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신익 Nov 09. 2017

디즈니의 20세기 폭스 인수가 진짜 이뤄진다면

  할리우드는 언제나 많은 핫 이슈들을 생산해내는 곳이죠. 근래 가장 큰 핫 이슈로 떠오른 이슈 하나는 바로 디즈니의 20세기 폭스 사 인수를 추진했다는 것입니다. 상황의 개요는 이렇습니다. CNBC에 따르면 지난 몇 주간 디즈니와 폭스는 인수 협상을 진행했지만 현재는 중단된 상황이라고 합니다. 폭스 사는 최근 자사의 영화들이 부진함과 동시에 본래 주력했던 뉴스와 스포츠에 더욱 집중하고자 하여 영화를 담당하던 20세기 폭스의 매각을 원했고 디즈니는 영화 시장에서의 파이를 더 키우기 위해 인수를 추진했다고 추측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중단되긴 했지만 할리우드에서 중단은 영원한 중단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한 번 시도가 됐던 만큼 언제든지 다시 진행될 수가 있는 사안인데요, 만약 인수가 이뤄진다면 디즈니의 영화 세계는 어떤 영향을 받을 지 한 번 추측해보겠습니다.

1. <엑스맨> 세계관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합류

  일단 인수가 이뤄진다면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이 생길 항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 MCU는 블록버스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마블 스튜디오가 MCU를 만들기 이전에 판매한 판권 때문에 모든 마블의 캐릭터들을 아우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팬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죠.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스파이더맨>(소니)과 <엑스맨>, 그리고 <판타스틱 4>(폭스), <헐크>(유니버셜)가 있습니다. 현재 <스파이더맨>은 <캡틴아메리카: 시빌 워>와 <스파이더맨 홈커밍>을 통해 늦게나마 합류했고 <헐크>는 솔로 무비의 제작만이 제한될 뿐 유니버스 내에서는 꾸준하게 얼굴을 비추고 있는 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폭스의 인수가 이뤄진다면 <엑스맨>과 <판타스틱 4>도 합류가 가능해 MCU가 다룰 수 있는 이야기의 범위는 더더욱 넓어지게 됩니다.

  물론 이미 방대한 이야기를 다루고는 있지만 언급한 작품들 중에서 <엑스맨>의 존재감은 그 자체로 상당한 편입니다. 하나의 싱글 히어로가 아닌 매력적인 다수의 히어로를 보유하고 있고 영화화된 <엑스맨> 시리즈들 중 다수의 작품이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팬들이 <엑스맨>의 합류는 MCU의 힘을 더더욱 키워주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견고한 블록버스터 시장의 형성

  이미 디즈니는 블록버스터 시장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픽사와 더불어 자사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현재 가장 강력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이며 실사 영화는 MCU의 영향력과 루카스 필름의 <스타워즈> 시리즈, 그리고 향후 등장할 수도 있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등으로 상당한 힘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말레피센트>로 시작돼 <정글북>, <미녀와 야수>에서 꽃을 핀, 자사의 애니메이션을 실사화 하는 라이브 액션 프로젝트도 점점 시장에서 큰 재미를 보고 있으며 <캐리비안의 해적>과 같이 인기가 쉽게 식지 않는 시리즈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금 디즈니의 라인업만으로도 충분히 시장에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기에 폭스가 가진 아이템들이 합류한다면 디즈니는 압도적인 정상의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꾸준하게 재미를 보고 있던 블루스카이 픽처스도 있으며 앞서 말씀드린 히어로 캐릭터들도 합류하며, 최신작은 실패를 맛봤지만 상당한 매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에일리언> 시리즈도 있죠. 무엇보다 8년째 전 세계 흥행 1위를 지키고 있는 <아바타> 역시 폭스에 소속된 작품입니다. 이러한 프랜차이즈들이 합류하고 이를 잘 살려내기만 한다면 디즈니는 영화 시장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입니다.

3. 개성적 작품의 획일화?

  현재 디즈니는 흥행적인 측면에서나 작품적인 측면에서나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단순히 재미있는 작품들이 아니라 재미있으면서도 영화를 잘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영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도 종종 보이죠. 하지만 최근 들어 지적되는 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영화들이 획일화되는 느낌이 있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디즈니의 작품들이 가족 단위 관객들을 공략하는 만큼 최근 작품들의 등급도 PG-13을 넘어가는 경우가 없었고 완성도와는 별개로 가족 드라마에 최적화되는 작품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폭스의 작품들은 PG-13의 범주를 넘어선 작품들이 많습니다. 당장 <에일리언> 시리즈는 SF호러의 대명사이며 SF적인 그로테스크함과 공포감이 주를 이루는 작품입니다. 마블 원작의 <엑스맨> 역시 <데드풀>과 <로건>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 R 등급에 도전해 성공적인 결과를 내놓았으며 이후 가장 먼저 공개될 <뉴 뮤턴트>는 호러 장르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리부트된 <혹성탈출> 시리즈도 등급이 PG-13이긴 하지만 굉장히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이었고요. 이러한 작품들은 디즈니에 합류된다 했을 때 그 거취가 어떻게 될지 불분명합니다. 디즈니의 색깔에 획일화되는 것은 아닐지, 혹은 독립적인 위치를 보장받을지. 이 역시 디즈니가 폭스를 인수했을 때 주목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우스게 소리로 한 커뮤니티에서는 디즈니가 <에일리언>마저도 가족 드라마로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메이저 영화사가 다른 메이저 영화사를 인수하는 것은 당연히 그 자체로 큰 이슈입니다. 우선은 인수가 중지된 만큼 당장 일어날 일은 아니지만 이 사안은 어떻게 끝을 맺게 될지 궁금하며 만약 실제 인수가 이뤄졌을 때 그 이후의 상황도 궁금해집니다.(하지만 무엇보다 당장 자사가 맡고 있는 작품들의 완성도를 챙기는 것이 우선이겠죠?

매거진의 이전글 <군함도>에 관한 영화 외적 쟁점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