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도 예쁜 건 두 장씩 찍는 습관이 있다. 그 장면을 놓칠까봐 아니 망칠까봐 숨을 멈추고 한번 더 셔터를 누른다. 둘 중 한 장을 택해야 하는 순간에는 처음에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대개는 나중에 찍은 사진이 미세하게나마 나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첫발을 내딛는 용기가 얼마나 대단한 일인 줄 아니까 처음을 응원하는 일은 너무나 쉽다. 그렇다고 그 다음이 수월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무슨 일이든 추진하려면 필연적으로 긴장과 저항이 생기고 그걸 견디는 힘은 사람마다 다르다. 지금이야 노련한 상사를 만나 일정을 맞추고 있지만 추진력을 좀더 얻고 싶다. 그게 안되면 어디 가서 사고 싶다. 정확히는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일을 진행할 수 있는 열정과 긍정적인 힘 말이다.
바쁜 일로 당분간 술을 마시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지만 술을 좋아한다고 떠벌리고 다닌 경솔함 탓에 평일에도 이삼일은 술을 마신다. 혼자 마시면 울적해지지만 후회는 없는데 누군가와 마시면 꼭 후회를 한다. 그로인해 울적해지고, 그런 건 왜 자꾸 까먹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