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과 쉼 -쥐고 놓는 연습

백영옥 에세이

by 하이브라운
당신은 어떻게 해내고 어떻게 내려놓으며 살고 있나요?
멈추고 싶을 때 멈출 수 있는 브레이크가 없다면 최고의 속도는 무의미하다.


연말 연초를 여유 있게 보냈다. 바쁜 직장의 업무를 어느 정도 마무리하였고, 숨 가빴던 2년이 끝을 향하고 있어 심적으로 더욱 여유가 생겼는지 모르겠다. 2025년의 수확이라고 한다면 다시금 책을 가까이하는 해를 보냈다는 것. 지나온 한 해의 마무리와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을 책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근처 도서관으로 향했다. 여러 약속이 많은 시기에는 단편 소설집과 에세이가 딱이다. 각 한 권씩 빌려야겠다는 생각뿐, 뭔가 정해진 것 없이 여유롭게 책을 둘러보고 양서를 찾을 것 같은 생각에 설렌다. 마치 동전을 들고 학교 앞 문구점에 뽑기를 하러 가는 것 마냥.


산문집 코너를 살펴보던 중, 낯익은 작가의 이름에 시선이 멈추고 얼른 책을 꺼내 들었다. 이게 웬일. 최근에 연재를 마친, 토 요일마다 신문에 연재되던 칼럼을 쓴 작가의 에세이이다. 작별한 친구를 우연히 다시 만난 기분이다. 삶에 대한 가치관이나 관계에 대한 생각들이 무척이나 닮고 싶어서 좋아했던 작가였다. 연재가 끝나 아쉬웠는데 이렇게 책으로 만나가 되다니. 감질나게 하루 견과 한 봉씩을 먹다가(칼럼) 대용량 아몬드 한 봉지(책)를 선물 받은 기분이었다.


책은 '행복하기 위한' 삶의 태도와 습관, 생각들을 12개의 주제로 나누어 작가의 생각을 담았다.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정의하는 데부터 시작하여, 오랫동안 행복할 수 있는, 심신이 건강하게 행복할 수 있는 조건들이 많은 예시와 함께 제시되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전문적인 자기 계발서의 개론서 같이 분량과 내용이지만 이론 중심이 아닌, 실제 작가가 경험한 삶의 장면을 통한 이야기라 쉽고 더욱 가깝게 다가온다. 대여한 책이지만 곧 구매할 것이고, 기회가 된다면 가까운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그만큼 많은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다.


1. 습관

"우리는 습관의 덩어리일 뿐이고, 우리가 하는 행동의 40%는 의사결정이 아닌 습관 때문이다."

좋은 습관은 삶을 바꾸기 시작한다. 좋은 습관이 곧 좋은 삶이다.

2. 느림

자본주의에서 효율성은 우리를 사로잡았고, 삶의 속도를 높여왔다. 효율성은 어떠한 것에든 기준을 높였고 만족보다는 갈망이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며 살아가게 한다. 행복 곡선은 50대에 최저점을 찍고 U자형 곡선을 그리며 70대에 최고점에 이른다고 한다. 스트레스에 초연해지고, 주변을 관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3. 감정

감정은 우리 삶에 가장 중요한 정보다. 다양한 감정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대처가 삶을 건강하게 만든다.

4. 비움

시간 관리의 요체는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먼저 결정하는 것이다.

행복학 연구들은 삶에서 '축적' 못지않게 '배제'가 중요하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불필요한 관계를 정리하는 게 삶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요지다.

5. 경청

사람은 누구나 존중받기를 원한다. 누군가와 약속을 잡고 만났을 때, 내 휴대전화를 종료하고 가방에 넣는 행위는 상대에게 최고의 예를 표하는 방법이다. 나의 말보다는 상대의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고 반응할 때 상대에게 감동을 줄 것이다. 이 챕터를 읽고 2026년의 목표가 새롭게 설정되었다. "듣는 자로 한 해로 보내자." 누군가에게 위로를 주기를 원한다면 답을 찾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묵묵히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9. 만족

부족함을 느끼는 것은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란 느낌이 내면화돼 고착되는 것은 문제다. '충분하다'란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기 위해 중요한 건 지금의 나를 타인과의 비교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삶의 방식이 비슷한 사람을 시기하고 질투한다. 연결이 디폴트값이 된 시대에 단절은 이전과 다른 의미를 지닌다. 이제 단절은 스스로 지켜낼 수 있는 능력이다.

12. 성장

어제의 선택으로 오늘의 내가 있고, 오늘 나의 선택으로 미래의 내가 있다는 상상이 나를 만든다. 작은 선택이지만 지금에 집중해 작고 소소한 행복을 자주 누리는 것이 성공한 삶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