 살 가치가 없다."라고 말하며 거침없이 투항한 장수들의 목을 베었다.
당시 충성을 맹세한 장수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였지만 권력욕 때문에 주군을 배신한 자는 언제 어디서나 자신을 위해 부모도 배신할 수 있는 족속이다.
무릇 지도자는 인성이고와야 남을 다스릴 수 있는 법이고 정치적 신념과 애국심이 투철해야 하며 가족과 참모진도 법적인 하자가 없어야 한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주군을 배신한 자는 자신만을 위해 나라도 팔아먹을 수 있는 인간이다.
다큐멘터리에서 야생 동물이 심한 부상을 입으면 관리 캠프에서 수의사가 치료하고 적극적으로 보살펴 준 후 자연으로 돌려보낸다.
가축이 아닌 야생 동물이어도 보살펴 준 은혜를 잊지 않고 치료해 준 캠프를 다시 찾아와 수의사의 몸을 비비고 가는 상황은 실화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떤 경우라도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법사위원회에서 의장을 째려본다는 이유로 의장이 회의 중인 국회의원을 강제로 퇴장시키고 국회에선 고함과 언어폭력이 끊이지 않는다.
여당이 없는 국회에서 야당 마음대로 법안을 통과시키는 장면은 이젠 어색하지 않고 상식을 벗어난 국회의원의 언행이 TV로 방송될 때마다 국민들은 개탄을 금할 수 없다.
1990년대에 미국 연방 하원의원을 3선이나 역임한 공화당 김창준(Jay Kim) 의원에게 기자가 한국의 정치에 대해 물었다.
김창준 의원은 한마디로 일축했다. "하루빨리 한국 정치가 선진화 돼야 합니다."
선진화된 정치는 서구 선진국의 정치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상식적이고 옳고 그름을 아는 정치. 정당이 아닌 국민을 위한 정치, 없는 자를 위해 일하는 정치, 법 보다 인권이 앞서는 정치이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가장 훌륭한 임금은 사람들에게 그 존재만 알려진 임금, 그다음은 사람들이 가까이하고 칭찬하는 임금, 그다음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임금, 가장 좋지 못한 임금은 사람들의 업신여김을 받는 임금이라 서술하는데 첫 번째 백성들에게 존재만 알려진 군주를 가장 훌륭한 임금이라 말하는 까닭은 백성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나라의 태평성대(太平聖代)를 의미하는 것이다.
시작 전부터 사람들에게 인성이 글러먹은 인간으로 업신여김을 받는 위인은 애당초 지도자가 될 자격이 1도 없는 인간이다.
지금 미국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차기 대선 후보에서 사퇴를 했지만 대통령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다.
그러나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인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는 지지율이 낮고 부통령 재직 중 카리스마가 없다는 평가가 있으며 인기 있는 정치인은 아니다.
트럼프 전직 대통령은 총격 사건 이후 영웅으로 부상하여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으며다음 대선에서 트럼프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다시 당선이 되면 한국은 경제, 국방, 대북정책에 비상이 걸린다.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의 모든 상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방위비를 더 내지 않으면 주한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협박을 할 것이며 김정은은 좋은 사람이고 자신의 친구라는 입장에서 대북정책도 판이하게 달라질 것이다.
지금 여야가 당리당략을 놓고 싸움만 할 시기가 아니며 당 대표 차지하려고 난타전 할 때는 더더욱 아니다.
앞으로 닥칠 세계정세의 변화에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간구하고 여야를 떠나 공직자로서 국정 운영에 최선을 다해도 경제가 회복될지는 미지수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경제와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역사적으로 정국이 혼란하면 간신과 배신자는 속내를 드러내는 법이지만 이렇게 시국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정치인들은 잠시라도 권력에 대한 집착을 접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