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 적 제법 예쁘장한 편이었으며(예쁘단 소리를 꽤나 자주 듣고 자랐으므로 뇌피셜은 아님ㅠ), 또래보다 키가 컸다. 늦게 큰다는 남자애들보다 항상 머리 반 토막 이상 더 위에 있었다. 그러다 보니 만나는 어른들마다 너는 커서 미스코리아가 되어야 한다며 내 의사와 상관없이 원대한 꿈을 꾸게 했다.
시간이 흘러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었을 무렵부터 오동통 살이 오르더니 얼굴에는 청춘의 꽃이라 좋게 포장한 여드름이 나기 시작했다. 그 뒤로 예쁘다느니, 미스코리아에 출전하라느니 하는 말들은 쏙 들어가고, 그저 '키 크다'는 말이 최대의 칭찬이 되어버렸다. 나는 제대로 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