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신규 간호사 생활!!(응급의료센터 Ver)

17년도 슬기로운 신규 간호사 ordinary W

by ordinary W


2016년 나는 간호학과 4학년이었다.

간호학과는 4학년이 되면 5월쯤부터 취업준비를 하게 되었고 처음에 4개의 병원을 지원했고 2곳에 서류 합격을 하였다.

나의 고향은 경주다. 시골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기에, 도시생활을 해보고 싶었다.

부산의 한 대학병원에 면접을 보게 되었다. 면접 준비를 정말 열심히 했다. 간호지식과 인성면접까지.


그리고 면접 당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넥타이가 마음에 안 들어 정장을 입고 급하게 넥타이를 사러 나갔었다. KTX 시간이 늦을까 봐 급하게 뛰어가고 있는데

옷에 뭐가 떨어지는 느낌이 나서 보니 새똥이 있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으로 새똥을 맞은 것이다.

'오늘은 재수가 좋은 날이다..'생각하고 넥타이를 사고 면접장에 늦지 않게 도착했다.

새똥을 맞아서 그런지 최종 합격까지 할 수 있었다.


간호사의 태움으로 유명한 병원이었지만, 오래전부터 이 병원의 명성을 알고 있었기에 나는 상관없었다.


국가고시를 합격하고 바로 입사할 수 있었다.


2017년 신규 입사자들이 시험을 봐서 성적순으로 상반기 입사자, 하반기 입사자로 구분되었다.


운 좋게 상반기 입사자가 되어서 졸업 후 바로 입사하게 되었다.


내가 원티드한 부서는 응급의료센터.


이유는 정말 단순한데 2007년 1월쯤에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외과의사 봉달희' 의학드라마 1회 마지막 장면을 보게 되었다.


주인공이 ER 당직을 서며 epigastric pain환자를 GERD로 진단하고 퇴원시키고 몇 시간 뒤 그 환자가 CPR을 하며 ER로 내원하게 된다.


간호사와 의사가 intubation을 하고 defibrillation을 하는데 정말 감명 깊었다. 그리고 머릿속에 '나도 저런 일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장면이 지금의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해 준 것 같다.


2017년 유난히 따뜻했던 어느날 광안리!!




운 좋게?? 내가 배치받은 부서는 응급의료센터였다.



간호사 면허증을 취득하고 병원에서 간호사로 멋있게 일하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Zero vase에서 다시 시작이었다. 4년간 이론과 실습을 통해서 배운 간호지식으로 신규 간호사로써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었다.


음. 할 수 있는 건 Vital sign이라서 신환이 오면 매뉴얼로 혈압을 정말 열심히 측정했다.



하지만

GI bleeding으로 vital을 측정했는데 initial BP가 70/50으로 나와 바로 noti를 했지만,

그 당시 3년 차 EM레지던트는 신규 간호사인 나를 못 믿는다는 말투로 2년 차 선배에게 다시 측정하라고 한 적이 있다.

그 선배가 측정한 BP는 80/50

그 누구도 신규 간호사의 unstable 한 V/S은 믿어주지 않았다.

슬기로운 신규 간호사 생활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러던 중 첫 회식 날짜가 잡혔다. 갑자기 2년 차 선배들이 축하무대를 준비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정말 몸치인데..

일단 집에서 열심히 연습을 했다.

곡은 Cheer Up (트와이스)


매일 응급의료센터의 한 멤버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고 시간이 날때면 열심히 연습했다.


그리고 회식날!!


준비한 무대는 망했다....



그리고 우리 동기들은 회식 날 많이 혼났다.


3년 차 선배는 회식이 끝나고 우리에게 다 들리게 '제들이랑(1년 차 신규 간호사) 내가 왜 술을 마셔야 하는데'라며 우리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첫 월급날이 다가왔다. 역시 2년 차 선배들이 연락이 왔다. 월급날 다음날 아침에 다과를 할 수 있도록 과일, 떡을 준비하라는 연락이었다.


5명인 동기를 끼리 4만 원씩 거두어 과일과 떡을 준비했다. 그날 나는 데이라서 오프인 동기들이 다과를 준비했고 무사히 다과를 마치고 근무에 투입하려 준비하고 있는데 안 좋은 소리가 들렸다.

9년 차 선생님께서 I파트(중증진료구역) 스테이션에서 "우리가 지들한테 알려준 게 얼만데 저것밖에 준비 안 해와? 하..."라며 나를 위, 아래로 보시며 모니터를 봤다.


정말 숨 쉬는 것 말고는 다 눈치가 보였다.



슬기로운 신규 간호사의 생활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나는 잘하고 싶었다. 간호사로써 환자에게 완벽한 간호를 제공하고 싶었고 선배들에게도 인정받고 싶었다.


신규 간호사를 데리고 일하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라는 걸 지금은 알고 있다.

정말 듣고 싶었던 말은 '따뜻한 말 한마디'였다.


매 순간 환자의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응급의료센터 업무는 조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고 모든 행동에 신중하면서도 신속해야 했기에 많은 부담감을 느꼈다.

업무에 적응도 해야 하고 혼도 나고 배울 것도 공부할 것도 많았다.

근무하는 시간 물 한 모금 마시기 눈치 보여 항상 준비해 갔던 포카리스웨트 900ml는 퇴근하여 탈의실에 가기 전 원샷을 했다.

식사를 거르는 일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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