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천만 넘긴 <기생충>, 그리고 그 기록들

by 조신익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연출작 <기생충>이 개봉 53일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지난 일요일인 21일, <기생충>은 일일 박스오피스 5위의 성적으로 11,669명의 관객을 동원하여 누적 10,000,249명의 성적을 기록해 천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습니다. <기생충>이 천만을 돌파하면서 재미있는 기록들이 생겨났습니다.

우선 봉준호 감독의 경우 <괴물>에 이어 두 번째로 천만을 기록한 감독이 됐습니다. 이는 국내에서 봉준호 감독을 포함하면 단 네 명밖에 가지지 못한 기록인데요, <해운대>와 <국제시장>으로 가장 먼저 이 기록을 가지게 된 윤제균 감독, 뒤이어 <도둑들>과 <암살>로 천만을 돌파한 최동훈 감독, 유일하게 시리즈 영화로 이 기록을 보유한 <신과 함께: 죄와 벌>과 <신과 함께: 인과 연>의 김용화 감독이 그 주인공입니다. 해외 감독까지 포함을 하자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어벤져스: 엔드 게임>을 연출한 루소 형제 감독도 포함할 수 있겠네요. 봉준호 감독은 <괴물> 이후 13년만에 다시 한 번 연출작이 천만을 넘기며 이 타이틀을 얻은 감독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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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강호의 경우 네 번째로 천만을 돌파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최초는 앞서 언급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었으며 그 이후로 2013년 양우석 감독의 <변호인>, 2017년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를 통해 천만 영화에 출연한 바가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네 작품 모두 주연으로 출연한 작품으로, 천만 영화 네 편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배우는 국내에서 송강호가 유일합니다. 출연 작품수로만 따지면 <광해, 왕이 된 남자>, <7번방의 기적>, <명량: 회오리 바다>, <극한직업>의 류승룡이 똑같이 네 작품으로 같지만 류승룡의 경우 <광해>와 <명량>에서는 조연으로 분하였습니다. 또한 굳이 천만 영화만을 따지지 않아도 <설국열차>와 <관상>으로 900만 관객대의 영화 두 편, <밀정>, <사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의형제> 등 500만 이상의 작품들도 대거 있으며 <살인의 추억>, <공동경비구역 JSA>와 같은 한국 영화 초기 흥행작들, 그리고 <밀양>, <박쥐> 등 해외 영화제를 열광케한 영화들까지 생각해보면 현대 한국영화에서 송강호라는 배우가 가지는 존재감이 대중적으로나 연기의 질적으로나 얼마나 큰 존재감을 가지는지를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됩니다.

또한 해외 주요 영화제 수상작 중에서도 가장 높은 흥행을 기록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기존에는 영화제 수상작이라 하면 어렵고 딱딱한 영화라는 인상을 주어 흥행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외적으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박쥐> 등의 작품이 있었지만 <기생충>이 보여준 폭발적인 흥행은 아니었으며 <박쥐>의 경우 200만 명을 조금 넘기며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었습니다. 잠깐의 이슈는 되지만 대중적으로 어필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흥행에서는 당연히 큰 단점으로 작용했던 것이죠. 특히 한국 영화 최초로 3대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의 경우는 60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습니다.(다만 작품의 성향과 규모를 생각해봤을 때 60만의 성적도 정말 대단한 성적이긴 합니다.) 그런 점에서 올 해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이 천만을 넘긴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면서도 의미가 있는 기록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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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1년 중 상반기에만 천만 영화가 4편이나 개봉한 유일무이한 해가 됐습니다. 지금까지 2019년 개봉작 중 천만을 돌파한 영화는 <극한직업>,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 그리고 <기생충>입니다. 지금까지 한 해에 4편의 천만영화가 개봉한 경우는 <겨울왕국>, <명량>, <인터스텔라>, <국제시장>이 개봉한 2014년이 유일했습니다. 다만 2014년의 경우에는 1년에 고르게 분포하여 개봉한 반면 올 해의 경우 천만 돌파작 네 작품이 모두 상반기에 개봉한 작품들입니다. 만약 이후 여름 시즌 텐트폴 영화나 추석, 연말 시즌에 천만 영화가 한 편이라도 더 나온다면 2019년은 역대 최다 천만영화 개봉연도가 됩니다. 다만 이러한 기록 뒤에는 비판점도 있는데요, 전체 파이가 커졌기에 나올 수 있는 기록이지만 동시에 일부 작품에만 관객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이전에 비해 더 심해졌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