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의 대표적 정서라면 창 너머 들려오는 풀벌레의 협주가 아닐까 싶다. 한낮의 작열하는 더위와 함께 들리는 매미소리와는 대조적으로 어둡고 고요한 밤의 앙상블로 끈끈하지 않은 깔끔한 배경음이라 말하고 싶다. 열대야가 없다면 선풍기, 에어컨의 기계음 없는 자연 그대로의 소리가 찬바람과 함께 창틀을 넘어올 때 술보다는 차를 한잔 마시며 가로등 조명의 창밖 풍경에 아무 생각 없이 시선을 고정시키는 것도 한 여름밤에만 느낄 수 있는 혼자만의 여유라 생각한다. 이런 시간에는 마음이 가는 데로 생각이 나는 데로 피부에 닿는 공기가 체온을 식혀줄 때 계획도 걱정도 하지 말고 생각을 정리하려 집중하지도 말고 그냥 가만히 있는 게 가장 좋은 휴식이고 진정한 여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