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해주고 싶은 말을 너에게 건네며
동생과 나는 다른 듯 비슷한 점이 많이 있었다. 비슷한 점이라고 한다면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조용하며 감정 표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
같은 집에 살면서 대화도 어떤 교류도 없으며 그저 저녁만 같이 하는
게스트 하우스 내 여행객과도 같은 그런 사이였다.
나는 일찍부터 홀로 유학길에 올라 학창 시절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냈다.
혼자 떠났던 유학 생활은 부모님의 지원 덕에 그리 힘들지 않았고, 먹고 싶은 거
갖고 싶은 거 모두 보내주시는 용돈으로 살 수 있는 환경이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동생은 고등학생의 신분임에도 아직 용돈을 받으며 지내진 않는다.
학교와 학원을 제외하면 집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라 용돈을 쓸 일이 없다고는 하지만
타인의 마음을 살피는데 꽤나 예민한 내 입장에선 저 아이도 사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게 있을 텐데
본인 수중에 돈이 없어서 못 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슈퍼에서 내 간식을 살 때면 늘 동생이 눈에 밟혔다.
필요 이상의 생각에 사로잡혀 이제는 조금의 죄책감마저 드는 것이다.
나 혼자 이 간식을 내 방에서 먹을 때 동생은 방에서 뭐 하고 있을까
"그래 고등학생이 이제 애도 아니고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본인이 말을 해야지. 내가 걱정할 건 아니야"
그렇게 나 혼자 먹을 만큼의 간식만 사와 방에서 영화를 보며 먹다가 괜히 신경 쓰여
사 온 간식 중 제일 작은 걸 하나 집어 들고 동생 방으로 향했다.
"플레인 요구르트야. 먹을래?" 플레인임을 강조했다. 별다른 맛이 가미되지 않아 너에게는 좀 심심할 수 있으니 그냥 안 먹겠다는 대답만 해줘라는 마음으로 단어를 선택했다.
안 먹는다는 대답을 듣고 고민이 한시름 놓였지만 휑한 방에서 혼자 있을 동생을 생각하면
여간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었다. 사실 동생이 본인 입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어쩌면 이제는 쓸쓸하고 외로운 마음에 무뎌져 버린 나에게 권하고 싶은 관심과 위로를
동생에게 투영하여 대해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내 감정과 마음을 살피는데 어색했던 나 자신이
스스로에 대한 안타까움과 알아봐 주지 못한 미안함에 내게 해주고 싶은 것을 동생에게 대신해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