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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에게 쓰는 감사 편지

1년에 2번 쓰는

by 하이브라운

3월부터 시작된 1학기가 오늘로 모두 종료되었다.

수십 번이 넘는 방학식을 겪었지만 늘 감회가 새롭다.

젊은 시절에는 마냥 들떠 신났다면,

경력이 쌓이니 더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자책이 밀려온다.

누군가에게 반복되는 일상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한 번뿐인 일상이 되는 환경은 무척이나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래도 학교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은, 함께하는 동료가 있다는 것이다.

서로 힘이 되고, 격려하며 지냈던 모습과 순간이 아름다웠고 감사했다.

18명이 속한 과정의 부장교사를 맡아 감사한 마음을 아래의 메시지로 전했다.

2학기는 조금 더 좋을 것이고,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좋아지면 그것으로 족하다.

결국에는 무엇이 되기보다, 좋아지는 과정에서 감사와 행복을 찾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사랑하는 선생님들께>

오늘로 2025학년도 1학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새 학기 준비 기간에, 어색하게 첫인사를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방학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번 학기는 어느 때보다 시간이 빠르게 간 것 같습니다. 늘 좋은 것들은 빨리 지나가기에 그만큼 좋은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처음으로 건물이 둘로 나눠진 우리 과정은 시작부터 큰 고민이었지만 경험 많은 선배님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배려, 젊은 선생님들의 에너지로 그것은 물리적인 제약만 되었을 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이 너무도 편했던 한 학기였습니다.

서로 돕고 배려하는 분위기 속에 모두 자신의 역할들을 넘어서해 주셨습니다. 한 분도 빠짐없이.

가장 부족한 부장이 있는 과정이 화목하게 지낼 수 있었던 단 하나의 이유라 생각됩니다.


특별히 이 글을 빌려 O수O 부장님과 본관의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물리적인 환경을 핑계로 많이 살펴보지 못했는데,

서로 도와가며 학생들 지도와 매끄럽게 교육 활동을 진행해 나가시는 모습에 늘 감사했습니다.

별관 선생님들께도, 손길이 더 필요한 학생들 묵묵히 지도하시며 늘 밝은 모습을 보여주셔서 감사했습니다.

17명의 선생님들 한 분, 한 분 호명하며 감사한 내용을 수없이 적을 수 있을 정도로 모두 감사했습니다.


1학기 우리 과정, 학생들은 부상이나 사건사고 없이 보냈고, 교사들은 서로 웃으며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2학기는 신입생 선발과 졸업 준비로 바쁘겠지만, 교사들의 친밀해진 관계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학교생활의 즐거움을 많이 찾을 수 있도록 연구하고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부족함은 제가 잘 알기에, 2학기에는 선생님들의 도움과 조언을 자주 구하며 함께 나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부산 태생의 말이 없는 남자입니다. 선생님들과 더욱 친해지고자,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보고자 말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분명 언행에 무례함이나 실수가 있었을 텐데 불편한 점이 있으셨다면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오늘로 작별하게 되는 O주O, O혜O선생님의 앞날에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모든 선생님들과 함께 바랍니다.


*특별하고 긴급한 전달사항이 아니라면 방학중 단톡방 공지는 최대한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모았다가 개학 준비기간에 알려드릴게요. 개학 후 바로 시작되는 행사 또한 개학 준비기간에 자세히 안내하여 진행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방학 때 학교는 잠깐 잊으시고 즐겁고 편히 지내시길 바라며, 개학 때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나는 깨닫는다. 추억을 만드는 데는 최소한 두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혼자서 하는 일은 절대로 추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혼자서 고독하게 뭔가를 해내는 일은 멋지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은 결국 우리를 위로할 것이다." - 소설가 김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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