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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일대의 복들이 공격해 올 때

평생의 취미들을 발견하다.

by 하이브라운

사람마다 뜻하지 않은 일이 이루어지는 시기가 있다.

지난날을 생각해 보면 뜻하지 않았던 사람들과의 만남, 이사, 직장 이동 등 많았다. 내 생각과 의지대로 되는 부분이 아니라서 순응은 하지만 부담은 있었다. 지나고 보면 대부분 좋았던 것들. '그때 그렇게 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아찔한 순간 또한 있었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초까지 뜻하지 않게 세 가지의 취미들을 발견했다.

늘 '육각형인간'이 아닌 지덕체를 갖춘 삼각형의 인간이 되고 싶었다. 예상치 못한 시기에 여기에 맞는 취미들을 경험하게 되었고, 평생의 친구 같은 활동으로 삼고자 한다.


1. 독서와 글쓰기, 일간 신문 - 지

작년 말부터 이어져온 독서 활동은 삶에 큰 즐거움과 깨달음을 주었다. 한 권, 한 권 읽을 때마다 세상과 사람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는 느낌이다. 특히 나 자신에 대한 이해가 크다. 더하여 독서 후 리뷰를 작성하면 더욱 배운 것들이 내면화됨을 느낀다. 아직 읽지 못한 다양한 고전이나 유명 작품에 대한 기대도 많아진다. 독서를 통해서 깊이 있는 삶을 살고, 글쓰기를 통해서는 삶의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

신문은 자녀의 어린이 신문 신청을 위해 몇 개월 전부터 일간지를 구독하였다. 쌓여만 가던 신문을 버리기 바빴지만 방학을 맞아서(나의 방학.)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읽기 시작했다. 평소 TV와 인터넷을 잘 보지 않아 세상 돌아가는 소식에 어두웠는데 정치, 사회,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부분에서의 흐름에 이제는 조금 따라가는 것 같다. 무엇보다 글을 쓰기 위한 다양한 글감과 표현들이 차곡차곡 쌓이는 기분이다. 내게는 월 2만원에 만난 최고의 교재이다.


2. 첼로, 미술관 - 덕

첼로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은 몇 해 전부터 늘 해왔다. 독서와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올 해는 거침없이 도전하는 해로 스스로 선포했다. 내 마음의 감정을 누군가와의 대화로 풀어내는 방법도 있지만 악기를 통해서 해소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 무엇인가 연구하며 천천히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데 교재를 학습하고, 영상을 시청하며 천천히 배워볼 생각이다. 주변에 음악을 전공하신 분께 첼로 강사님 소개도 받았지만 시간을 정하고 매번 지켜나가는 것에 자신이 없었다. 직장에 사정이 생겨 시간을 변경하고자 하면 매우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는 성격이기도 하다. 마음 편하게 혼자 해보자! 악기 구입 정보를 검색하여 구입할 악기를 정했고 문의를 넣어놓은 상태이다. 악기 구입을 알아보는 과정은 마치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과 같았다. 조금 더 지출하면 윗 단계, 조금 더 지출하면 실력이 늘어도 당분간 악기를 바꾸지 않아도 되는 단계, 조금 더 지출하면 평생 이거 하나로 충분한 단계, 다시 '지금 내게 이런 게 무슨 필요?' , '한우와 수입산 소고기 맛도 구분 못하는데?'. 이러면서 다시 원점. 가장 기본적인 입문 연습용 첼로를 구입하기로 정했다.^^

미술관은 최근에 몇 번 다녀왔던 것이 너무 좋은 인상을 주어 꾸준히 하고 싶단 생각이다. 다행히 집 주변에 시에서 운영하는 아트센터가 있어 주기마다 전시회가 열린다. 이러한 것들도 관심이 없어서 지나쳤는데 볼 수 있는 눈을 주심에 감사하다. 미술에 소양이 부족하기에 관람 전에 사전 학습을 충분히 하고 관람한다. 오디오 해설 서비스가 있는 관람은 더욱 좋다. 솔직하게 지금은 미술관의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와 산책하듯 걷는 그 행위가 더욱 좋긴 하다. 언젠가는 그림들이 마음을 울리기를 바란다.

집 거실에 걸린 그랜마 모지스의 작품 - 가장 좋아하는 화가


3. 헬스와 러닝 - 체

작년 7월부터 업무에 지치지 않기 위해 운동했던 습관이 이제는 완전히 생활이 되었다. 체형이 바뀌니 생활 습관도 바뀌고 생각도 긍정적으로 달라짐을 매우 확실히 느낀다. 가끔 식욕 폭발의 유혹도 있지만 나쁜 것과 좋은 것을 경험하니 스스로 조절이 된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밤 11시. 야식의 욕구가 치솟는 시간이다. 이런 욕구에 절제가 없었다면 지금 글을 쓰지 않고 있을 확률이 100%. 삶의 모든 면에서 효과가 즉각적인 운동을 적극 추천한다.

인바디 결과 - 잘 유지되고 있다.


다행히 적정 체중, 근력, 체지방이 4개월 이상 유지되고 있다.

한 순간도 방심하거나 나약해지면 무너지기에 내 삶에 자극제가 되는 운동이다.^^



마치며,

위의 취미들은 평생의 동반자 같은 취미로 늘 함께하고 싶다. 서로 취미끼리 영향을 주면서 '나'라는 사람을 더욱 성숙하고 좋은 사람으로 변화시켜 주길 바란다. 딱히 비용이 많이 들거나 외부로 나가서 하는 활동이 아니라 아내가 더욱 좋아하고 지지해 준다. 사람의 대한 의지나 기대가 많이 줄고, 나를 보게 되는. 그래서 더욱 나를 생각할 수 있는 이런 취미들을 시작할 수 있어서 매우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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