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설, 수어로 시작된 관계
영화 [청설] 관람 후기
*스포가 싫다면 뒤로 가기!
청설의 원작을 처음 본 것은 20대 초반이었다.
다만 그때는 거의 자면서 봤기 때문에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청설이 한국 영화로 리메이크된다고 해서, 그 전에 원작을 본 후에 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너무 나지 않았던 관계로...! 원작을 보지 못한 채로 영화를 보러 갔다.
수어이름으로 된 포스터가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영화를 보면서 '나 진짜 원작을 제대로 안 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작과 이야기가 좀 다를 수는 있지만, 전혀 기억이 나지 않고
결국 결말에서 혼자 놀라버렸기 때문...!
청설을 보러 간 이유는
1. 이전에 봤던 사람과 같이 보러 가기로 해서
2. 수어를 배우고 있어서
였다.
수어를 배우는 사람으로서 영화에 나오는 수어를 얼마나 해석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고
배우들이 어떤 방식으로 수어를 구사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1] 빠르진 않았다. 그러나...
주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용준 / 여름 / 가을의 수어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수어가 빠르지는 않아서 알아볼 수는 있었다.
하지만... 수어란... 같은 수형으로 명사와 동사를 모두 쓰기 때문에...하하 ^^
대사 중에 '생각이 많을 때에는 이곳에 와서~~' 같은 것이 있었는데
'생각'을 '생각하다'라고 이해해버리니까 그다음 내용이 다 꼬여버렸다...^^! 하!
뻘쭘해져서... 당분간 해석 안하고 자막만 봄
[2] 수어가 잘린다.
물론 배우들을 찍는 감독님의 입장에서는 얼굴을 집중적으로 찍어야 하는 컷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수어를 하고 있는 중에 얼굴만 나오고 수어가 잘리다 보니까
배우들이 수어로 대화를 하고 있는 것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영화 자막이 몇 글자 끊어져 있거나 대화가 드문드문 들리는 것과 같은 느낌...!
청인인 나도 이 점이 불편하고 아쉬웠는데 농인분들은 더 아쉽지 않을까 싶은 부분이다.
수어가 잘리는 부분들이 너무 아쉬웠다.
결론은 이런 결론이었다고?! 했지만
동행에게 물어보니 원작도 같은 결론이라고 해서 납득하는 것으로.
수어로 대화하면서 서로의 관계가 깊어지기까지 수어가 큰 역할을 한다는 점,
그리고 청춘 영화의 느낌이 물씬 난다는 점이 좋았다.
다른 분들 따라가서 받은 필름마크까지~~~ 행복!
그런데 이런 영화를 보면서 빠져들어가면서 공감하기보다는 '좋을 때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나.
이제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