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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신익 Feb 10. 2017

어제의 CGV 영등포, <컨택트>와 <맨체스터바이더씨>

  어제는 CGV 영등포에 가서 두 편의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하나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컨택트>고 하나는 케네스 로너건 감독의 <맨체스터 바이 더 씨>였습니다. 두 영화 모두 국내외에서 이미 크게 인정을 받고 있던지라 부푼 기대를 안고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일단 기대대로 두 영화 모두 굉장히 좋았습니다. CGV 영등포의 시설도 상당히 좋았지만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고요. 나중에 극장 방문기를 적을 때 적겠지만 지금만큼은 어제의 기억들에 한정해서 간략하게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컨택트>는 7관에서 관람했습니다. 앞서 <컨택트> 관람 팁을 적을 때 고려할 세 가지 사항으로 마스킹, 영사기의 밝기, 스크린이라고 했죠. 영등포 7관은 스크린 하단에 살짝 스크래치가 있는 것을 빼면 아주 완벽한 조건이었습니다. 밝기도 충분했고 마스킹도 잘 되어있어서, 특히 셸에 들어가는 장면에서의 어둠이 굉장히 잘 표현됐습니다. 비록 상영관은 작았지만 셸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벌판의 화려한 색감과 셸의 무채색이 이루는 콘트라스트가 돋보여 광활함도 더해졌고요. 거기다가 사운드도 충분히 강력한 출력을 보여줘서 보는 맛도 보는 맛이지만 듣는 재미도 상당했습니다. CGV 영등포를 몇 차례 방문을 하긴 했었지만 모두 스타리움 관을 관람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일반관 관람은 처음이었는데 이번 <컨택트> 관람은 스타리움의 여부를 떠나서 CGV 영등포가 진짜 잘 지은 극장이구나 하는 걸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케네스 로너건 감독의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상영 이후 이동진 평론가의 GV까지 더해 관람했습니다. 영등포가 2015년 스타리움관에 6P 4K 레이저 영사기를 도입한 이후 스타리움관을 처음 찾은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 방문해서 관람한 작품이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확장판>이어서 기술력 측면에서 최고를 느끼기는 어려웠죠. 하지만 이번 관람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오프닝 장면과 이어지는 초반 시퀀스는 정적이고 정돈된 앵글로 주인공의 주변을 담는 시퀀스입니다. 일단 선명함은 선명함대로 말도 안되는 정도고 영상의 밝기도 상당히 밝았습니다. 이런 영상적인 충격은 미국에서 IMAX 레이저를 처음 봤을 때와 같았습니다. 영등포에 다시 한 번 반한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마냥 좋을 수만은 없었던게 정말 어이없는 자막 사고가 나왔고 두 차례 관람이 중단되었으며 문제는 결국 시정되지 않았습니다. 자막이 안 나오거나 아예 다른 내용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중간중간 단어가 빠진 상태로 나와 더 골아픈 상황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대사가 "빌어먹을 차가 어디갔지"면 "빌 먹을 차가 어 갔지"와 같은 식으로 나왔습니다. 덕분에 원어를 듣고 자막을 보고 자막을 유추해서 내용을 끼워맞추는 기이한 관람을 경험했네요. 이로 인해 30분 가량 관람이 지연돼서 7시 30분에 시작한 이번 상영이 11시 30분에 GV까지 모두 마무리했습니다. 덕분에 교통 여건상 GV를 모두 듣지 못하고 돌아간 관람객들도 많았네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아쉬운, 아쉬운 걸 넘어서 상당히 짜증났던 관람이었습니다. 영화 자체도 정말 좋고 GV도 정말 좋았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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