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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불씨1,2

사랑 - 깨어지냄 - 겸손

by 하이브라운

소중한 지인에게 추천을 받아 읽은 소설이다. 지인은 얼마나 강력히 추천하고 싶으셨는지 책을 선물로 보내주셨다. 일본 소설은 아주 오랜만이고 실화 소설이라고 하여 조금의 걱정과 기대감으로 읽었다. 그런데 웬걸, 짧지 않은 분량이었지만 손에서 잠시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재밌었고 삶에 큰 깨우침을 얻었다. 별의 개수로 추천하자면 5개 만점에 10개를 주고 싶다.


우에스기 요잔(1751~1822)

일본 에도시대 후반기 요네자와 번의 번주.(지금 지방자치제의 시장, 구청장 정도 되겠다.) 규슈의 작은 영주집안에서 태어나 아홉 살에 아들을 얻지 못한 우에스기 집안의 양자로 들어갔다. 우에스기는 9대째 일본 동북지방의 요네자와 번을 다스려왔던 집안. 15세의 나이로 번주에 올라, 2년 뒤 소설에서처럼 정치개혁을 단행했다. 35세 때 번주에서 은퇴했다가 수구세력에 의해 번의 정치가 과거로 회귀하는 것을 보고 다시 정치의 전면에 복귀하였다. "백성을 위해서 존재하는 번주이어야 하고, 번주를 위해서 백성이 존재해서는 안된다." 파탄 직전의 요네자와 번을 에도막부 최고의 번으로 탈바꿈시킨 그의 여러 정책들은 지금도 요네자와 관청에 붙어 있으며, 일본 기업들의 기업 강령이 되기도 했다.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일본인이라고 꼽은 바 있다.

'250여 년 전 파탄지경의 요네자와 지방. 열일곱 살의 젊은 지도자가 얼어붙은 재의 나라에 개혁의 불시를 지핀다. 그 앞에 놓은 수많은 벽-권위, 부패, 타성, 개혁불감증. 요잔의 신념 앞에 벽은 하나둘 무너지고 작은 불씨는 거대한 용광로의 불꽃이 된다. - 책 뒷 표지의 내용 요약 인용


책은 우에스기 요잔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함께 개혁을 실천하는 모습을 그린다. 개혁을 준비하고 실천하고 결과를 얻기까지 인간의 연약함, 선함 등의 다양한 본성이 나타난다. 250년 전의 실화지만 지금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내가 있는 상황에 적절 하게 대입하여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핵심은 "사랑"이라는 것이다. 이 사랑 안에 헤아림, 친절, 배려, 자상함이 모두 포함된다. 책에서 표현한 "참을 수 없는 마음" 또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단체나 조직을 운영하지 않고, 조직에서 관리자의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충분히 내가 살아가는 환경에서 어떻게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또한 늘 "깨어있음"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사람은 연약하다고 평소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다. 좋던 나쁘던 평소와 다른 일상이 내게 주어지면 평소와 같이 행동할 자신이 없다. 대부분 좋지 못한 내면의 무엇인가가 나옴을 여러 번 경험했다. 나뿐이겠는가? 책에서처럼 많은 권한을 부여받으면 그것이 백성을 위하는 것이라 처음에는 생각할 수 있어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 권한이 마치 자신인 것처럼 행동하게 된다. 주변 사람을 바라볼 때에도 믿음은 중요한 덕목이지만 맹목적인 믿음보다는 그 사람이 나에 대해 직언을 해줄 수 있는지, 언행이 일치하는지 항상 살피고 주의해야 함을 생각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겸손"을 생각했다. 지도자의 최고의 덕목은 사랑이지만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겸손인 것 같다. 겸손은 사랑을 전하게 하고, 받는 이로 사랑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나를 낮추는 것만이 아닌, 상대를 헤아리고 상대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 겸손의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재미와 유익을 모두 확보한 소설.

내게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더욱이 한 집단을 이끌어가는 리더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청소년들에게도 큰 도전이 될 것이라 생각되는 책이다. 추천해 주신 지인에게 감사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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