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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는 삶을 살고자 합니다.

극초기 시작 점검

by 하이브라운
우연한 기회에 평생의 행운을 낚았다.

읽고 쓰는 걸 즐기는 지금을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독서와 글쓰기 생활은 삶에 많은 긍정적 변화를 주었고, 평생 생활의 일부로 생각하게 되었다.

작년 말, 우연한 기회에 책을 가까이할 기회가 생겼다. 그간 바쁜 일상은 핑계고, 어려서부터 독서 습관이 길러지지 않아 책과 가깝게 지냈던 기억이 지난 40년간 없었다. 300페이지 전후의 책 한 권을 읽는다는 것은 고통이었고, 그 시간에 다음 일과를 위해 편히 쉬는 게 좋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작년 11월에 직장에서 연중 가장 큰 업무를 마감하고 비교적 여유로운 시간이 주어졌다. 주변에서 우연히 몇 권의 책을 추천받아 읽게 되었다. 책의 제목만 알려주고 추천이 끝났다면 어느 때처럼 포기했을 것이다. 추천하는 이유와 작가의 성향, 본인이 느낀 점들을 너무도 친절하게 추천을 해주셔서 읽지 못한다면 정성을 무시하는, 내겐 있을 수 없는 일이 되고 마는 상황이었다. 그때 읽었던 단편 소설과 에세이들이 불씨가 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에세이와 소설들을 읽으며 내 삶 또한, 내 주변의 사람들 또한 충분히 글의 소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내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달의 생활을 점검하고자 한다. 중간 점검이라고는 절대 제목을 못 붙이고 '극초기 시작 점검'이라고 하고 싶다.


1. 독서

책 읽기는 쓰기와 별개로 꾸준히 지속하고자 한다.

내게는 캐지 않은 탄광이 매우 많다. 그동안 고전과 스테디셀러 등을 거의 읽지 않았던 것(이건 자랑이 아닌 자기반성임). 책을 많이 추천해 주는 동료가 "이건 읽어 보셨을 것 같아요.", "읽어보신 책을 추천드리는 건 아닌지 걱정돼요." 이런 말을 할 때가 제일 민망하다. 세상의 흥미와 즐거움이 널려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 요즘은 무엇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이 될 정도이다. 소파 옆 테이블에 쌓아놓은 책을 하나식 빼가며 읽는 즐거움은 마치 굶주린 때에 뷔페에 온 것 같다.

계속해서 소설과 에세이를 주로 읽는다. 조금씩 분야를 넓힐 계획이다. 역사와 심리, 사회과학 도서에도 관심이 간다. 책의 분야를 어떻게 분배하여 읽을지도 고민할 사항이다. 목표는 최소 주 1권, 되도록 주 2권.


2. 글 쓰기

일기를 인터넷 일기장을 활용하여 쓰고 있다.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작성이 가능하여 직접 쓰는 방법이 아닌 이 방법을 택했는데, 개인 홈페이지라서 홈피가 폐쇄된다면 기록이 다 없어지는 게 위험이 있다.

또 지금은 독서를 꾸준히 해야 하는 시기라 주로 책 리뷰나, 일상의 생활을 짧게 브런치로 작성한다. One day One writing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걸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글을 발행하면 바로 '라이킷'을 눌러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게 참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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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되고 피가되는 작법서들 - 작가의 노하우와 조언들을 들을 수 있다.

본격적인 글 쓰기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일상의 기록 또한 잘 쓰고싶어서 작법서 몇 권을 읽었다. 작가님들의 조언이 참 감사하다. '불편한 편의점'을 쓰신 김호연 작가님의 작법서를 읽고는 엄청난 준비과정과 마음가짐, 일상이 글쓰기에 집중돼야 하는 삶에 잠시 좌절하였다. '글은 아무나 쓰는 게 아니구나.' , '준비하고 연마해야 할 능력들이 너무 많구나.' 이런저런 생각들이 들었지만 나는 전업 작가가 되려고 하는 게 아니란 걸 깨닫고 다시 홀가분한 마음을 찾았다.(고민하던 순간은 미래의 베스트셀러 작가였음.) 도움이 무척 되었던 책들.


3. 신문과 예술 관람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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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조간 신문(지역에 배달 가능한 신문이라 선택. 정치 성향과 전혀 무관!^^) , 우-후쿠오카 유후인의 코미코 미술관

사회 경험이 적다고는 할 수 없는 나이지만 그렇다고 다양한 경험을 한 것은 아니다. 교직 생활로 15년을 보냈으니 학교나 공무원 조직에 대해서는 잘 알겠지만 세상 돌아가는 것에는 견해가 좁을 수밖에. 또한 아직도 보수적인 학교라는 환경에 오래 있다 보니 생각이 굳은 부분이 많음을 느낀다. 아내와 대화하던 중 이 부분은 신문과 예술 활동이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신문은 다방면의 사회생활들을 간접 경험하는 계기가 되고, 여러 분야의 지식을 쌓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예술 활동은 미술관이나 전시회 관람, 영화 관람인데 틀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나 상상력을 자극해 주리라 믿는다. 실제로 얼마 되지 않았지만 신문 읽기는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됨을 느낀다. 예술 활동은 조금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꾸준히 이어나갈 생각이다.


4. 글 쓰기의 목적

마지막으로 '난 왜 글을 쓰고자 하는가?'에 답을 해야 한다. 처음에는 다른 이들과 조금은 달랐던 내 삶을 통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여러 에세이들을 읽으니 나와 비슷한, 나보다 더 큰 역경을 딛고 일어난 분들이 많았다. 글을 쓰면서 나 자신이 단련됨을 느낀다. 이제는 나를 위해 글을 쓰는 게 목적이라고 솔직하게 말 할 수 있다. 삶을 돌아보는 에세이, 살아갈 시간을 다짐하는 에세이,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기 위한 소설 등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글이 타인에게도 좋은 글이 될 거란 생각을 한다.


5. 마치며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삶이 너무 좋다. 왜 이제 알았는지 아쉬움도 있지만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다. 읽고 생각하고 쓰고 생각하고 또 그것으로 살아가는 삶. 취미가 되어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가 되도록 더욱 소중히, 열심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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