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s A 투자유치 받기 위해서는?

by 이정훈 회계사

노인요양 서비스를 연결하는 플랫폼 기업 A사의 투자유치 자문을 맡았던 적이 있다. Seed 투자를 이미 마쳤고, 지자체와의 협업 모델을 통해 매출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었다. 내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대표 역시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표현을 자주 썼고, Series A를 준비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실제 미팅 일정도 순조롭게 잡혔다. 초기에는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세 번째 투자 미팅이 끝난 뒤 돌아온 답변은 짧았다.


“현 단계에서는 저희가 검토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추가 미팅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투자자가 본 것은 숫자가 아니라 구조였다

미팅을 복기해 보면, 투자자들의 질문은 거의 같았다.
“지금 매출의 핵심 원천은 무엇인가.”
“그 매출이 앞으로도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구조인가.”
“이번 투자로 어떤 병목을 제거하게 되는가.”

대표는 매출 성장 그래프를 반복해서 설명했지만, 이 질문들에 대해 구조적으로 답하지 못했다. A사의 매출은 빠르게 늘고 있었지만, 그 증가가 특정 지자체와의 단발성 위탁 계약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정리하지 못하고 있었다.


회사가 성장한 것이 아니라 대표가 영업을 하고 있었다

내부 자료를 다시 들여다보니,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대표 개인 네트워크를 통해 성사된 거래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즉, 회사가 시스템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대표 개인이 영업을 수행하고 있는 구조였다.

이 구조는 내부에서는 성과로 인식됐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혀 다르게 해석된다. 대표 개인에게 종속된 매출 구조는 확장이 아니라 리스크로 평가된다. 투자자는 “이 회사가 아니라 이 대표에게 투자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조직이 아니라 대표가 회사를 굴리고 있었다

한 미팅에서 투자자가 이렇게 물었다.
“대표님이 빠져도 이 매출 구조는 유지됩니까.”
이 질문에 대표는 선뜻 답하지 못했다.

성과를 만드는 조직이 명확하지 않았고, 영업 프로세스 역시 시스템화되어 있지 않았다. 결국 이 회사는 성과는 있었지만, 그 성과를 재현할 수 있는 구조를 증명하지 못했다.


Series A는 회사가 스스로 성장하는지를 보는 자리다

Seed 단계에서는 비전과 기술, 그리고 대표의 문제 인식만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그러나 Series A는 다르다. 이 시점부터 투자자는 회사가 대표 개인을 벗어나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었는지를 확인한다.

A사는 숫자는 갖추고 있었지만, 그 숫자를 설명할 구조를 끝내 만들지 못했고, 결국 Series A 투자유치는 성사되지 않았다. 이 사례는 Series A에서 무너지는 기업들이 왜 같은 패턴을 반복하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A사의 사례에서 보듯, Series A에서 무너지는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숫자가 아니라 구조를 설명하지 못한다. 이 글을 읽으면서, ‘대표 개인이 빠지면 이 회사는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남았다면,
지금 IR Deck의 첫 장에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들어 있는지 한 번만 확인해보길 바란다.

다음 글에서는 투자자들이 IR Deck에서 가장 먼저 등을 돌리는 실패한 IR Deck의 5가지 패턴을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정리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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