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알라딘>의 초장기 흥행으로 11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가 천만을 돌파하면서 박스오피스 관련 소식은 위 두 작품으로 많은 이목이 쏠려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전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이 주목하던 이슈가 있었죠. 지금껏 보지 못한 속도로 흥행을 이어가던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과연 <아바타>의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 기록을 드디어 깨느냐입니다. 당초 개봉 첫 주에만 10억 달러를 넘기는 등 상식 밖의 흥행으로 <아바타>의 기록을 깨는 것은 시간문제로 일컬어졌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소모되어 초반 흥행세가 금방 꺾였습니다. 그래도 약 2주만에 20억 달러를 넘기며 하락세가 크더라도 <아바타>의 기록은 금방 넘길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존 윅3: 파라벨룸>, <알라딘>,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등 여름 시장을 겨냥한 경쟁작들에 서서히 밀리면서 예상보다 빠른 성적 하락으로 <아바타>의 기록, 27억 8800만 달러를 눈앞에 두고 멈추나 했습니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추가 영상을 포함한 재개봉이 이뤄지면서 성적이 소폭 상승했고 그 이후 이어진 장기상영 끝에 지난 7월 21일, 무려 개봉 87일만에 <아바타>의 기록을 깨고 역대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습니다. 아직까지도 상영을 이어나가고 있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현재 27억 9000만 달러를 넘긴 상태입니다.
이에 <아바타>를 연출했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자신의 작품 <타이타닉>의 기록이 추월당했을 때에 이어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축사를 보냈습니다. <아바타>의 상징적인 대사인 "I See You"와 함께 "박스오피스의 새로운 제왕이 된 것을 축하한다"라고 적었습니다. 일각에서는 개봉한 지 약 두 달 가량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재개봉을 하는 것 자체가 신기록을 위한 일종의 발악이 아니냐며 지적했고 재개봉판에 포함된 추가 영상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았지만, 서로 재개봉 버전의 성적을 제외한다면 <아바타>의 경우 27억 4000만 달러,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경우 27억 5000만 달러로 어떻게 비교하든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아바타>의 성적을 확실하게 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아바타>의 기록을 깨는 데까지 무려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아바타>가 그 이전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타이타닉>을 깨는 데는 비슷하게 1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타이타닉>, <아바타>를 모두 감독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작품들이 현대 박스오피스와는 걸맞지 않게 초장기 흥행을 보이는 기이한 흥행 구조를 가지고 있어 아마 <아바타>의 기록을 깨는 것은 <아바타 2>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11년동안 착실하게 자신만의 스토리라인을 쌓아나간 마블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면서 <아바타 2>가 나오기도 전에 <아바타>의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10년 전과는 많은 것이 바뀐 지금, 과연 <아바타 2>가 전작만큼의 선풍적인 인기를 유도해낼 수 있을지, 새로운 박스오피스 제왕이 등장하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릴 필요 없이 제임스 카메론이 다시 왕좌를 가져갈지, <어벤져스: 엔드게임> 덕분에 박스오피스를 바라보는 새로운 주안점들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왕좌는 마블이 탈환했으며 당분간은 이를 위협할 작품은 절대 등장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